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예화

불만과 화가 부른 숭례문 방화

하마사 2008. 2. 12. 15:26
"병력없이 평범하고 정상, 토지보상에 한 맺혔다"

(강화=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강화도에 와서는 토지 보상문제에 대한 불만을 모두 잊자고 했는데...국민들께 죄송하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습니다"

12일 국보 1호 숭례문 방화사건의 피의자인 채모(70)씨의 아내 이모(70)씨는 남편 걱정에 눈물기 가득한 눈으로 말을 잇지 못했다.

채씨 부부는 20여년간 살던 일산의 집이 2006년 3월께 재개발과정에서 헐린 이후 같은 해 9월께 강화도 하점면 장정2리로 이사를 왔다.

이들 부부는 토지 보상문제와 관련해 갈등을 빚다가 결국 협의이혼을 했지만 채씨는 마땅히 갈 곳이 없어 아내 명의의 집에서 함께 살고 있다.

채씨는 1998년 고양시 일산의 자택 부지가 신축되는 아파트 출입을 위한 도로에 포함되면서 받게 된 보상금이 적다는 데 심한 불만을 품은 것으로 전해졌다.

채씨의 딸(45)은 "2억 8천만원에 시공사와 계약을 했지만 시공사가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한 뒤 공탁을 걸었다"며 "아버지는 청와대 등에 청원을 하고 소송도 했지만 결국 국가가 힘있는 대기업의 편에 섰다고 분을 삭이지 못하셨다"고 말했다.

채씨는 강화도에 와서는 토지 보상문제에 대해 특별한 말은 안했지만 평소 이씨가 남편 채씨에게 `전셋집에서도 못사는 사람도 있다'며 불만을 갖지 말고 살자는 말을 여러차례 했다고 전했다.

채씨의 딸은 "아버지는 가끔 `나쁜 놈들'이라고 잠꼬대를 할 정도로 토지보상문제에 대한 한이 많으셨다"며 "그래도 내 집을 태웠으면 태웠지 나라의 재산을 태우다니.."라며 말을 아꼈다.

강화도로 이사오기 전 채씨는 서울, 일산 등지에서 철학관을 운영하면서 지냈으며 강화에서는 밭 2마지기를 사서 배추, 무 등을 재배하며 생계을 꾸렸다.

그동안 모아둔 돈과 출가한 2남 2녀의 자녀가 가끔 보내오는 용돈도 생계에 보탬이 됐다.

채씨는 조용한 성격에 평소에 말수가 적었으며 가끔 마을회관에서 고스톱을 치면서 시간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남편이 정신병 등으로 병원 치료를 받은 적이 없었고 지극히 평범하고 정상적인 사람이었다며 숭례문 방화를 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털어놨다.

그는 "(숭례문 화재가 난) 10일 오후 6시께 마을회관에서 돌아와보니 남편이 없었다"며 "오후 10시가 다 된 시각에 남편이 집에 왔지만 평소와 다름이 없었다"고 말했다.

술, 담배를 전혀 하지 않는 채씨는 강화로 이사 온 뒤에는 주변 이웃들과 어울리며 지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장정 2리 최순식 이장은 "채씨는 말이 적은 편이었고 마을회관에 가끔 들러 놀다 가곤 했다"고 말했다.

kong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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