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예화

승부는 마지막까지 모른다- 맨유와 첼시의 축구경기

하마사 2008. 5. 23. 17:23
  • 지옥 갔다온 호날두 우승 날려버린 테리
  • 결정적 수훈과 실책… 두명이 쓴 3시간 드라마
  • 김동석 기자 ds-kim@chosun.com 
        입력시간 : 2008.05.22 23:17
    • 22일 열린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첼시와 연장까지 1대1 무승부를 기록한 뒤 승부차기 끝에 6대5로 짜릿한 승리를 맛봤다. 올 시즌 정규 리그 우승팀 맨유는 목표이던'더블'도 달성했다. 이 경기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맨유)와 존 테리(첼시)라는 두 주연 배우가 써 내려간 3시간의 드라마였다. 둘은 한번씩 결정적인 수훈과 실책을 기록했고, 경기 후엔 그라운드에서 각자 울었다.

      먼저 기세를 올린 쪽은 호날두. 초반 맨유의 거센 공격을 주도하던 호날두는 전반 26분 웨스 브라운의 크로스를 헤딩 선취 골로 연결했다.

      첼시 주장 테리도 만만치 않았다. 프랭크 램퍼드의 동점골로 1―1이 된 상황에서 돌입한 연장 전반, 맨유 라이언 긱스가 텅빈 첼시 골문을 향해 슈팅을 날리자 테리가 번개처럼 달려들어 머리로 막아냈다. 빛나는 수비였다.

      수훈을 세운 호날두와 테리는 승부차기에서 나란히 지옥을 맛봤다. 맨유의 선축으로 시작된 승부차기에서 팀의 세 번째 키커로 나선 호날두는 자신의 슛이 상대 골키퍼 체흐의 선방에 걸리자 패배를 예감한 듯 얼굴을 감싸며 고개를 떨궜다.

      테리는 PK 4―4에서 첼시의 다섯 번째 키커로 등장했다. 골을 성공시키면 우승을 차지하는 운명의 순간, 그는 공 앞에서 미끄러지며 슈팅을 골문 오른쪽 바깥으로 보내고 말았다. 비에 젖은 그라운드 탓이었다.

      결국 긴 드라마는 맨유 라이언 긱스가 PK를 성공시키고 골키퍼 판데르사르가 첼시 니콜라스 아넬카의 슛을 막아내 6―5로 마감됐다. '패배의 원흉'이 될 뻔했던 호날두는 바닥에 엎드려 기쁨의 눈물을 쏟았고 어이없는 실축으로 우승을 날린 테리도 끊임없이 눈물을 흘렸다. 맨유는 1968년, 99년에 이어 세 번째로 유럽 클럽 최정상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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