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노출/삶자락이야기

목사님! 우리를 위해 죽을 수 있나요?

하마사 2010. 4. 1. 08:37

'목사님! 우리를 위해 죽을 수 있나요?'

 

언젠가 성경공부를 인도하면서 어떤 분으로 부터 받았던 질문이다.

이 질문이 머리속에서 떠나지 않고 늘 마음 깊이 맴돌고 있다.

대부분의 부모가 자식을 위해서 죽을 수 있듯이

나도 내 자녀들을 위해서 죽을 수 있다고 말하자

어떤 분이 '목사님, 우리를 위해서 죽을 수 있나요?'라고 갑자기 질문했을 때 선뜻 대답하지 못했다.

여러분을 위해 죽을 수 있다고 입술로 쉽게 대답하고 넘어갈 수도 있었겠지만

정말 내가 성도들을 위해서 죽을 수 있는지 자신이 생기지 않았다.

누군가를 위해서 자기의 목숨을 버린다는 것은 가장 숭고하고 아름다운 희생이다.

자기의 가족이나 은혜입은 사람을 위해서 희생하는 것도 아름답고 숭고하지만

어려움에 처한 생면부지의 사람을 위해 자기의 생명을 버릴 수 있는 사람은 참으로 위대한 영웅이다.

백령도에서 천안함이 침몰하여 46명의 실종자를 구조하는 과정에서 한주호준위가 생명을 잃었다.

평생을 바다와 함께 했던 분이었기에 바다의 생리를 가장 잘알았던 베테랑 대원이었지만

남을 돌아보는 마음이 앞서 미처 자신을 돌보지 못한 것이었다.

숭고한 희생이다.

진정한 영웅이다.

 

지금 예수님의 수난을 생각하는 고난주간을 지나고 있다.

죄없으신 주님이 수치와 모멸을 당하며 인류를 위해 아니 나를 위해 십자가에 달려죽으신 것이다.

주님의 죽으심으로 인류가 살고 내가 새생명을 얻게 되었음을 생각할 때 감격과 감사가 터져나온다.

새생명을 얻었다는 것은 예수님의 희생의 댓가이다.

천하보다 귀한 생명을 바쳐 다른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숭고한 희생이 바로 십자가의 정신이다.

이 십자가의 정신으로 살려고 발버둥치는 목사지만

'우리를 위해 죽을 수 있나요?' 라는 질문에 자신있게 대답하지 못하는 부족한 목사이다.

이 질문은 앞으로 나의 목회에 좌표가 되는 물음이고

이 물음에 언제나 자신있게 대답하는 목사가 되기 위해 오늘도 십자가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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