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노출/삶자락이야기

다시 찾은 기도원

하마사 2011. 1. 14. 15:58

새해에 기도원을 찾아 한해를 계획하고 하나님 앞에서 자신을 돌아볼 시간을 갖기 원했지만 여러 가지 상황으로 인해 실행하지 못했다.

마침 교회의 중요한 재판문제가 있기도 하여 지난 주간에 기도원을 다녀왔다.

집에서 가까운 기도원을 찾았지만 여의치 않아 오래전에 갔었던 북쪽의 기도원을 갔다.

과거에 아내와 함께 둘이 갔었던 기도원이었는데 이번에는 혼자서 조용히 찾았다.

성경 읽고 기도하면서 나의 내면을 추스르는 시간이었다.

교회의 갈등이 장기화 되면서 갈등과 번민의 시간들이 찾아오기도 했다.

믿음으로 인내하면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도 하나님의 은혜이다.

최근에 한국교회의 부정적인 소식들이 매스컴을 통해 들려올 때면 목회자의 한사람으로 통절한 책임을 느끼며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목회의 초년생일 때 미래 목회를 계획하며 기도하며 준비했던 기도원의 추억을 떠올리며 차를 몰고 북쪽을 향해 두 시간을 달려 기도원에 도착했다.

가는 도중에 구제역 방역작업을 여러 번 하기도 했다.

구제역으로 인해 나라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축의 전염병이 이토록 무서운데 사람들의 영과 정신을 허무는 영적 전염병은 얼마나 심각할까를 생각해 보았다.

몰래 스며드는 물질만능주의, 물량주의, 교만, 비교의식, 자존심, 분노, 나태, 편협심, 편견 등 초심을 잃게 만드는 나쁜 것들에 익숙해져가는 자신을 발견했다.

교회부임 초에 어떤 권사님이 하신 말씀이 있었다.

‘목사님은 초심을 잃지 말고 변하지 말아 달라’고 하신 당부의 말씀이었다.

최근에 그 권사님이 그 때 자기가 한 말을 기억하느냐고 하시며 ‘변하지 않아 감사하다’고 인사를 하셨다.

부끄러웠지만 참으로 감사했다.

스스로는 자책했지만 권사님을 통해 하나님은 위로해 주셨다.

좋은 방향으로의 변화는 꼭 필요하지만 잘못된 변화는 자기와 교회에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10년이 지나 그 길을 달려가며 많은 생각을 했다.

세월이 참 많이 흘러갔음과 더불어 나 자신도 많이 변해있음을 실감했다.

전도사였을 때 갔다가 목사가 되었고 지금은 교단법에 의해 목사의 신분조차 어려움을 당하고 있으니 말이다.

처음 기도원에 가서 목회를 준비할 때의 계획에는 전혀 없었는데 하는 생각을 하니 웃음이 나왔다.

세월은 흘렀고 환경은 많이 변했지만 하나님 앞에서 마음에 품었던 바른 목회의 꿈은 변하지 않았다.

찬양을 들으며 옛 추억을 떠올리며 기도원에 도착했다.

등록을 하고 예배실에서 기도를 하니 감회가 새로웠다.

기도원은 리모델링을 하여 깨끗하고 좋아졌지만 옛날의 정취는 그대로 남아있었다.

혼자서 기도하며 성경을 읽었다.

시간을 아껴 신약성경을 다 읽었다.

말씀 속에서 하나님의 음성을 듣기위해 노력하며 민감하게 마음문을 열고 기다렸다.

하나님이 평안함을 주셨고 고난이 유익임을 그리고 마음의 욕심을 비울 것을 말씀하셨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10여년이 지난 기도원은 조용히 나의 내면을 조금씩 움직였다.

현장으로 돌아가면 또 다시 밀려오는 부정적인 요소들과 맞서야 할 것이다.

그러나 다시 찾은 기도원에서 10년을 돌아보며 내면을 정리하듯이 앞으로의 10년은 과거의 10년보다 훨씬 더 아름답게 변할 것이고 하나님의 사람으로 반듯하게 서있으리라 믿으며 발걸음을 가볍게 집으로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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