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노출/삶자락이야기

부족한 아버지

하마사 2010. 5. 8. 11:41

오늘이 어버이 날이다.

낳아주시고 길러주신 부모님의 은혜에 감사하는 날이다.

아침에 '3대가 함께 하는 특별새벽기도회'를 마치고 온가족이 식당에서 콩나물국밥을 함께 먹었다.

한달에 한번씩 있는 행사지만 아이들을 깨우는 것이 여간 힘들지 않다.

학교에 가지 않는 날이라고 하여 밤늦게 잠을 자기 때문에 아침에 잘 일어나지 못한다.

아이들과의 전쟁이다.

여러번 깨우지만 일어나지 못하면 결국 언성이 높아지기 일수다.

교회에 와서도 집중하지 못하고 졸면서 예배드리는 모습을 보면 잔소리를 하게 된다.

은혜로 시작되는 하루여야 하는데 아이들에게 언짢은 소리를 하였다.

오늘이 특히 어버이날이라고 하면서 하루라도 부모님의 마음을 기쁘게 해달라고 당부했건만

너무 아이들에게 과도한 요구였는지 결국 서먹한 분위기가 되고 말았다.

부끄러운 목사의 가정모습이다.

부족한 아버지의 고백이다.

식사를 한 후에 시골에 계신 어머니께 전화를 드렸다.

잘 길러주셔서 감사하다고 말씀드렸더니 기뻐하셨다.

5남매를 길러주신 부모님의 마음을 3남매를 기르면서 조금씩 알아간다.

부모님의 훌륭하심을 더욱 깊이 느끼기도 한다. 

부모님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살았던 어린 시절의 내 모습이 오늘의 내 아이들의 모습이 아닐까?

교회일로 부모님을 찾아뵙지 못하는 대신 전화로 양가 부모님께 안부를 전하며 감사의 인사를 드렸다.

언젠가 내 아이들도 이런 아빠의 마음을 헤아려 감사할 때가 있으리라 믿으며 소망을 가져본다.

생각할수록 부족한 아빠다.

하나님의 말씀과 기도로 본을 보이며 사랑으로 자녀들을 양육하여 내년의 어버이날은 덜 부끄러운 아버지가 되기를 소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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