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노출/삶자락이야기

한강 건너기

하마사 2008. 6. 3. 08:09

나는 한강의 동쪽에 살고 있다.

자주 한강을 넘어다니지만 늘 차를 타고 다녔다.

그런데 어제는 처음으로 자전거를 타고 한강을 건넜다.

천호대교를 넘어갔다가 올림픽대교를 넘어왔다.

늘상 건너던 다리였지만 자전거를 타면서 건너니 기분이 색달랐다.

한강 건너는 것이 그렇게 기분좋은 일인 줄 몰랐다.

그동안 잘 보이지 않았던 강의 아름다움과 주변경치를 볼 수도 있었다.

같은 다리였지만 많은 것을 달리 보게 만들었다.

우리가 살다보면 일상의 아름다움을 모르고 그냥 치나치는 일들이 많다.

차를 운전하고 건널 때는 좌우 옆을 돌아볼 여유도 없었지만

자전거를 타고 주변의 풍경과 아름다움을 구경하며 지날 수 있었던 것처럼 말이다.

그동안 잘 보이지 않았던 것을 새롭게 보려면

익숙해 있던 일상에서 잠시 변화를 가져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자전거를 타고 한강다리 중간에 서서 강의 위와 아래를 볼 수 있는 여유로움,

유유히 흐르는 한강의 물줄기를 보다가

올림픽도로와 강변북로를 쌩쌩 달리는 수많은 차들을 보니 너무나 대조적이었다.

소리없이 흐르는 강물과 요란한 소리를 내면서 달리는 자동차들의 행렬을 보면서

나도 저 행렬에 섞여 살면서

천천히 그리고 도도히 흘러가는 강물의 넉넉함과 아름다움을 놓치고 살고 있는듯 했다.

한강을 자전거로 건너면서

그동안 놓치고 지나쳤던 일상의 아름다움과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어 좋았다.

이처럼 귀한 것을 귀한 것으로 모른체 지나치는 일들이 얼마나 많을까?

주변을 둘러보며 그동안 못 보았던 일상속에 숨겨진 멋과 아름다움을 찾아

마음의 자전거를 타고 신나게 패달을 밟아보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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