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후면 2011년 새해가 밝아온다.
지나온 시간을 반추하기도 하지만 새해를 준비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내년을 준비하며 가장 먼저 한 일이 머리를 깍는 일이었다.
내일은 분주하여 이발할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을 듯 해서다.
25일 전후로 매번 가는 미용실에서 이발을 하면서 생각했다.
15회 정도 이발을 하면 한해가 간다.
내년에도 그 숫자만큼 미용실을 가면 또 다른 한해가 갈 것이다.
사는 것이 별게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숫자만 채워지면 달력이 넘어가고 인생의 말년을 맞이하는 것이니 말이다.
미용사가 이발을 하고 젤로 모양을 내주었다.
아무리 모양을 낸들 나이가 든 것은 속일 수 없는 노릇이다.
염색을 하고 스타일을 바꾸면서 세월을 감추려하지만 지나온 사진 앞에서 세월을 실감할 수 있다.
어제 아내가 엘리베이터 안에서 거울을 보더니 눈가에 잔주름이 많아졌다고 하소연을 했다.
늘어나는 세월의 흔적을 슬프지만 받아들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산뜻한 기분으로 새해를 시작하고 싶어 이발을 했다.
성경에도 사도바울이 겐그레아에서 이발을 했다는 기록이 있다.
서원한 것이 있어서 머리를 깍았다고 했는데 헌신과 결단의 표시일 것이다.
삭발도 아니고 매월 하는 이발이지만 나름대로 의미를 부여하여 기분좋게 시작하고 결심한 것을 잘 실천해가는 한해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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