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노출/삶자락이야기

기다림

하마사 2008. 8. 2. 11:46

기다림의 시간은 길기도 하고 짧기도 하다.

방학을 기다리는 아이들과 휴가를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시간은 길게 느껴질 것이다.

반대로 방학을 신나게 보낸 아이들과 휴가를 마치고 돌아오는 사람들의 시간은 짧게만 느껴질 것이다.

이처럼 같은 시간이지만 시간의 양과 질은 다를 수 밖에 없다.

두 아들이 몇 일전에 시골에 있는 외가집에 갔다.

이제 집으로 돌아올 시간이 되어 가는데,

아마도 그 놈들의 마음에는 왜 이리 시간이 짧은거야! 하며 불만을 가질 것이다.

어릴 때는 왜 그렇게 외가집이 좋은지?

나도 방학만 되면 시골에 있는 외가집에 가는 것이 큰 기대였고 낙이었던 추억이 있다.

외할아버지와 냇가에서 고기잡고 외삼촌과 들판을 뛰어다니고 이모와 게임하고

사촌들과 재미있게 놀던 것이 그렇게 좋았던지.

까마득한 옛날이지만 어제 있었던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시간의 아이러니이다.

어린 시절에는 왜 그렇게 시간이 늦게 간다고 생각되었는지?

빨리 커서 어른이 되고 싶은 소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른이 된 지금은 왜 그리 시간이 빨리 가는지 모르겠다.

기다리며 소원하는 꿈이 없어서일까?

그렇다면 아이때 간직했던 막연한 꿈이라도 있으면 시간을 조금 천천히 가게 할 수 있을까?

내일에 대한 기다림이 희망과 꿈으로 부풀어 있던 어린 시절이 그립다.

시간이 너무 늦게 간다고 생각하며 살았던 그 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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