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노출/삶자락이야기

수험생 아들

하마사 2011. 11. 10. 08:47

 

 

오늘 수능시험을 치르는 아들을 고사장까지 태워주고 왔다.

교통이 막힐 것을 생각하여 일찍 나갔는데 예상보다 빨리 도착했다.

긴장되는 모양이다.

학교 정문이 보이자 숨을 크게 내쉬었다.

평소에 공부를 한 학생이든 그렇지 않은 학생이든 긴장되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차를 타고 가면서 장례차가 지나가자 마음이 안 좋았던 모양이다.

좋은 징조라고 안심을 시켰지만 사소한 것 하나에도 신경을 쓰는 아들을 보면서 수험생들의 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지나놓고 보면 그리 큰 것도 아니었지만 당시에는 너무나 크게 다가오는 인생의 짐들이 많아 보인다.

오늘 시험을 치르는 모든 수험생들이 땀 흘린 열매를 거두기를 기도한다.

심은 대로 거둔다는 성경말씀처럼 심은 만큼 거두는 은혜가 있기를 기대한다.

그런데 아들이 평소에 열심히 심지 않았기에 하나님의 특별은혜를 간구했다.

심은 것보다 더 많이 거두게 해달라고 말이다.

어거지 기도인줄 알면서도 ‘심은 것보다 더 많이 거두게 하옵소서’라고 안수기도를 해주었다.

성경에도 30배, 60배, 100배의 열매를 말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시험을 통해서 하나님의 도우심과 은혜를 구하며 살아가는 믿음을 얻는 기회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잠시 후면 시험이 시작된다.

지금 긴장하며 문제지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수능시험도 이렇게 긴장하는데 인생의 가장 큰 시험인 죽음 앞에서 받는 시험지는 과연 어떨까?

수험생 아들과 함께 차를 타고 가면서 장례차가 지나갈 때 문득 생각이 들었다.

꿈을 안고 수능시험을 치르러 가는 수험생이 있는가하면 꿈을 접고 생을 마감하는 사람도 있는 대조적인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내가 살고 있는 주변 사람들도 이럴 것이다.

꿈을 꾸며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날개를 접고 땅으로 곤두박질치는 사람도 있다.

오늘 수능시험을 치르는 학생들이 시험성적에 관계없이 미래를 향해 꿈을 꾸며 날개를 펼치며 살기를 기도한다.

좌절하고 실망하여 스스로 날개를 꺾는 어리석은 사람들이 없기를 기도한다.

수험생 모두가 꿈의 창공을 날아오르는 크고 작은 날개를 다는 날이 되기를 소원한다.

내 아들 현일이는 수능성적에 관계없이 밝게 웃으며 현관문을 열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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