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노출/삶자락이야기

월드컵의 열기

하마사 2010. 6. 23. 18:56

남아공에서 월드컵이 열리고 있다.

한국은 나이지리아와 2:2로 무승부를 기록했지만 1승 1무 1패로 월드컵 16강진출을 확정했다.

두 아들은 올림픽공원에서 단체 응원을 하러갔다.

텔레비전이 없는 우리집은 이런 중요한 시합이 있는 날이면 각자 개인플레이를 해야 한다.

나는 지방으로 심방을 다녀와 피곤하여 먼저 잠을 청한 후 새벽에 일어나 나이지리아전을 시청할 수 있었다.

한국이 나이지리아를 상대로 첫골을 내준 후에 동점골과 역전골을 넣는 순간 이겼구나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같은 시간에 열린 아르헨티나와 그리스의 경기에서 아르헨티나가 2:0으로 승리하고 있다는 소식은 나이지리아와 무승부만 되어도 16강이 확정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나이지리아가 페널티킥을 얻어내면서 2:2 무승부를 만든 이후에 맹공을 퍼부어 여러 번 실점위기에 몰렸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순간이었다. 

빨리 주심이 휘슬을 불어 경기가 끝났으면 좋겠는데 시간은 가지 않고 계속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추가시간이 지난 후 주심의 종료휘슬과 더불어 경기는 끝나고 원정 첫 16강 진출이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이영표를 비롯한 여러 명의 선수들이 무릎을 꿇고 운동장에서 기도를 드리는 모습이 보였다.

자신들이 열심히 최선을 다해 운동장에서 뛰었지만 함께 하시고 도와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는 아름다운 장면이었다.

기도세레모니가 국내에서 논란이 된 적도 있었지만 자신의 종교적인 신념과 표현이 사회적인 문제로 인식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기쁨과 감사의 표시를 기도하는 세레모니로 할 때 문제가 된다면 기쁨의 표현방법도 정해놓아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나이지리아전에서 프리킥으로 역전골을 뽑아낸 박주영선수가 기도하는 세레모니를 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일뿐 아니라 자신에게 기쁨과 영광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는 마음의 표시이다.

구슬땀을 흘린 운동장에 겸손하게 무릎을 꿇고 기도를 올리는 선수들은 자신들의 힘과 노력으로 뛰었지만 그 모든 능력은 하나님께로 부터 비롯되었음을 고백하는 감사의 고백이라 할 수 있다.

승리할 때만 감사의 기도를 드리는 것이 아니라 패배했을 때도 최선을 다해 뛸 수 있도록 함께 하신 하나님께 똑같은 감사의 고백이 있어야 한다.

승패에 구애됨이 없이 감사할 수 있는 믿음의 자세가 중요하며 그렇게 고백하는 선수들을 향해서 똑같이 격려하고 응원할 수 있는 성숙한 응원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

실수한 선수들을 향해서 악성 댓글을 달아 가족까지 괴롭히는 몰상식한 사람들이 있다는데...

자신의 울분과 응어리를 상대방을 질책하고 욕하는 것으로 대리만족하는 비겁한 사람이다.

작은 축구공이 온 국민을 웃게도 하고 울게도 하는 위력을 가지고 있다.

축구공 하나로 국민들에게 웃음을 주는 월드컵의 열기가 16강을 넘어 더 지속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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