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서 교회를 왔다.
주일에는 차를 이용하지 않기 때문에 주로 자전거를 타고 다녔다.
오늘은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 걸어가기로 했다.
자전거가 고장이나 수리를 맡겨놓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택시나 버스를 이용할 수도 있지만
걷는 것이 건강에도 좋고 아침에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묵상하고픈 생각도 있었다.
자전거로 10분이내에 올 수 있는 길을 걸어서 20분 정도가 소요되었다.
10분 일찍 서두르면 또 다른 기쁨이 있는데 잘 모르고 지냈다.
빨리 움직이는 세상에 살다보니 빠른 것이 좋은 것으로 생각되곤 한다.
지식과 정보 뿐만 아니라 일상의 움직임도 무조건 빨라야 한다.
교통수단도 빠를 수록 인기가 있고 값도 비싸다.
이렇게 빨리 움직이는 세상에 보조를 맞추고 살다보니
발바닥을 땅에 디디며 지내는 시간이 흔치 않다.
요즘에 기름값이 많이 올라 자가용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숫자가 줄어들었다고 한다.
이번 기회에 조금 느리게 생각하고 활동하는 훈련을 했으면 좋겠다.
나는 조급한 성격을 가지고 있어 기다리는데 마음이 넉넉하지 못하다.
여유로운 마음을 가져야 기다릴 수도 있고 참을 수도 있는데 말이다.
얼마전에 아이들과 올림픽공원에 간 적이 있다.
걸어 가자고 했더니 이해를 하지 못했다.
자동차나 자전거를 타고 가지 왜 걸어서 가느냐는 것이다.
운동삼아 걸어가자고 해도 걷기를 싫어한다.
문명의 이기들에 너무 익숙해있다보니 하나님이 주신 원초적인 도구들을 소홀히 여기게 된다.
자가용이나 자전거를 이용하는 것보다 10분은 늦었지만
그보다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