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노출/삶자락이야기

목사의 눈물

하마사 2010. 7. 1. 22:52

오늘 새벽에 핸드폰 벨이 울렸다.

핸드폰 액정에 진희*집사님의 이름이 찍혀있었다.

시계를 보니 새벽 3시였다.

가슴이 철렁했다.

이 시간에 전화할 때는 무슨 문제가 생긴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전화기를 열었더니 당황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아들이 교통사고를 당하여 병원 응급실에 있다며 기도해달라고 하셨다.

어떤 병원이냐고 여쭤보아도 다시 연락하겠다고 하시고는 전화가 끊어졌다.

다시 전화를 걸었더니 자부가 전화를 받았다.

세수하고 급하게 옷을 챙겨입고 차를 황급히 몰아 병원 응급실로 달려갔다.

담당 의사선생님은 청년이 피를 많이 흘렸고 뇌를 심하게 다쳐 가망이 없다고 했다.

이미 동공이 풀렸다고 하며 수술은 의미가 없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어머니는 수혈을 하고 수술을 해달라고 의사선생님께 간청했다.

옆에서 손을 꼭 잡고 있을 뿐 다른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이 야속했다.

목사로서 기도할 뿐이었다.

"목사님! 기도해주세요. 다시 아들을 살려주세요."라고 울부짖는 어머니의 간절한 소원을 듣기만 할 뿐 나는 아무것도 해 줄 수가 없었다.

청년의 숨이 멈추자 집근처에 있는 병원으로 이송하여 성도들과 함께 위로예배를 드리러 갔다.

그런데 유족들은 어머니께 아들의 죽음을 알리지 않고 더 큰 병원으로 옮겨 수술한다고 말씀드렸다고 한다. 

검은 옷을 입은 성도들이 장례식장에 도착하니 어머니는 거의 정신을 잃고 말았다.

어떤 말로도 위로할 수 없었다.

함께 눈물을 흘리며 울어줄 수 밖에 없었다.

온 성도들이 함께 울어주었다.

목사도 울고, 어머니도 울고, 유족들도 울고, 성도들도 울었다.

함께 눈물 흘려주는 것이 위로였다.

함께 슬퍼하고 함께 있어주는 것이 위로였다.

나사로가 죽었을 때 예수님이 눈물을 흘리셨듯이 같이 울어줄 뿐이었다.

예수님은 죽은 나사로를 살리셨지만 우리는 그렇게 할 수 없기에 그 슬픔이 더했다.

어떤 말로 위로할 수 있겠는가?

한참을 울다가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고 예배를 인도했다.

슬픔 중에도 소망을 가져야 하고

아무리 어렵고 힘든 일을 만나도 극복할 수 있는 것이 믿음 아니겠는가?

지금까지 믿음을 키워주신 것은 이런 아픔을 이겨내라고 주신 하나님의 준비하심이라 믿는다.

눈물 흘리며 살아야하는 인생의 모진 길에서

성령님의 위로하심과 더불어 함께 울어주는 목사와 성도들의 눈물의 사랑이 유족들을 위로할 수 있기를 소원한다.

아울러 험난한 세파를 믿음으로 헤쳐왔던 진집사님의 믿음이 거센 파도를 만난 이번에도 진가를 발휘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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