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을 앞둔 2010년의 끝자락에서 스쳐지나간 세월의 뒤안길을 돌아본다.
아침에 일어나 성경을 읽고 기도하며 지나온 날들을 묵상해보았다.
빨리 달려오느라 지나쳐버린 뒤안길은 없었는지,
감사해야 할 것을 감사하지 못하고 덤덤히 넘겨버리지는 않았는지,
돌이킬 수 없는 시간이지만 곱씹으며 한해의 작은 일생을 되돌아보았다.
하나님 앞에서 부끄러움이 없었는지?
목사로서
부모님의 아들로서
형제들과의 관계에서
아내의 남편으로서
아이들의 아버지로서
동역자로서
친구로서
이웃으로서
해마다 반복되는 부족함을 경험하며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새해를 시작하며 드렸던 소망이 이루어지지 않고 내년으로 넘어가기도 한다.
자신의 연약함을 고치려 부단히 노력했지만 또 내년에도 씨름해야 할 것들이 있다.
일 년 전 이맘때에 썼던 ‘2009년의 끝에서’ 라는 글을 다시 보았다.
작은 감사로 한해를 마감했던 지난날의 모습이 작은 감동으로 다가온다.
부끄러움을 뒤로 하고 다시 감사로 한해를 마무리하려 한다.
주저앉고 싶을 때마다 새 힘을 주시고 함께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다.
늘 옆에서 연약함을 감싸주며 격려해준 가족들에게 감사한다.
교회의 아픔을 함께 안고 뚜벅뚜벅 걸어준 동역자들께 감사한다.
부족한 종을 신뢰해주며 한마음 되어주신 섬기는 교구식구들께 감사한다.
힘들고 어려울 때 격려의 말과 행동으로 다시 세워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린다.
신현*친구를 비롯하여 마음과 물질로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따뜻한 사랑의 마음으로 기도해주시고 위해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린다.
돌아보면 감사한 일들이 훨씬 많다.
새롭게 주어질 한해도 감사한 일들로 채워지리라 믿는다.
불평의 조건을 조금만 참고 인내하면 이렇듯 감사로 변할 때가 있음을 알면서도 불평하고 조급해하는 나약함을 반복하니 부족하기는 정말 부족하다.
이런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기다려주시고 사랑해주시는 하나님의 지극한 사랑에 감격한다.
어제 눈이 많이 와서 차량에 쌓인 눈을 치우느라 고생했다.
도로가 미끄러워 차량들이 거북이걸음을 했지만 따뜻한 햇살이 내려쬐자 얼어붙었던 눈이 녹아내렸다.
하나님의 은혜의 햇빛이 감싸면 얼었던 마음과 환경도 스르르 녹아내리기 시작한다.
한 해의 끝자락에서 햇빛 같은 하나님의 은혜를 받아 지나온 아픔과 회한이 녹아지고
감사로 마감하며 새롭게 시작될 날들을 기대하며 감격으로 맞이하기를 소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