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최대 수주… 韓電컨소시엄, 佛 제쳐
李대통령, 현지서 정상회담 통해 확정
한국전력 컨소시엄이 27일 UAE (아랍에미리트)가 발주한 총 400억달러(47조원) 규모의 원자력발전소 4개 건설·운영 사업을 수주했다. 1980년대 리비아 대수로 2단계 공사 금액 63억달러를 6배 이상 뛰어넘는 사상 최대 수출 규모다. 한국은 1978년 미국 기술에 의해 고리 원전 1호기를 처음 가동한 지 30여년 만에 한국형 원전(APR1400)을 처음 수출하게 됨으로써 원전 수입국에서 원전 수출국으로 도약하면서 '원전 르네상스 시대'를 열게 됐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에미리트 팰리스호텔에서 칼리파 빈 자에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한전 컨소시엄의 UAE 원전 수주를 최종 확정했으며 양국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합의했다.
이 대통령과 칼리파 대통령은 정상회담 직후 김쌍수 한전 사장과 칸둔알 무바락 UAE 원자력공사(ENEC) 회장 간에 서명된 원전사업 계약서 서명식,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과 압둘라 UAE 외교장관 간에 체결된 한·UAE 경제협력협정 체결식에 참석했다.
- ▲ 1978년 미국 기술로 고리 원전 1호기를 처음 가동한 지 30여년 만에 대한민국이 원자력발전소 수출국이 됐다. UAE(아랍에미리트)가 발주한 총 400억달러(47조원) 규모의 원전 사업 계약을 위해 아부다비를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이 27일 칼리파 빈 자에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과 계약 서명식에 참여한 뒤 악수하고 있다./아부다비=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이날 밤 TV로 국내에 생중계된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원자력 발전소는 중국이 100기를 건설할 계획을 갖고 있고 전세계적으로는 2030년까지 400기, 중장기적으로는 1000기 정도가 추가로 건설될 전망"이라면서 "대한민국이 원전 수출국으로서 미국, 일본, 프랑스, 러시아와 어깨를 나란히 겨룰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또 "칼리파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원자력산업뿐만 아니라 교육, 첨단과학, 안보 여러 면에서 포괄적이고 전략적인 동반자관계를 갖기로 했다"며 "앞으로 UAE와의 관계를 통해 제2의 중동붐을 가져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특히 과거와는 달리 플랜트를 위주로 한 고부가가치 산업에 진출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두산중공업, 현대건설, 삼성물산, 미국 웨스팅하우스, 일본 도시바가 함께 참여한 한전 컨소시엄은 프랑스 아레바(AREVA) 컨소시엄, 미국 GE·일본 히타치 컨소시엄과의 치열한 경합 끝에 최종 사업자로 선정됐다. 한전 컨소시엄은 1400MW급 한국형 원전 4기를 설계·건설할 예정이며 1호기는 2017년 준공하고 나머지 3기는 2020년까지 모두 완공하게 된다. 10년간 원전 건설 부문의 수주액만 200억달러로, 중형 승용차 100만대, 초대형 유조선(30만t급) 180척을 수출하는 금액과 맞먹고, 원전 수명(壽命) 60년 동안의 운전, 기기교체 등의 운영에 참여해 추가로 200억달러를 벌어들일 수 있게 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수주로 인한 신규 고용 창출 효과는 건설 기간 10년간 11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면서 "건설과 기기 제작, 설계, 원전 기술개발, 금융 등 원자력 관련 전후방 산업연관 효과를 고려하면 국가경제 전반에 큰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양국 수교 30주년인 2010년을 앞두고 대규모 경제협력이 이뤄진데 대해 사의를 표하고 내년 중 칼리파 대통령의 방한을 초청했고, 칼리파 대통령은 한국과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기를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1박2일간의 UAE 방문을 마치고 28일 오전 서울에 도착할 예정이다.
-2009/12/28,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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