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교회분쟁으로 인한 명도소송 재판이 있는 날이다.
교회안에서 해결되지 못하고 결국 사회법정에서 해결점을 찾을 수밖에 없게 된 것이 마음 아프다.
분쟁이 있는 교회에 속한 사람으로 한국교회 성도들께 송구한 마음이다.
개인의 이익을 위해 싸운 것이 아니기에 하나님과 자신 앞에서는 떳떳하지만
교회의 속사정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교회가 싸운다는 자체가 손가락질의 대상이 된다.
또한 그것으로 인하여 한국교회의 이미지에 누를 끼쳤기에 죄송하다.
분쟁이 시작된지 6년의 세월이 지나가고 있다.
광성교회에 부임한지 8년이 되어가고 있으니 2년 동안만 평안했고 6년은 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셈이다.
교회가 이렇게 까지 올 줄 누가 알았겠는가?
사랑과 용서를 외치고 실천을 강조하는 교회가 삿대질과 몸싸움을 하는 국회와 같이 되어버렸으니 말이다.
목사로서 회의감도 많이 들었고 역할의 부족을 자책할 때도 많았다.
부목사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했을 뿐인데...
하나님 앞에서 맡겨주신 내 자리를 지키고 있었을 뿐인데...
하나님과 사람 앞에서 양심에 꺼리낌 없이 살려고 했을 뿐인데...
그동안 많은 것이 변했다.
교회권력의 희생이 되기도 했다.
수많은 성도들의 기도와 눈물 보다는 소수의 교회 권력자들에 의해 교회가 휘둘리는 안타까운 상황을 바라보며 과연 하나님이 주인되신 교회가 맞는지 의문이 생기기도 했다.
교회를 허물고 성도들의 눈에서 눈물 흘리게 하는 사람들을 향하신 하나님의 공의와 사랑은 어떤 방법으로 나타날까 기도하며 기다려온 시간들이다.
교회분쟁의 초기에 불의를 함께 행하자는 회유와 협박이 여러번 있었다.
하나님 앞에서 기도하며 좁은 길을 선택한 결과가 분쟁으로 이어졌다.
하나님이 주인 되신 교회를 회복하려는 성도들과 사람이 주인되는 교회를 유지하려는 사람들과의 분쟁이라고 하는 편이 낫겠다.
교회분쟁 초기에 사임을 하고 다른 교회로 갔더라면 목사로서의 수모와 지탄을 받지 않고 살았을 것이다.
양심의 소리를 외면한채 살다보면 시간이 지나면 그 소리도 서서히 작아졌을 것이고 말이다.
쉽고 편한 길이 있었는데 어렵고 힘든 길을 택하여 여기까지 왔다.
부모님과 주변의 친구들, 많은 선 후배들이 분쟁의 현장에서 나오라고 권유했었는데 그분들의 말을 듣지 못하여 이런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후회하지 않는다.
목회자의 양심을 속이지 않고 살았으니 어떤 결과가 주어지든 당당하고 떳떳하고 감사하다.
한국교회의 회복과 부흥을 위해 아픈 치부를 도려내야하는 사명이 누군가에게 있다면 내가 그 작은 부분을 감당했다는 것에 감사하다.
단지 분쟁의 본질과는 달리 성도들끼리 서로 싸운다는 교회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언론에 부각되어 전도의 문이 좁혀질까 가장 염려가 된다.
그러나 하나님의 교회이니 하나님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리라 믿는다.
한국교회의 미래를 위해 치부를 수술하는 것이 장기적인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아픔이 있더라도 하나님이 깨끗하게 도려내시고 가실 것이다.
그렇지않다면 이 정도에서 마무리하시고 다시 교회를 아름답게 세워가실 것이라고 믿는다.
오늘의 판결이 하나님의 뜻을 보여주는 중요한 초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어려운 상황속에서도 지금까지 함께 하신 하나님을 찬양한다.
그리고 앞으로도 선한 길로 인도하시고 도와주실 하나님을 믿고 찬양한다.
설령 원하는 방향으로 판결이 나지 않더라도 합력하여 선을 이루실 하나님을 믿고 감사하며 나아갈 것이다.
그리고 다니엘의 세 친구처럼 그리 아니하실지라도 좋으신 하나님을 끝까지 믿고 의지하며 살아갈 것이다.
어떤 환경속에서도 '나는 여호와를 인하여 즐거워하며 나의 구원의 하나님을 인하여 기뻐하리로다' 고백했던 하박국의 고백이 나의 고백이 되기를 간구한다.
지금까지 함께 하신 하나님이 앞으로도 함께 하시고 인도하시리라 믿고 감사한다.
"비록 무화과나무가 무성치 못하며 포도나우에 열매가 없으며 감람나무에 소출이 없으며 밭에 식물이 없으며 우리에 양이 없으며 외양간에 소가 없을찌라도 나는 여호와를 인하여 즐거워하며 나의 구원의 하나님을 인하여 기뻐하리로다."(합 3:1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