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이 부끄러워 찾아왔어요"… '사랑배달' 배우러 온 평범한 이웃들
김우수씨 빈소 조문객 이어져
영정 사진 속 중국집 배달부 김우수(54)씨는 아이처럼 웃고 있었다. 하지만 김씨의 빈소는 자주 눈물 바다로 변했다. 28일 서울 대림동 서울복지병원 장례식장 5호실. 사람들은 영정 앞에 놓인 편지를 보고 울었다. 그가 5만원, 10만원씩 쪼개 희망을 줬던 아이들이 보낸 감사 편지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이날 빈소를 찾은 조문객은 180여명. 대부분 김씨가 숨진 뒤 언론 보도를 통해 그를 알게 된 평범한 사람이었다. 조문객들은 "김씨 이야기를 신문에서 읽고 내 삶이 부끄러워져서 왔다"고 했다. 김씨가 일했던 서울 강남구 일원동 중국집 동보성 사장 이금단(여ㆍ45)씨는 빈소에 가득 찬 조문객을 보고 "우리 아저씨 출세했네. 이렇게 친구도 많이 오고…"라며 울음을 터뜨렸다.
최용중(53)씨는 고인의 영정 앞에서 고개를 숙인 채 한참을 흐느꼈다. 그는 "나도 고아였다. 마지막 가시는 길이라도 외롭지 않았으면 해서 왔다"면서 "나도 (김우수씨처럼) 내 앞으로 든 생명보험 4개의 수익자를 사회복지단체로 바꿀 결심"이라고 했다. 한 중년 남성은 조문 뒤 빈소 구석에 앉아 말을 제대로 잇지 못하고 한참을 울었다.
오후 8시 20분쯤엔 김씨가 마지막까지 후원했던 김모(17)양이 울먹이며 빈소에 들어섰다. 한참을 말없이 앉아있던 김양은 "희망을 가지고 당당하게 살라고 항상 격려해주셨던 아저씨를 가슴에 묻고 평생을 기억할 것"이라고 했다.
- ▲ 이명박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가 28일 오후 서울 대림동 서울복지병원에 차려진 ‘철가방 아저씨’ 고(故) 김우수씨의 빈소를 찾아 헌화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고인은 가진 것을 나눔으로써 그것이 더욱 커지고 누군가에게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진정한 나눔의 삶을 실천으로 보여주셨다"고 말했다.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는 직접 빈소를 찾았다. 김 여사는 "기부나 봉사는 돈이 있다고 하는 것이 아닌 것 같다. 고인의 마지막 길을 잘 살펴 드리자"고 말했다. 홍준표 대표, 나경원·남경필 최고위원, 이재오 의원 등 한나라당 인사들과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 등 정치권에서도 발길이 이어졌다.
어린이재단 홈페이지에 마련된 조문 사이트에는 '천사 중국집 배달원 아저씨의 뜻을 이어 기부를 시작하겠다'는 네티즌들의 글이 꼬리를 물었다. 한화그룹은 한화손해보험을 통해 그의 장례 비용을 냈다. 발인은 29일 오후 1시. 너무 서둘러 세상을 떠난 짜장면 배달부 김씨는 벽제승화원에서 화장된다.
-조선일보, 201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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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 배달원' 빈소 조문객 발길 이어져
- ▲ ‘천사 배달원’ 고(故) 김우수 씨의 빈소. /연합뉴스
고인의 마지막 후원자 눈물쏟아
다문화 가정까지 찾아와 조문
일생을 고아로 외롭게 살았지만 그의 마지막 가는 길만큼은 쓸쓸하지 않았다.
’천사 배달원’ 고(故) 김우수 씨의 빈소가 차려진 영등포구 대림동 서울복지병원 장례식장에는 28일 저녁까지 그의 마지막을 함께 하려는 시민과 각계 인사의 발길이 이어졌다.
오후 8시께 고인의 마지막 후원자로 알려진 신모(16)양은 환하게 웃고 있는 고인의 영정사진 앞에서 고개를 떨군 뒤 말없이 눈물을 흘렸다.
2007년부터 올해까지 5년간 고인의 후원을 받은 신양은 “기사를 검색하다 예전에 아저씨와 찍은 사진이 책상 위에 있는 것을 보고 직접 찾아와 조문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밝혔다.
신양은 또 “평소에 외롭게 지내셨는데 불의의 사고로 돌아가신 뒤 이렇게 관심을 받게 되는 게 너무 슬프고 속상하다”고 털어놨다.
신양은 취재진과의 인터뷰를 한사코 거절하다 고인과 찍은 사진인 유품을 받아들고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빈소는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각계 인사와 시민의 발걸음으로 붐볐다.
중국집 배달원이었던 고인이 70만원의 월급을 쪼개 어린이들을 돕다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온 시민은 낯모르는 그의 죽음을 애통해했다.
한 중년 남성은 조문 뒤 빈소 구석에 앉아 말도 제대로 잇지 못하고 한참을 울었다. 그는 ’돈을 허튼 데 쓰고 살았다’며 고인에게 미안해했다.
트위터를 보고 왔다는 박현철(47)씨는 “모르는 사이지만 소식을 듣고 너무 미안했다. 나도 사업에 실패해 어려움을 겪었지만 고인보다 잘 살았던 시절에도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인사를 하면 덜 미안할 것 같아 찾아왔다”며 영정 앞에서 울음을 터뜨렸다.
홍모(43.여)씨는 “예전에 김우수씨가 나온 TV프로그램을 보고 크게 감동 받았는데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가슴이 먹먹했다”며 “그래도 많은 사람이 관심을 두고, 도와주겠다는 장례업체도 나와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가 일하던 강남구 일원동의 중국집 주인 이금단(45.여)씨는 오전에 그가 지내던 고시원에서 옷가지와 신발 등 유품을 챙겨 빈소를 찾았다.
빈소를 찾은 조문객 중에는 다문화 가정도 눈에 띄었다.
캄보디아 아내, 어린 아들과 함께 빈소를 찾은 김문기(38)씨는 “고인이 생전에 다른 나라 고아들도 도왔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나중에 내 아들이 커서 고인처럼 남을 도울 수 있는 훌륭한 인물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어린이재단 이제훈 회장, 영부인 김윤옥 여사, 재단 후원회장인 배우 최불암씨, 재단 홍보대사 개그맨 이홍렬씨, 김경란 아나운서, 한나라당 이주영 정책위의장, 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 등도 빈소를 찾았다.
네티즌의 추모 물결도 이어졌다. 어린이재단 홈페이지에 마련된 사이버 조문 공간에는 ’천사 중국집 배달원 아저씨의 뜻을 이어 기부를 시작하겠다’는 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빈소는 서울복지병원 장례식장 5호실, 발인은 29일 오후 1시이며 장지는 벽제승화원이다.
-조선일보, 201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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