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예화

모소 대나무

하마사 2009. 11. 4. 22:09

중국의 동부 지방에 새로 이사 온 장사꾼이 있었다.

그의 눈에는 무엇 하나 신기하지 않은 것이 없었다.

그런데 아무리 보아도 도무지 이해하지 못할 게 하나 있었다.

그 지방 농부들이 대나무를 키우는 방법이었다.

농부들이 심은 대나무는 다른 곳과 달리 제대로 자라지 않았다.

자라기는 커녕 작은 싹 하나도 제대로 틔우지를 않았다.

공들여 심어놓아봤자 감감 무소식이었던 것이다.

장사꾼이 농부들에게 어째서 그런 대나무를 심는지 물었지만,

그들은 빙긋이 웃기만 할 뿐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았다.


한 해가 지나도 대순은 돋지 않았다. 그 다음 해도 마찬가지였다.

장사꾼은 그것을 보면서 농부들의 어리석음을 탓했다.

대나무가 제대로 자랄 수 없는 땅이거나,

대나무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그는 생각했다.


4년이 지났지만 대나무는 여전히 순을 내지 않았다.

그러나 농부들은 그것에 신경도 쓰지 않고 자신들이 할 일을 할 뿐이었다.


그런데 5년째가 되자 대나무 밭에서 갑자기 죽순이 돋기 시작했다.

그것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이... 한꺼번에...

대나무들은 마치 마술에 걸린 것처럼 하루에 한 자도 넘게 자라기 시작했다.

6주가 채 되기도 전에 무려 15미터 이상이 자라나서,

빽빽한 숲을 이룰 정도가 되었다.

농부들은 그제야 칼을 꺼내 들고서 대나무를 베어 냈다.


장사꾼은 그 광경을 도무지 믿을 수 없었다.

그가 궁금해서 묻자, 비로서 한 노인이 대답했다.


“자네는 잘 모르겠지만, ‘모소’ 라는 이름을 가진 이 대나무는

순을 내기 전에 먼저 뿌리가 땅속으로 멀리 뻗어 나간다네.

그리고 일단 순이 돋으면, 길게 뻗은 그 뿌리들로부터

엄청난 자양분을 얻게 되어 순식간에 키가 자라는 것일세.

5년이라는 기간은 말하자면 뿌리를 내리는 준비 기간이라고 할 수 있지.

모름지기 준비하지 않음은 탓해야 하지만 준비하는 시간은 탓하면 안된다네.

 

 

대나무가 하루에 한자씩 자라기 위해 때를 기다리는 것처럼

지금 내 아이의 모습이 행여 만족스럽지 못하더라도

때를 기다리며 숨을 고를 줄 아는 부모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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