남우주연 장 뒤자르댕 - 열쇠수리공 하며 연기 공부
'달나라의 장(Jean de la lune).' 어려서 유난히 말을 늦게 배웠던 장 뒤자르댕(40)의 별명이었다. 여러 심리치료사에게 진료를 받아야 했을 정도로 그는 말하는 게 서툴렀다.
그런 뒤자르댕이 '말이 필요 없는' 무성(無聲) 흑백영화 '아티스트'로 2012년 프랑스 배우로는 처음으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그는 할리우드리포터와의 인터뷰에서 "언어장애가 있었던 게 아니라 백일몽을 꾸느라 (남의 말에) 집중을 안 했을 뿐이다"라고 했다. 지난해 4월 칸 영화제에서 '아티스트'가 첫선을 보인 후 뒤자르댕은 칸 영화제를 비롯해 골든글러브, 영국아카데미(BAFTA) 등 유력 영화 시상식의 남우주연상을 휩쓸고 다녔다. 세계 영화 무대에서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그를 LA타임스는 '언더독(underdog·이기거나 성공할 가능성이 적은 약자)'이라고 표현했다.
- 아카데미 남녀 주연상의 미소 8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아티스트’로 남우주연상을 받은 장 뒤자르댕(오른쪽)이 애교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머리를 기대자 여우주연상 수상자 메릴 스트립이 웃고 있다. /UPI·연합뉴스
뒤자르댕은 할리우드에선 '신인'이지만 프랑스에선 인기 코미디 배우로 입지를 다졌다. 파리 근교의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공부를 잘하지 못해 샤를 보들레르의 시를 암송하는 걸로 고등학교 졸업시험을 겨우 통과했다고 한다. 열쇠 수리공을 하면서 연기자를 꿈꿨지만 연기를 정식으로 배운 적은 없다고 한다. 20대 중반부터 술집에서 스탠딩 코미디를 하면서 이름을 알려 TV와 영화로 진출했다.
"당신의 나라(미국)를 사랑합니다"라는 그의 수상 소감 첫 마디에 객석은 박수와 환호로 답했다.
-조선일보, 201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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