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노출/삶자락이야기

우정

하마사 2007. 5. 16. 10:20

친구아버님이 소천했다는 연락을 받고

군산의 장례식장을 다녀왔다.

광주보병학교에서 한 내무반을 사용했고

자대배치를 받아 같은 부대에서 생활하다가 함께 전역한 군대동기이다.

모진 훈련을 잘 견디어 냈던 역전의 용사들이다.

저녁 10시경에 출발하여 군산에 도착하여 보니 함께 군생활했던 친구들이 있었다.

20년전 함께 고생했던 친구들이었는데

세월이 많이 흘렀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일찍 다녀간 친구들도 많이 있었다고 한다.

함께 시간을 맞추어 얼굴이라도 보고 싶었는데...

다들 바쁘게 사느라 이런 일이 있어도 시간을 맞추기가 어렵다.

친구들이 좋은 것은

슬픈 일을 당할 때 함께 있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거리를 멀다않고 그 새벽에 도착한 친구들을 보면서 마음 든든했다.

그 중에 한 친구는 광주보병학교에서 유격훈련을 받을 때

내가 M60기관총 담당이었는데 행군시에는 교대로 메게 되어 있었음에도

모두가 힘들다보니 교대를 해주지 않으려고 할 때 끝까지 함께 고통을 분담했던 친구였고

배가 고파 허기질때 건빵 반쪽씩 함께 나누어 먹던 친구라 더욱 반가왔다.

한동안 사업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지금은 많이 회복되었다며 감사했다.

사업의 어려움을 통해 오히려 믿음생활을 하게 되었고

지금은 교회에서 교사로 봉사도 하며 신앙생활의 기쁨을 누리고 있다고 하니

얼마나 감사하든지...

하나님은 사랑하는 자녀를 어떤 방법을 통해서든 구원해주시고

하나님의 사랑을 입고 살 수 있도록 만드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잊지 못할 군생활의 어려움 가운데 만났던 친구들,

의리를 지키는 친구들의 모습을 대하며 감사했다.

세상이 각박해지면서 인간관계가 이기적으로 변해가지만

옛 친구들의 풋풋한 의리를 느끼면서 감사했다.

새벽에야 서울로 돌아왔다.

몸은 피곤했지만 그래도 옛추억을 함께 간직한 친구들이 있음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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