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화요일(4/24)에 심방을 마치고
병원에 갔더니 의사선생님이 입원하여 수술을 해야 한다고 하셨다.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바로 해야 한다고 하니 조금 난감했다.
집에가서 옷가지라도 챙겨서 입원해야 겠다고 했더니
병원데스크의 아가씨가 병원복으로 갈아입으면 되는데
그럴필요가 없다고 하며 입원을 종용했다.
어차피 입원할 바에야 빨리 입원하여 치료받고
마음 편하게 사역을 감당해야 겠다는 생각으로
입원한 후에 아내에게 전화했다.
아내도 미리 알고 있던 터라 그다지 놀라지는 않았다.
가벼운 수술이라 입원 후 한시간이 지나자 수술실로 갔고 수술은 30분만에 끝났다.
마취가 풀리면서 통증이 오기 시작했는데 그날밤은 잠을 설쳤지만
그 다음날부터는 견딜만 했다.
그동안 사역이 바빠서 마음 편히 쉴 시간이 없었는데
하나님이 몇일간의 휴가를 주셨다는 생각을 하고 병원에서
책을 읽으며 편한 마음으로 쉼을 가졌다.
왜 하나님이 이 때 나를 입원하게 하셨을까?를 생각하며 책을 읽으며 기도하는 중에
나에게도 쉼이 필요함을 알게 되었다.
나를 가장 사랑하시고 잘 아시는 하나님이 이런 시간을 주신 것은
분명 나에게 필요하기 때문일 것이라는 확신이 생겼다.
하나님도 6일동안 천지를 창조하시고 7일째 되는 날은 안식하셨듯이
육체를 가진 인간은 몸과 마음의 쉼이 때로는 필요하고
내가 지금 그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군대에 있을 때 병원에 입원한 이후에 약 20년만에 처음으로 입원한 셈이다.
그동안 건강을 지켜주신 하나님께 감사기도를 드렸다.
그리고 입원한 날이 목사안수받은 날이라 더욱 기억에 남을 날이다.
영혼을 치유하는 목사로 세워주신 날 육체의 약함때문에 입원했는데
앞으로는 영혼과 육체를 함께 치유하는 목회자가 되어야 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인간은 전인적인 존재로 영혼과 육체가 상호관련성을 가지고 있기에
어느 한 부분이 고통을 받으면 다른 한쪽도 고통을 당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입원해 있는 동안 정경주사모님이 쓰신 <하나님이 하셨어요>란 간증집을 읽었다.
은혜를 많이 받았다.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기고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살아가면
하나님이 모든 것을 전적으로 책임지시고 인도하신다는 사실을 삶으로 간증하셨다.
하나님께 내 삶을 맡기며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다짐을 하며
오늘 퇴원을 했다.
교회에 알리지 않았는데
급한 심방과 꼭 답신해야 할 사람들이 있어 딱히 핑계댈 수 없어
사정을 알렸더니 몇 분들이 다녀가셨다.
감사하다.
간단한 수술이었지만 병원에 누워 있어보니
사람이 그립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병원에 입원한 분이 계실 때는 꼭 심방하여
하나님의 말씀과 기도로 용기를 줄 뿐만 아니라
인간적으로 곁에 있음을 확인시킴으로 작은 힘이나마 보탤 수 있도록 노력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오늘 퇴원을 하고
먼저 하나님께 감사드리고
그동안 지은이를 데리고 병원에 와서 간병해준 아내와
마음으로 아빠를 염려해주고 안부를 묻던 두 아들에게도 감사를 전한다.
담임목사님과 부목사님들 그리고 최권사님과 이집사님께 감사를 드린다.
그리고 문자메시지로 격려해주시고 기도해주신 양권사님께도 감사를 드린다.
교회에 알리지 않아 나중에 알게되어 서운해하실 분들이 혹시 계실지 모르는데...
아시면 부담될까하여 몰래 다녀온 내 마음의 중심을 이해해 주시리라 믿는다.
아픈 만큼 성숙한다는 말이 있듯이
작은 아픔을 통해 믿음의 진보와
사람을 사랑하는 사랑의 성숙이 함께 이루어지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