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노출/삶자락이야기

신앙교육을 고민하며

하마사 2010. 11. 30. 19:02

자녀들을 신앙으로 양육하는 문제를 가지고 상담한 적이 있다.

부모의 신앙을 잘 계승하도록 양육하고 싶은데 잘 안된다는 내용이었다.

부모가 말씀읽고 기도하며 본을 보이면 된다고 했었는데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님을 절감하고 있다.

아들과 대화하는 중에 큰 충격을 받았다.

아들의 이야기는 대충 이런 것이었다.

주일과 수요일이 제일 싫은데 예배를 드리기 때문이다.

주일 아침에 일찍 일어나 억지로 교회가는 것이 죽을만큼 싫고

수요일 저녁에 10분정도 드리는 가정예배시간도 너무 싫다.

교회에 가면 재미가 없고 왜 가야하는지 모르겠으며 시간낭비이다.

관심가지고 챙겨주시는 선생님과 선배도 없다.

교회생활이 재미없으니 하나님도 싫어진다.

설교도 넘 재미없고 따분하다.

친한 친구들이 있는 다른 교회를 다니고 싶다.

교회 가서 한시간 동안 고개숙이고 딴 생각하며 앉아있는 것이 너무 지겹다.

마음이 내키면 가고 싫으면 안갈 수 있는 종교생활이 자유로운 가정에서 살고 싶다.

아빠체면 때문에 참고 다녔는데 더 이상은 힘들다.

아빠는 왜 남들을 의식하며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다. 등등

엄청 큰 충격이었고 목회를 잘못했다는 자괴감이 생겼다.

자식의 신앙교육도 제대로 못하면서 어떻게 설교를 하고 성도들을 교육할 수 있겠는가?

신앙으로 자녀들을 양육하라고 담대하게 말할 수 있겠는가?

자신이 없었다.

앞으로 어떻게 목회할 수 있단 말인가?

자식의 신앙을 이 모양으로 만들고 어떻게 성경말씀으로 권면할 수 있을까?

어디가 잘못되었을까?

어디부터 고쳐야 할까?

목사 아버지로서 아이에게 너무 과중한 부담을 준 것일까?

신앙인 아버지로서의 본을 보이지 못한 탓이고 권위를 잃었기 때문이다.

가족들께 부끄럽다.

성도들 보기에도 너무 부끄럽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자녀의 신앙교육에 실패했다는 생각을 하니 참담하다.

당분간 이 문제로 깊은 고민에 빠질 듯 하다.

기회가 되면 기도원에 들어가 혼자 금식하며 기도하고 싶다.

이 문제를 풀지 않고는 계획하는 목회의 길에 변화가 올 수도 있다.

자식이 이렇게 중요함을 새삼 실감하며 아버지의 아픈 마음을 하나님만이 아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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