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웨버의 예배학 요약 /예배학
안유섭 목사(아카데미 원장)
Ⅰ. 서 론(제 1장)
현대의 예배가 안고 있는 문제점은 획일화된 유형의 반복에서 오는 지루함과 식상함이 증대하고 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신학적 기반 없이 행해짐으로서 모험적일 정도의 지나친 일탈로 인한 걱정과 불안감이 더욱 야기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현대의 예배들은 예배 기능간의 균형의 상실을 초래함으로써 최선의 예배를 드리지 못하고 있다. 이는 예배가 갱신되어져야 할 필요성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예배의 갱신을 위해서는 예배의 역사부터 알아야 한다. 즉 예배 갱신의 모델을 파악하기 위한 예배의 근원적 고찰이 우선적으로 행해져야하며, 그다음 예배의 기본 원리를 토대로 한 예배 갱신의 방법을 모색하여 예배의 신학을 확립하여야 한다. 본서는 예배의 근원적 고찰로서 성경적 배경과 역사적 발전 내용을 차례로 살핀 후 예배의 신학과 예배의 배경을 다루고 나서 내일의 복음주의적 예배를 위한 제안과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Ⅱ. 성경적 배경
예배의 광의(廣義)적 정의가 하나님과 그의 백성의 만남이라고 할 때 예배의 표준 모델을 모든 신앙 행위의 표준이 되는 성경으로부터 찾아야한다고 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다. 성경적 배경은 다시 구약의 근원과 신약의 발전 그리고 초기 기독교의 예배로 구분하여 설명되고 있다.
1. 구약의 근원(제 2장)
구약(구약성경 뿐 아니라 구약 시대를 포함)에는 예배에 관한 네 가지 근원적 요소를 찾아볼 수 있는데, 그것들은 시내산 사건, 성전, 회당과 절기이다. 이러한 요소들은 신약의 예배에서 각각 그리스도의 희생과 그의 몸된 교회와 만찬 등을 통해 완성되는 개념으로 대비되어지고 있다.
시내산 사건이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을 애굽에서 인도하여 홍해를 건내주신 후 시내산에 이르러 온 백성과 만나시는 예배의 근원적 모형을 제공하는 사건이다. 이 사건에 나타나는 예배의 구조적 요소는 1) 소집의 주체로서의 하나님, 2) 백성 모두의 참여, 3) 하나님의 말씀 선포, 4) 백성들의 순종의 약속, 5) 희생 제물을 통한 언약 인침의 상징 의 5가지이다.
성소와 성전은 하나님의 임재의 상징이다. 그 상징에는 거룩한 공간과 거룩한 의식들과 거룩한 제사장들의 개념이 포함된다. 이들은 모두 영적 의미를 가시적ㆍ유형적 표현으로써 나타내며 '거룩한'이라는 수식어는 하나님께서 정하시고 지시하셨다는 것을 뜻한다. 공간의 개념은 성전을 구성하는 부분들과 기구들의 배치를 말하며, 예식들은 제사의 규칙과 제사의 종류를 뜻한다. 제사장직은 하나님과 이스라엘을 잇는 중개자를 지칭한다.
회당은 구약성경에 등장하지는 않지만 바벨론 유수기간에 유대인 공동체 안에서 여호와의 말씀을 보존하고 전하려는 목적으로 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회당의 예배는 성전의 예배와는 현저히 다르며 그 내용은 신앙 고백, 기도, 성경 봉독과 해석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신앙 고백은 신명기를 토대로 유대인의 하나님께 대한 의무와 상벌의 원리 그리고 성결의 삶의 강조의 3 부분으로 나뉘어 진다. '테필라'라고 하는 낭송조의 기도 역시 3 부분으로 나뉘어져 하나님 찬송, 지혜의 간구와 죄의 용서 및 이스라엘의 회복과 환난으로부터의 구원, 그리고 하나님께 감사와 평화의 간구로 이루어져 있다. 다음 토라의 낭독은 유대인의 가장 큰 의무로 생각되어졌다. 토라의 봉독후에는 봉독한 성경을 해석하고 생활에 적용하는 설교가 뒤따랐다.
사실 회당의 예배 방식이 기독교의 예배 방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절기 역시 하나님께서 정하신 것으로 가정과 성전을 중심으로 지켜졌다. 유월절, 오순절, 장막절의 3대 절기 중에서 두 절기는 나중의 초대 교회의 예배에서 성만찬과 오순절 성령 강림의 역사를 통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였다.
2. 신약의 발전(제 3장)
예배의 근원은 구약에 있으나 신약에서 발전하여 가는데, 신약에는 예배의 구체적 내용들이 체계적으로 일관되게 묘사되어져 있지 않다. 다만 여러 곳에 부분적으로 표현되어진 예배의 구성 요소를 발견할 수 있는데 찬송과 신앙 고백과 축복 기도와 송영 등이 그것들이다.
신약 예배의 근거는 그리스도의 예배관에서 찾아야 한다. 예수께서는 구약의 예배를 지지하셨을 뿐 아니라 구약의 제사 제도를 자신을 가리키는 것이라고 하셨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유대의 예배 제도의 본질이 변화되어 외식화 된 점을 지적하시면서 재해석되어야 함을 깨우치셨다.
구약의 시내산 사건이 하나님과 백성들이 만나는 예배의 모형이라면 하나님이신 예수께서 성육신하여 세상에 오신 사건은 예배의 완성인 것이다. 예수님은 세상에 오셔서 대속의 죽음을 죽으시고 부활하심으로 구약의 모든 제사의 원형을 이루셨다. 신약의 예배를 기술한 내용들은 3단계로 발전하고 있는 것을 보게된다. 아람어를 사용하는 유대인 기독교도들은 유대교의 전승과의 연속성을 단절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성전 예배를 드렸으며, 헬라적 유대인 공동체는 유대교 의식을 거부하는 과정에 있었다고 여겨지며, 기독교가 이방인에게 전파되면서 구약의 예배 의식은 새로운 차원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3. 초기 기독교 예배(제 4장)
사도 시대와 속사도 시대를 거치면서 예배에 관한 기술은 정경 이외의문헌들 가운데서도 나타나게 되는데 이들을 통해 기독교 초기의 예배의 모습을 유추해 볼 수 있다. 비두니의 총독이었던 '플리니의 서신'에는 당시 예배 의식의 일부를 엿볼수 있는 찬양과 애찬 등에 대한 묘사가 나와있다. '12사도의 교훈'은 애찬과 기도에 대해 보다 구체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후에 나온 져스틴의 변증 문서는 기독교 예배 구조에 대해 말씀과 주의 만찬의 2부 구조로 나누어 상세히 기술하고 있어서 매우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 초기 기독교의 예배가 말씀과 만찬의 2부 구조로 이루어졌음은 사도행전 2:42에서도 근거를 찾을 수 있다. 또한 기독교 초기의 예배는 회당에서 많이 이루어짐으로써 유대교와의 완전한 결별이 이루어지지 않고 형식면에서는 어느정도 영향을 받게된 것으로 여겨진다.
Ⅲ. 역사적 발전
성경과 2세기 까지의 초대 교회에 근원을 둔 예배는 5세기 까지의 고대와 중세 1000년을 겪으면서 역사적으로 계속 진행되어져 왔다. 중세는 교회가 권력의 상층부에서 타락과 부패를 거듭하던 시대였으므로 예배 자체도 초기 기독교의 예배와는 본질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며, 이는 결국 16세기에 이르러 초대 교회로의 회복을 주창한 종교 개혁을통해 예배의 일대 변혁을 이루게 되었다. 예배의 역사적 발전 과정을 고대와 중세의 예배와 종교 개혁과 이후의 현대 개신교의 예배로 구분하여 고찰한다.
1. 고대와 중세의 예배(제 5장)
가. 고대의 예배
고대의 예배를 파악할 수 있게 하는 문헌은 그리 많지 않다. 기독교가 아직 박해를 받고 있던 3세기는 로마의 히폴리투스가 지은 '사도적 전승'과 저자 미상의 '사도들의 보편적 가르침' 그리고 클레멘트와 오리겐의 글에서 피상적으로나마 예배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다락방 예배로 특징 지워지는 3세기 예배의 모습은 초기 기독교 예배 형식인 말씀과 만찬이라는 2부 구조에 많은 새로운 요소가 첨가되어 다소 복잡한 의식으로 발전하였다. 기도와 화평의 입맞춤, 수르숨 꼬르다(성찬 예배의 서언), 봉헌 기도(봉헌의 원의는 성찬식에서 떡과 포도주를 그리스도의 살과 피가 되게 함이다), 상투스(사 6:3과 계 4:8을 근거로 거룩하다를 세 번 외치는 것), 아나므네시스(그리스도의 수난과 부활과 승천을 기념), 에피클레시스(성령의 도우심을 기도함), 집사의 기도와 집전자의 중보 기도 등이 포함되었다.
4세기에 이르러 콘스탄틴 대제의 기독교 공인 이후 교회의 지위가 극적으로 바뀜에 따라 예배의 의식에 대한 활발한 연구가 이루어짐으로써 예배 형태가 많은 발전을 하게 되었다. 동방과 서방으로 나누어진 교회는 각각 나름대로의 예배 형태를 발전시켰는데 특히 동방 교회의 예배는 현란할 정도로 아름답고 장엄하였다고 한다. 서방 교회의 예배에 관한 문헌은 빈약하여 세부 내용을 확인하기가 어렵다. 아무튼 고대에는 고정된 예배 순서가 없었으며 지역의 역사적 문화적 특성에 따라 예배의 의식이 치루어진 것 같다.
나. 중세의 예배
중세는 예배의 의미에 변화를 가져 온 시기로 특징지울 수 있다. 하나는 신비적 의식으로서의 예배이다. 중세의 예배는 초대 교회에서 행하여진 예배의 본질적 추구보다 외형적 의식이 매우 중시되어졌다. 의식적인 형식은 그 자체로서는 나쁘지 않으나 그것이 수단이 아니라 목적화될 때는 본래의 메시지에 대치하는 경향을 띄게 된다. 이로 인해 예배 행위를 신비적인 것으로 만들면서 교회에 악영향을 미치고 만 것이었다. 예배가 각 나라의 언어가 아닌 라틴어로만 드려야 한다고 하는 점도 신비주의적 색채를 띄게 하는데 일조하였으며, 교회가 점차 제도화되어감에 따라 발생한 위계 질서 역시 교회의 본래 기능과 예배의 본질을 망각하게 만들어 갔다. 중세의 예배로 대표되는 미사는 나중에 희생 제사적 성격을 띄기 시작하였으며 심지어 죽은 자를 위해서까지 미사를 드리는 미신화로 치닫고 말았다.
또 하나의 특징은 수도원 운동에서 일어난 경건으로서의 예배이다. 수도원 운동은 교회의 세속화에 반발하여 시작되어 점차 교회내에 강한 영향을 끼친 형성 운동으로 변모하였다. 수도사들은 기도를 가장 중시하여 경건의 수단으로 여기었다. 중세는 회중의 참여가 거의 박탈당한 채 회중은 구경꾼에 지나지 않는 예배가 행해지고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2. 종교 개혁과 현재 개신교의 예배(제 6장)
가. 종교 개혁 시대의 예배
16세기에 행해진 종교개혁을 통해 중세 1000년의 어두움이 깨지면서 예배에도 많은 개혁이 이루어지게 되었다. 예배의 초점은 신비와 경건에서 이해와 체험으로 바뀌게 된다. 종교 개혁자들은 미사를 그리스도의 희생 제사의 반복으로 보고 이를 거부하였으며, 기계적 미사 행위에도 그리스도께서 임하신다고 하는 성례의 객관적 효능성을 담고 있는 화체설 또한 거부하였다. 하나님의 말씀을 회중이 알아들을수 있도록 선포하여야한다는 점에서도 그들은 공통된 견해를 가지고 있었다. 종교 개혁의 목적은 초대 교회로의 회복이었으므로 전통적 예배의 2부 구조를 유지하는데 역점을 두었다.
한편 종교 개혁자들간에는 크고 작은 견해차가 존재했다. 루터파와 영국 국교는 로마 카톨릭의 많은 부분을 받아들였으며, 쯔빙글리와 재세례파는 과거와의 완전한 단결을 기하여 교회에 유익이 될 수 있는 부분까지도 거부하는 극단적 양상을 나타내었고, 칼빈을 중심으로한 개혁 교회는 양자의 중간 입장을 취하였다.
나. 현대 개신교 예배
17세기부터 20세기에 이르는 개신교 역사의 발전 과정에 나타난 예배의 특징은 반예배적 경향, 말씀 이해의 강조 그리고 개인 체험의 지나친 강조의 세 가지 유형이다. 반예배적 경향은 영국의 청교도들 가운데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는데, 초기 침례교와 회중 교회 그리고 퀘이커 교도들은 예배의 내적 의미를 지나치게 강조하여 예배의 많은 의식을 없애는 경향이 있었다.
말씀 이해의 강조는 회중 교회와 장로 교회에서 현격하게 나타났다. 이들 교회는 설교에 비중을 두어 예배시에 2∼3 시간씩의 주해 설교 또는 강해 설교를 계속 하는 경우가 보통이었으며, 예배의 다른 요소들은 상대적으로 중요시 여기지 않았다. 초대 교회에서 말씀과 동등하게 중요시 되던 성찬이 장로교에서는 1년에 4회 정도 거행하게 되었다.
개인의 체험을 강조하는 경향은 경건주의, 모라비안 주의, 부흥 운동, 은사 운동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중에서 현대 기독교 예배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은 요한 웨슬레를 시작으로 한 18세기의 부흥 운동이었다. 부흥 운동은 회심과 개인의 체험을 중시할 뿐 아니라 이를 감정적으로 표현하는 수 많은 찬송을 지어냄으로써 찬송을 현대 개신교 예배의 한 특징으로 자리잡게 하였다. 또한 예배가 교회안에 국한되지 않고 장소에 상관 없이 행해질 수 있다는 것을 확립시킴으로써 가정 예배와 복음 전도를 위한 야외 집회라는 파격적 예배를 거행할 수 있게 만들었다.
현대 개신교의 예배 역사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성경적 예배 원리에 덧붙여서 예배자의 주관적 요소의 중요성을 무시할 수 없다고 하는 점이다. 따라서 지속적인 예배 갱신은 예배의 내용과 예배자의 체험이 적절한 균형과 조화를 이룰 때에 비로소 가능함을 인식해야 한다.
Ⅳ. 예배의 신학
이제까지 살펴본 예배의 근원과 역사적 발전과정을 토대로 예배가 어떠해야하는가를 연구한 것이 예배의 신학이다. 예배는 그리스도 중심적어야 한다는 것과 그리스도 사건을 공연한다는 것 그리고 이는 형식과 표징을 통해 공연된다고 하는 것의 세 가지 신학적 원리를 가지고 있으며, 말씀과 성찬이라고 하는 전통적 순서에 따라 드려진다.
1. 그리스도 중심(제 7장)
우리가 성부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만 가능한데 이는 예수께서 성부와 성부의 영광을 위하여 그의 모든 사역을 이루셨기 때문이다. 따라서 예배는 예수 그리스도의 전사역에 대해 그의 백성들이 성부 하나님께 찬양하는 행위가 되며, 그리스도 중심으로 되어야함이 자명하다. 그리스도 중심의 예배는 예배의 초점과 의미가 그리스도의 사역의 우주적 성격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는 사상에 근거한다. 그리스도의 사역은 창조에서부터 타락한 인간으로 인한 우주의 회복과 성육신, 죽으심과 부활, 승천 및 재림에 이르기까지 우주적인 것이다.
그리스도 중심의 예배가 갖는 의미는 예배에서 그리스도 사건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예배 가운데 교회의 구원의 근원이 된 역사적 사건들을 요약하고, 그리스도의 우주적인 모든 사역에 대한 선포를 계속 반복한다는 말이다. 결국 예배란 말씀과 성례로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을 선포함으로써 그의 사역을 반복하는 것이며, 이 같은 예배 행위를 통하여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가 현실화된다. 즉 예배를 통해 교회가 한데 모여지고, 구체적이고 유형적인 모습을 띠게 되며 체험을 갖게 된다. 그러나 예수님의 사역은 아직 끝나지 않았으며, 종말에 교회가 예수님과 함께 죄와 죽음을 이기고 최후로 승리할 때가지 교회는 예배를 통해 예수님의 사역을 반복하는 것이다.
2. 공연의 신학(제 8장)
예배는 역사적 사건들에 뿌리를 둔 우리와 하나님과의 관계를 극적으로 공연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예배에서 공연은 낭독(신앙고백, 찬송, 설교)과 극(의식)이라는 수단을 통해 이루어지며, 그 근거는 성경 말씀에 두고 있다. 예배는 신자들을 그리스도 사건과 연합시킬 뿐 아니라 역사상의 모든 신자들의 공동체와도 연합시킨다. 따라서 믿음으로 예배를 공연할 때 신자들은 그와 하나님과의 관계가 원상으로 회복되는 것을 다시 체험하며 동시에 구원의 기쁨도 맛보게 된다.
예배 공연의 원리는 성경에서 찾을 수 있는데 그것은 이미 역사상에 일어났던 하나님과 그의 백성간의 만남에 뿌리를 둔다. 따라서 단순한 공연이 아닌 하나님과의 인격적 만남이 강조될 수 밖에 없다.
구약과 신약에 나타나는 예배에서의 재진술을 통한 공연은 신앙고백과 찬송과 설교의 세 가지이다. 이들은 모두 언어라는 수단을 통해 전달된다. 신앙고백의 목적은 역사적 사건들을 요약해서 진술하는 데 있다. 오늘날과 같은 찬송이 불려지기 전인 17세기까지만 해도 예배시의 찬송은 주로 시편에 곡을 붙여 부르는 형태가 대부분이었다.예배에서 시편을 사용한 것은 시편 기자의 체험을 예배자들의 체험으로 재창조하려는 데 그 의도가 있었다. 우리가 오늘날 부르는 찬송도 한 실화를 진술하고, 한 사건을 공연하며, 그 사건을 바로 우리의 체험으로 재창조하려는 것이다. 설교는 말할 나위없이 하나님의 행하신 일을 재진술하는 행위이다. 설교는 과거를 오늘에 재창조하여 현실에 적용시키는 것이다.
극을 통한 공연이라함은 가시적이고 유형적이며 구체적 상징들을 통해 역사적 사건들을 재공연하여 전달하는 것이다. 구약의 성전 제사와 유월절 행사 그리고 신약의 주의 만찬은 극을 통한 공연의 대표적 모델이다. 극에는 외적 요소인 대본, 연출자와 배우, 대사, 음향, 동작, 만나는 시간, 공간의 사용이 있어야 하며, 내적 요소인 속도, 정서와 오관이 있어야 하는 것처럼 예배에 있어서도 이와 같은 요소들이 충분히 고려되어야 한다.
3. 형식과 상징의 신학(제 9장)
예배가 일종의 공연이라면 형식이 필요하다는 것은 자명하며, 그 형식은 단순히 외적인 요소가 아니라 영적 실재의 상징인 것이다. 시공을 초월한 존재이신 하나님의 아들이 시공의 제약이 있는 물질 세계속으로 오셔서 인간의 모습으로 인간들을 만나신 것처럼 그리스도인들은 가시적이고 유형적인 방법으로 예배 안에서 하나님을 만난다. 이 형식이 하나님과의 관계를 보여 주는 상징이다.
형식에 내재된 상징은 유한한 인간의 인식력으로 파악되지 못하는 것들을 고려하여 주어진 것이며, 이는 터툴리안의 말처럼 하나님께서 지상의 삶을 지배하는 물질적 본체를 천상의 대행자로 행할 수 있도록 만드셨다고 하는 개념과 일치한다. 형식의 신학적 근거는 창조, 계시, 성육신의 교리에서 찾을 수 있다. 하나님께서 물질을 창조하셔서 자신의 선하심을 보여주셨으므로 영적인 진리를 전달하는데 물질적인 수단이 사용될 수 있음은 당연하다. 하나님께서는 자신을 피조물로 나타내 보이시는 자연 계시와 역사적 사건에서 보여주신 계시와 예배 제도들을 통해 잘 드러내 보이신다. 성육신 교리는 형식의 신학의 핵심이다. 이 성육신 사건은 영적인 실재가 지상의 형태를 통해 알려질 수 있다는 원리를 강하게 확증시켜 주고 있다.
상징이란 눈에 보이는 것 이상의 어떤 것을 전달하는 수단이다. 다시 말해 상징 속에서 우리는 보는 것과 이해하는 것이 달라진다. 상징은 눈에 보이지 않는 실재와 접촉하게 함으로써 무엇인가를 계시한다. 예배에 사용되는 상징은 주의해서 다루어져야 함은 물론이다.
4. 순서의 신학
예배의 역사를 살펴본 바에 의하면 기독교의 전통적 예배의 기본적 구성 요소는 말씀과 성찬이며, 이를 기본으로 그 밖의 요소들이 추가되고 있는 것을 알았다. 앞에서 세 가지 예배의 신학적 원리를 규명하였으므로 이제는 실제적 예배 순서에 따라 말씀의 예배와 성찬의 예배를 살펴봐야 한다.
가. 말씀의 예배(제 10장)
말씀의 예배는 회중의 준비, 하나님의 말씀 그리고 회중의 응답이라는 세 가지 측면으로 나누어진다.
1) 회중의 준비
예배는 하나님을 공적으로 집합적으로 만나는 것이므로 초월적 특성을 지닌다. 따라서 유한한 존재를 만나주시는 하나님을 뵙기 위한 회중의 준비가 있어야 하며, 이 같은 만남을 경건하게 하기위해 많은 행동규칙과 규정이 발전되어 왔다. 가장 먼저 해야할 준비는 경건된 마음을 유지하기 위한 침묵이다. 침묵은 하나님이 찾아오심을 기다리고 성령님과 그의 메시지를 기대하는 신성한 내적 노력인 것이다. 다음은 입장행렬인데 종교 개혁 이후 폐기되어 오늘날의 교회에서는 거의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그 다음은 환영 인사로서 예배에의 부름으로 대체되기도 하나 단순한 평강의 기원일 수도 있다. 다음은 기원으로서 회중이 하나님 앞에 서고 예배의 사회를 보는 대표자가 하나님께 그들 중에 임재를 간구하는 것을 말한다. 다음은 하나님 찬양이다. 회중의 준비의 마지막은 죄의 고백과 회개로서 이를 통하지 않고서는 죄인의 신분으로는 하나님을 만날 수 없는 것이다.
2) 하나님의 말씀
하나님의 말씀의 선포 과정은 먼저 성경 봉독을 하고 이에 대한 회중의 응답이 있은 후에 설교로 이어진다. 설교는 케리그마가 기본이 되어야하나 디다케의 요소도 포함되어야 한다. 어느 쪽으로 치우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며 양자는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3) 회중의 응답
회중의 응답은 하나님께 대한 백성의 헌상으로 나타나야 한다. 이에는 음악의 헌상, 헌금의 헌상, 믿음의 헌상(신앙 고백을 통하여), 기도의 헌상(경배, 고백, 청원, 찬양, 감사의 5가지 기도)와 화평의 입맞춤(성찬식 직전에 행해지는 예가 흔하다)이 포함된다. 헌상의 진정한 뜻은 예배자가 자신의 모든 것을 드린다는 데 있다.
나. 성찬의 예배
1) 성찬의 본질
성찬(Eucharist)과 주의 만찬(Lord's Supper)이라는 용어는 신약 성경에 동시에 사용되고 있다. 성찬의 본질은 기념과 교제와 제사이다. 성찬을 제사의 개념으로 보는 데는 떡과 포도주가 그리스도의 희생의 상징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나 구약의 제사처럼 계속 속죄가 필요한 제사가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께서 단번에 이루신 희생 제사를 기념하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결국 떡과 포도주는 우리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의 능력을 선포하는 것이다. 우리가 그것을 믿음으로 받을 때 떡과 포도주가 상징하는 구원의 은혜도 신비한 방법으로 받게 됨은 예수께서 직접 말씀해 주셨다.
2) 성찬의 순서
예수님이 행하신 실제적 성찬의 모습(눅 24:30)을 살펴보면 성찬의 순서는 세분할 때 7가지 행동의 구조로 되어 있음을 알 수 있으나, 압축하면 취하기와 축사하기 그리고 떼기와 분배하기의 네 가지로 나타나고 있다. 이 네 가지 성찬의 순서를 통하여 그리스도의 사역이 극화 되고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취하기는 원래 회중 각자가 준비해온 떡과 포도주를 헌상하고 화평의 밉맞춤을 나누고 나서 집례자가 드려진 떡과 포도주를 취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성도들이 자기 자신을 하나님께 드린다고 하는 것을 상징하는 것이다.
다음의 축사하기에는 옛 문헌을 참고해 볼 때 몇 가지 의식이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서론적 대화, 서언과 상투스(거룩 3창) 그리고 감사 기도가 그것들이다. 서론적 대화에는 문안 인사와 서언(수르숨 꼬르다)이 포함되고, 서언과 상투스는 무엇 때문에 감사와 찬양을 드리는지를 선포하는 내용이며, 감사 기도는 삼위 일체 하나님께 구원의 은총과 베푸신 은혜를 감사하는 내용의 기도를 드리는 것이다.
떼기는 그리스도께서 교회 대신에 죽음을 당하시고 몸이 찢김을 당하신 사건을 상징하는 것으로 이에 해당하는 의식으로는 제정의 말씀, 아나므네시스(기념), 에피클레시스(임재의 간구) 와 중보 기도가 포함된다.
마지막 나누기는 그리스도의 몸과 피에 참예함이며 이는 그리스도와의 참다운 교제를 상징한다. 떡과 포도주의 영적 의미를 깨닫고 나서 성스럽게 그것들을 먹고 마심으로 여호와의 선하심을 맛보아 알며 육체의 모든 감각들을 성화시킬 수 있다.
이상의 네 가지의 성찬의 의식이 행하여진 후에는 마지막 축도와 퇴장 찬송으로 예배를 마치게 된다.
Ⅴ. 예배의 배경
예배는 시공의 세계에서 소리를 통하여 드려지므로 예배의 배경은 공간과 시간과 소리와 세상이 되는 것이다.
1. 예배와 공간(제 12장)
예배는 공간의 제약 없이 드려질 수 있지만 기독교는 통상적으로 예배 장소를 가지고 있다. 공간 사용에 대한 신학적 기초는 공간은 선하게 창조되었으나 인간의 타락으로 말미암아 그리스도께서 완전히 회복시키실 때까지 악한 자의 잠시적 활동 무대가 되었다는 것이다. 성육신의 사건은 공간이 더 이상 속(俗)으로만 남지 않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공간은 구속사적으로 이해하여야 할 필요가 있다.
구약은 특정 장소나 대상을 거룩한 공간으로 구별한 예가 많다. 특히 성막과 성전은 하나님께 관한 진리를 표현하는데 물질이 사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장소 성결의 원리는 구약이래 오늘날까지 유지되어 왔다. 성전이 훼파당한 이후 장소 성결의 신학적 원리는 회당으로 이어졌다. 회당은 성경이 보관된 법궤와 휘장, 메노라(7가지 등대), 베마(성경 봉독 및 설교단)와 강대상, 장로석과 회중석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회당의 구조는 기독교에서 어느 정도 그대로 받아들여 졌지만 중세부터는 아주 변질되어 교회 안에 격차와 계급이 생김으로써 사제는 예배를 드리고 회중은 예배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바라보는 역할만을 하게 되었다.
2. 예배와 시간(제13장)
창조 이전에는 시간이란 없으며 오직 영원 불변의 현재 만이 존재한다. 시간은 창조되었으므로 시작과 끝이 있으며 그 사이를 흐르고 있는 것이다. 시간은 카이로스(Time, Day) 와 크로노스(Chronicle)의 2종류가 있다. 기독교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시간관은 그리스도 중심의 카이로스적 시간관이다. 성육신, 죽음과 부활, 오순절 사건 등이 그것들이다. 한편 그리스도에 의한 창조 이후 역사의 흐름을 지나 종국에 도래할 재림과 완성이라는 연속적 시간인 크로노스 역시 중요하다.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 중심의 카이로스 시간을 크로노스 시간에 적용하여 매일 주기, 일주일 주기, 일년 주기의 시간 구분으로 하여 살아가야 하고, 예배는 세속 월력이 아닌 그리스도의 월력에 의함이 바람직하다.
3. 예배와 소리(제 14장)
예배에서의 소리에 관한 신학적 원리는 공간과 시간의 신학저 원리와 동일하다. 모든 피조물은 하나님을 찬양하도록 창조되었다. 찬양은 소리라는 물질을 통하여 바쳐지게 된다. 예배에서의 소리의 목적은 하나님의 영광과 구원 사역을 입증하는 것이며, 지상의 예배자들을 천상으로 끌어올려 천상의 예배자의 모임에 동참케 하는 것이다. 또한 찬송은 전회중의 집합적 통일성과 교제를 의미한다.
찬양 이외에 말씀의 선포 역시 소리이다. 예배시의 기도는 소리를 통해 드려지고 있다. 영창과 환호도 예배시에 사용되는 소리들이다.
소리의 사용은 교회의 역사를 거쳐 오면서 많은 변화를 겪었다. 따라서
교회에서 사용되는 음악적 소리에는 많은 다양성이 있다. 많은 음악에는 특정한 역사 시기나 특정한 민족성을 반영해 주는 특색이 있다. 따라서 교회에는 예배 갱신을 위한 음악적 자료가 풍부한 것이다.
4. 예배와 세상(제 15장)
예배는 세상 가운데 사는 그리스도인들의 개인적인 책임과 공동체로서의 책임과 연관되어야 한다. 세상이란 단어는 자연적 영역으로서의 세상과 악의 권세들로서의 세상의 두 범주로 사용된다. 따라서 예배와 세상과의 관계는 일치적 관계와 반대적 관계 그리고 예배가 세상을 변화시키는 관계의 세 가지로 나타난다. 일치적 관계는 세상을 자연적 피조 세계로 보았을 때 예배가 특정 시간과 공간에서 물질적인 방법을 통하여 이루어짐에서 본 관점이다. 예배와 세상의 반대적 개념은 세상이 악한 영들의 권세하에 있음으로 예배가 이러한 대적을 파악하고 하나님 안에서 순종으로 승리할 수 있음을 말함이다. 예배가 세상을 변화시킨다함은 예배를 통한 재창조의 염원과 그리스도의 몸으로서의 교회가 세상에 참여함으로써 피조 세계를 변화시키는 역할을 말한다. 하나님께 진정으로 예배를 드린다면 하나님의 백성은 적극적인 사회적 행동을 취하지 않을 수 없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부르신 것은 입술로만 경배하라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 전체로 하나님께 예배하도록 하기 위해서 부르신 것이다.
Ⅵ. 내일의 복음주의적 예배
이상에서 예배의 근원과 역사를 살펴보고 예배의 신학적 원리를 규명하였으므로 이제는 예배 갱신을 위한 몇 가지 제안과 모델을 제시해 본다.
1. 9가지 제안(제 16장)
예배 갱신의 핵심은 회중으로 하여금 하나님께 감사와 찬양을 드릴 수 있도록 능력을 주시는 성령의 능력을 회복하도록 하는데 있다. 참다운 예배를 드리기 위한 9가지 제안을 하고 있다. 가) 회중을 교육하라 나) 예배와 강론을 구분하라 다) 각 교파의 전통을 무시하지 말라 라) 예배의 방향을 사람이 아닌 하나님께로 향하도록 하라 마) 예배의 경외감, 존경심, 신비감, 초월 의식을 다시 회복하라 바) 공연을 통해 그리스도 중심성을 회복하라 사) 회중의 예배에의 참여를 높이라 아) 형식과 자유의 균형을 꾀하면서 자발성이 상실되지 않도록 하라 자) 예배와 삶의 모든 분야와의 관계를 회복하라
2. 세 가지 모델(제 17장)
예배 갱신의 신학적 원리와 앞의 9가지 제안을 종합하여 복음주의적 교회에 맞는 세 가지의 예배 모델을 제시하였다. 예배의 규모와 성격에 따라 자유스러운 예배, 계획된 예배, 공식적인 예배라는 이름으로 구분하였다.
자유스러운 예배는 소규모의 교회에 적합한 예배 형태라고 본다. 예배의 순서는 준비, 찬양, 중보 기도, 성경 봉독, 설교, 책임의 응답, 성찬과 축도이다.
계획된 예배는 중대형 교회에 유용하다고 보는 데 순서는 다음과 같다. 예배에의 부름(성가대의 찬양과 목사의 성경 읽음과 회중의 응답), 찬양과 찬미, 글로리아, 조명을 위한 기도, 구약의 교훈, 신약의 교훈, 설교, 응담에로의 초대, 찬송, 죄의 고백, 사유의 선언, 회중의 응답, 신앙 고백, 교회가 당면한 문제, 회중의 기도, 하나님의 신실하심에 대한 증거, 화평의 입맞춤, 헌상(헌금, 성가 혹은 특별 음악, 떡과 포도주의 바침, 송영), 주의 만찬으로의 초대, 감사, 주기도문, 성찬, 응답, 선언, 축도
공식적인 예배는 매우 세분화되고 의도적으로 구현되어 있어서 목사 뿐 아니라 회중까지도 많은 준비를 해야하는 예배이다.
예배는 교회에서 배우는 많은 것과 마찬가지로 배워야 하는 것이다. 오늘날의 예배는 축소되고 오해되어져 온 경향이 있으므로 예배를 원형으로 갱신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예배의 가치는 더 높여져야만 한다.
안유섭 목사(아카데미 원장)
Ⅰ. 서 론(제 1장)
현대의 예배가 안고 있는 문제점은 획일화된 유형의 반복에서 오는 지루함과 식상함이 증대하고 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신학적 기반 없이 행해짐으로서 모험적일 정도의 지나친 일탈로 인한 걱정과 불안감이 더욱 야기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현대의 예배들은 예배 기능간의 균형의 상실을 초래함으로써 최선의 예배를 드리지 못하고 있다. 이는 예배가 갱신되어져야 할 필요성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예배의 갱신을 위해서는 예배의 역사부터 알아야 한다. 즉 예배 갱신의 모델을 파악하기 위한 예배의 근원적 고찰이 우선적으로 행해져야하며, 그다음 예배의 기본 원리를 토대로 한 예배 갱신의 방법을 모색하여 예배의 신학을 확립하여야 한다. 본서는 예배의 근원적 고찰로서 성경적 배경과 역사적 발전 내용을 차례로 살핀 후 예배의 신학과 예배의 배경을 다루고 나서 내일의 복음주의적 예배를 위한 제안과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Ⅱ. 성경적 배경
예배의 광의(廣義)적 정의가 하나님과 그의 백성의 만남이라고 할 때 예배의 표준 모델을 모든 신앙 행위의 표준이 되는 성경으로부터 찾아야한다고 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다. 성경적 배경은 다시 구약의 근원과 신약의 발전 그리고 초기 기독교의 예배로 구분하여 설명되고 있다.
1. 구약의 근원(제 2장)
구약(구약성경 뿐 아니라 구약 시대를 포함)에는 예배에 관한 네 가지 근원적 요소를 찾아볼 수 있는데, 그것들은 시내산 사건, 성전, 회당과 절기이다. 이러한 요소들은 신약의 예배에서 각각 그리스도의 희생과 그의 몸된 교회와 만찬 등을 통해 완성되는 개념으로 대비되어지고 있다.
시내산 사건이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을 애굽에서 인도하여 홍해를 건내주신 후 시내산에 이르러 온 백성과 만나시는 예배의 근원적 모형을 제공하는 사건이다. 이 사건에 나타나는 예배의 구조적 요소는 1) 소집의 주체로서의 하나님, 2) 백성 모두의 참여, 3) 하나님의 말씀 선포, 4) 백성들의 순종의 약속, 5) 희생 제물을 통한 언약 인침의 상징 의 5가지이다.
성소와 성전은 하나님의 임재의 상징이다. 그 상징에는 거룩한 공간과 거룩한 의식들과 거룩한 제사장들의 개념이 포함된다. 이들은 모두 영적 의미를 가시적ㆍ유형적 표현으로써 나타내며 '거룩한'이라는 수식어는 하나님께서 정하시고 지시하셨다는 것을 뜻한다. 공간의 개념은 성전을 구성하는 부분들과 기구들의 배치를 말하며, 예식들은 제사의 규칙과 제사의 종류를 뜻한다. 제사장직은 하나님과 이스라엘을 잇는 중개자를 지칭한다.
회당은 구약성경에 등장하지는 않지만 바벨론 유수기간에 유대인 공동체 안에서 여호와의 말씀을 보존하고 전하려는 목적으로 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회당의 예배는 성전의 예배와는 현저히 다르며 그 내용은 신앙 고백, 기도, 성경 봉독과 해석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신앙 고백은 신명기를 토대로 유대인의 하나님께 대한 의무와 상벌의 원리 그리고 성결의 삶의 강조의 3 부분으로 나뉘어 진다. '테필라'라고 하는 낭송조의 기도 역시 3 부분으로 나뉘어져 하나님 찬송, 지혜의 간구와 죄의 용서 및 이스라엘의 회복과 환난으로부터의 구원, 그리고 하나님께 감사와 평화의 간구로 이루어져 있다. 다음 토라의 낭독은 유대인의 가장 큰 의무로 생각되어졌다. 토라의 봉독후에는 봉독한 성경을 해석하고 생활에 적용하는 설교가 뒤따랐다.
사실 회당의 예배 방식이 기독교의 예배 방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절기 역시 하나님께서 정하신 것으로 가정과 성전을 중심으로 지켜졌다. 유월절, 오순절, 장막절의 3대 절기 중에서 두 절기는 나중의 초대 교회의 예배에서 성만찬과 오순절 성령 강림의 역사를 통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였다.
2. 신약의 발전(제 3장)
예배의 근원은 구약에 있으나 신약에서 발전하여 가는데, 신약에는 예배의 구체적 내용들이 체계적으로 일관되게 묘사되어져 있지 않다. 다만 여러 곳에 부분적으로 표현되어진 예배의 구성 요소를 발견할 수 있는데 찬송과 신앙 고백과 축복 기도와 송영 등이 그것들이다.
신약 예배의 근거는 그리스도의 예배관에서 찾아야 한다. 예수께서는 구약의 예배를 지지하셨을 뿐 아니라 구약의 제사 제도를 자신을 가리키는 것이라고 하셨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유대의 예배 제도의 본질이 변화되어 외식화 된 점을 지적하시면서 재해석되어야 함을 깨우치셨다.
구약의 시내산 사건이 하나님과 백성들이 만나는 예배의 모형이라면 하나님이신 예수께서 성육신하여 세상에 오신 사건은 예배의 완성인 것이다. 예수님은 세상에 오셔서 대속의 죽음을 죽으시고 부활하심으로 구약의 모든 제사의 원형을 이루셨다. 신약의 예배를 기술한 내용들은 3단계로 발전하고 있는 것을 보게된다. 아람어를 사용하는 유대인 기독교도들은 유대교의 전승과의 연속성을 단절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성전 예배를 드렸으며, 헬라적 유대인 공동체는 유대교 의식을 거부하는 과정에 있었다고 여겨지며, 기독교가 이방인에게 전파되면서 구약의 예배 의식은 새로운 차원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3. 초기 기독교 예배(제 4장)
사도 시대와 속사도 시대를 거치면서 예배에 관한 기술은 정경 이외의문헌들 가운데서도 나타나게 되는데 이들을 통해 기독교 초기의 예배의 모습을 유추해 볼 수 있다. 비두니의 총독이었던 '플리니의 서신'에는 당시 예배 의식의 일부를 엿볼수 있는 찬양과 애찬 등에 대한 묘사가 나와있다. '12사도의 교훈'은 애찬과 기도에 대해 보다 구체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후에 나온 져스틴의 변증 문서는 기독교 예배 구조에 대해 말씀과 주의 만찬의 2부 구조로 나누어 상세히 기술하고 있어서 매우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 초기 기독교의 예배가 말씀과 만찬의 2부 구조로 이루어졌음은 사도행전 2:42에서도 근거를 찾을 수 있다. 또한 기독교 초기의 예배는 회당에서 많이 이루어짐으로써 유대교와의 완전한 결별이 이루어지지 않고 형식면에서는 어느정도 영향을 받게된 것으로 여겨진다.
Ⅲ. 역사적 발전
성경과 2세기 까지의 초대 교회에 근원을 둔 예배는 5세기 까지의 고대와 중세 1000년을 겪으면서 역사적으로 계속 진행되어져 왔다. 중세는 교회가 권력의 상층부에서 타락과 부패를 거듭하던 시대였으므로 예배 자체도 초기 기독교의 예배와는 본질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며, 이는 결국 16세기에 이르러 초대 교회로의 회복을 주창한 종교 개혁을통해 예배의 일대 변혁을 이루게 되었다. 예배의 역사적 발전 과정을 고대와 중세의 예배와 종교 개혁과 이후의 현대 개신교의 예배로 구분하여 고찰한다.
1. 고대와 중세의 예배(제 5장)
가. 고대의 예배
고대의 예배를 파악할 수 있게 하는 문헌은 그리 많지 않다. 기독교가 아직 박해를 받고 있던 3세기는 로마의 히폴리투스가 지은 '사도적 전승'과 저자 미상의 '사도들의 보편적 가르침' 그리고 클레멘트와 오리겐의 글에서 피상적으로나마 예배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다락방 예배로 특징 지워지는 3세기 예배의 모습은 초기 기독교 예배 형식인 말씀과 만찬이라는 2부 구조에 많은 새로운 요소가 첨가되어 다소 복잡한 의식으로 발전하였다. 기도와 화평의 입맞춤, 수르숨 꼬르다(성찬 예배의 서언), 봉헌 기도(봉헌의 원의는 성찬식에서 떡과 포도주를 그리스도의 살과 피가 되게 함이다), 상투스(사 6:3과 계 4:8을 근거로 거룩하다를 세 번 외치는 것), 아나므네시스(그리스도의 수난과 부활과 승천을 기념), 에피클레시스(성령의 도우심을 기도함), 집사의 기도와 집전자의 중보 기도 등이 포함되었다.
4세기에 이르러 콘스탄틴 대제의 기독교 공인 이후 교회의 지위가 극적으로 바뀜에 따라 예배의 의식에 대한 활발한 연구가 이루어짐으로써 예배 형태가 많은 발전을 하게 되었다. 동방과 서방으로 나누어진 교회는 각각 나름대로의 예배 형태를 발전시켰는데 특히 동방 교회의 예배는 현란할 정도로 아름답고 장엄하였다고 한다. 서방 교회의 예배에 관한 문헌은 빈약하여 세부 내용을 확인하기가 어렵다. 아무튼 고대에는 고정된 예배 순서가 없었으며 지역의 역사적 문화적 특성에 따라 예배의 의식이 치루어진 것 같다.
나. 중세의 예배
중세는 예배의 의미에 변화를 가져 온 시기로 특징지울 수 있다. 하나는 신비적 의식으로서의 예배이다. 중세의 예배는 초대 교회에서 행하여진 예배의 본질적 추구보다 외형적 의식이 매우 중시되어졌다. 의식적인 형식은 그 자체로서는 나쁘지 않으나 그것이 수단이 아니라 목적화될 때는 본래의 메시지에 대치하는 경향을 띄게 된다. 이로 인해 예배 행위를 신비적인 것으로 만들면서 교회에 악영향을 미치고 만 것이었다. 예배가 각 나라의 언어가 아닌 라틴어로만 드려야 한다고 하는 점도 신비주의적 색채를 띄게 하는데 일조하였으며, 교회가 점차 제도화되어감에 따라 발생한 위계 질서 역시 교회의 본래 기능과 예배의 본질을 망각하게 만들어 갔다. 중세의 예배로 대표되는 미사는 나중에 희생 제사적 성격을 띄기 시작하였으며 심지어 죽은 자를 위해서까지 미사를 드리는 미신화로 치닫고 말았다.
또 하나의 특징은 수도원 운동에서 일어난 경건으로서의 예배이다. 수도원 운동은 교회의 세속화에 반발하여 시작되어 점차 교회내에 강한 영향을 끼친 형성 운동으로 변모하였다. 수도사들은 기도를 가장 중시하여 경건의 수단으로 여기었다. 중세는 회중의 참여가 거의 박탈당한 채 회중은 구경꾼에 지나지 않는 예배가 행해지고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2. 종교 개혁과 현재 개신교의 예배(제 6장)
가. 종교 개혁 시대의 예배
16세기에 행해진 종교개혁을 통해 중세 1000년의 어두움이 깨지면서 예배에도 많은 개혁이 이루어지게 되었다. 예배의 초점은 신비와 경건에서 이해와 체험으로 바뀌게 된다. 종교 개혁자들은 미사를 그리스도의 희생 제사의 반복으로 보고 이를 거부하였으며, 기계적 미사 행위에도 그리스도께서 임하신다고 하는 성례의 객관적 효능성을 담고 있는 화체설 또한 거부하였다. 하나님의 말씀을 회중이 알아들을수 있도록 선포하여야한다는 점에서도 그들은 공통된 견해를 가지고 있었다. 종교 개혁의 목적은 초대 교회로의 회복이었으므로 전통적 예배의 2부 구조를 유지하는데 역점을 두었다.
한편 종교 개혁자들간에는 크고 작은 견해차가 존재했다. 루터파와 영국 국교는 로마 카톨릭의 많은 부분을 받아들였으며, 쯔빙글리와 재세례파는 과거와의 완전한 단결을 기하여 교회에 유익이 될 수 있는 부분까지도 거부하는 극단적 양상을 나타내었고, 칼빈을 중심으로한 개혁 교회는 양자의 중간 입장을 취하였다.
나. 현대 개신교 예배
17세기부터 20세기에 이르는 개신교 역사의 발전 과정에 나타난 예배의 특징은 반예배적 경향, 말씀 이해의 강조 그리고 개인 체험의 지나친 강조의 세 가지 유형이다. 반예배적 경향은 영국의 청교도들 가운데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는데, 초기 침례교와 회중 교회 그리고 퀘이커 교도들은 예배의 내적 의미를 지나치게 강조하여 예배의 많은 의식을 없애는 경향이 있었다.
말씀 이해의 강조는 회중 교회와 장로 교회에서 현격하게 나타났다. 이들 교회는 설교에 비중을 두어 예배시에 2∼3 시간씩의 주해 설교 또는 강해 설교를 계속 하는 경우가 보통이었으며, 예배의 다른 요소들은 상대적으로 중요시 여기지 않았다. 초대 교회에서 말씀과 동등하게 중요시 되던 성찬이 장로교에서는 1년에 4회 정도 거행하게 되었다.
개인의 체험을 강조하는 경향은 경건주의, 모라비안 주의, 부흥 운동, 은사 운동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중에서 현대 기독교 예배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은 요한 웨슬레를 시작으로 한 18세기의 부흥 운동이었다. 부흥 운동은 회심과 개인의 체험을 중시할 뿐 아니라 이를 감정적으로 표현하는 수 많은 찬송을 지어냄으로써 찬송을 현대 개신교 예배의 한 특징으로 자리잡게 하였다. 또한 예배가 교회안에 국한되지 않고 장소에 상관 없이 행해질 수 있다는 것을 확립시킴으로써 가정 예배와 복음 전도를 위한 야외 집회라는 파격적 예배를 거행할 수 있게 만들었다.
현대 개신교의 예배 역사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성경적 예배 원리에 덧붙여서 예배자의 주관적 요소의 중요성을 무시할 수 없다고 하는 점이다. 따라서 지속적인 예배 갱신은 예배의 내용과 예배자의 체험이 적절한 균형과 조화를 이룰 때에 비로소 가능함을 인식해야 한다.
Ⅳ. 예배의 신학
이제까지 살펴본 예배의 근원과 역사적 발전과정을 토대로 예배가 어떠해야하는가를 연구한 것이 예배의 신학이다. 예배는 그리스도 중심적어야 한다는 것과 그리스도 사건을 공연한다는 것 그리고 이는 형식과 표징을 통해 공연된다고 하는 것의 세 가지 신학적 원리를 가지고 있으며, 말씀과 성찬이라고 하는 전통적 순서에 따라 드려진다.
1. 그리스도 중심(제 7장)
우리가 성부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만 가능한데 이는 예수께서 성부와 성부의 영광을 위하여 그의 모든 사역을 이루셨기 때문이다. 따라서 예배는 예수 그리스도의 전사역에 대해 그의 백성들이 성부 하나님께 찬양하는 행위가 되며, 그리스도 중심으로 되어야함이 자명하다. 그리스도 중심의 예배는 예배의 초점과 의미가 그리스도의 사역의 우주적 성격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는 사상에 근거한다. 그리스도의 사역은 창조에서부터 타락한 인간으로 인한 우주의 회복과 성육신, 죽으심과 부활, 승천 및 재림에 이르기까지 우주적인 것이다.
그리스도 중심의 예배가 갖는 의미는 예배에서 그리스도 사건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예배 가운데 교회의 구원의 근원이 된 역사적 사건들을 요약하고, 그리스도의 우주적인 모든 사역에 대한 선포를 계속 반복한다는 말이다. 결국 예배란 말씀과 성례로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을 선포함으로써 그의 사역을 반복하는 것이며, 이 같은 예배 행위를 통하여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가 현실화된다. 즉 예배를 통해 교회가 한데 모여지고, 구체적이고 유형적인 모습을 띠게 되며 체험을 갖게 된다. 그러나 예수님의 사역은 아직 끝나지 않았으며, 종말에 교회가 예수님과 함께 죄와 죽음을 이기고 최후로 승리할 때가지 교회는 예배를 통해 예수님의 사역을 반복하는 것이다.
2. 공연의 신학(제 8장)
예배는 역사적 사건들에 뿌리를 둔 우리와 하나님과의 관계를 극적으로 공연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예배에서 공연은 낭독(신앙고백, 찬송, 설교)과 극(의식)이라는 수단을 통해 이루어지며, 그 근거는 성경 말씀에 두고 있다. 예배는 신자들을 그리스도 사건과 연합시킬 뿐 아니라 역사상의 모든 신자들의 공동체와도 연합시킨다. 따라서 믿음으로 예배를 공연할 때 신자들은 그와 하나님과의 관계가 원상으로 회복되는 것을 다시 체험하며 동시에 구원의 기쁨도 맛보게 된다.
예배 공연의 원리는 성경에서 찾을 수 있는데 그것은 이미 역사상에 일어났던 하나님과 그의 백성간의 만남에 뿌리를 둔다. 따라서 단순한 공연이 아닌 하나님과의 인격적 만남이 강조될 수 밖에 없다.
구약과 신약에 나타나는 예배에서의 재진술을 통한 공연은 신앙고백과 찬송과 설교의 세 가지이다. 이들은 모두 언어라는 수단을 통해 전달된다. 신앙고백의 목적은 역사적 사건들을 요약해서 진술하는 데 있다. 오늘날과 같은 찬송이 불려지기 전인 17세기까지만 해도 예배시의 찬송은 주로 시편에 곡을 붙여 부르는 형태가 대부분이었다.예배에서 시편을 사용한 것은 시편 기자의 체험을 예배자들의 체험으로 재창조하려는 데 그 의도가 있었다. 우리가 오늘날 부르는 찬송도 한 실화를 진술하고, 한 사건을 공연하며, 그 사건을 바로 우리의 체험으로 재창조하려는 것이다. 설교는 말할 나위없이 하나님의 행하신 일을 재진술하는 행위이다. 설교는 과거를 오늘에 재창조하여 현실에 적용시키는 것이다.
극을 통한 공연이라함은 가시적이고 유형적이며 구체적 상징들을 통해 역사적 사건들을 재공연하여 전달하는 것이다. 구약의 성전 제사와 유월절 행사 그리고 신약의 주의 만찬은 극을 통한 공연의 대표적 모델이다. 극에는 외적 요소인 대본, 연출자와 배우, 대사, 음향, 동작, 만나는 시간, 공간의 사용이 있어야 하며, 내적 요소인 속도, 정서와 오관이 있어야 하는 것처럼 예배에 있어서도 이와 같은 요소들이 충분히 고려되어야 한다.
3. 형식과 상징의 신학(제 9장)
예배가 일종의 공연이라면 형식이 필요하다는 것은 자명하며, 그 형식은 단순히 외적인 요소가 아니라 영적 실재의 상징인 것이다. 시공을 초월한 존재이신 하나님의 아들이 시공의 제약이 있는 물질 세계속으로 오셔서 인간의 모습으로 인간들을 만나신 것처럼 그리스도인들은 가시적이고 유형적인 방법으로 예배 안에서 하나님을 만난다. 이 형식이 하나님과의 관계를 보여 주는 상징이다.
형식에 내재된 상징은 유한한 인간의 인식력으로 파악되지 못하는 것들을 고려하여 주어진 것이며, 이는 터툴리안의 말처럼 하나님께서 지상의 삶을 지배하는 물질적 본체를 천상의 대행자로 행할 수 있도록 만드셨다고 하는 개념과 일치한다. 형식의 신학적 근거는 창조, 계시, 성육신의 교리에서 찾을 수 있다. 하나님께서 물질을 창조하셔서 자신의 선하심을 보여주셨으므로 영적인 진리를 전달하는데 물질적인 수단이 사용될 수 있음은 당연하다. 하나님께서는 자신을 피조물로 나타내 보이시는 자연 계시와 역사적 사건에서 보여주신 계시와 예배 제도들을 통해 잘 드러내 보이신다. 성육신 교리는 형식의 신학의 핵심이다. 이 성육신 사건은 영적인 실재가 지상의 형태를 통해 알려질 수 있다는 원리를 강하게 확증시켜 주고 있다.
상징이란 눈에 보이는 것 이상의 어떤 것을 전달하는 수단이다. 다시 말해 상징 속에서 우리는 보는 것과 이해하는 것이 달라진다. 상징은 눈에 보이지 않는 실재와 접촉하게 함으로써 무엇인가를 계시한다. 예배에 사용되는 상징은 주의해서 다루어져야 함은 물론이다.
4. 순서의 신학
예배의 역사를 살펴본 바에 의하면 기독교의 전통적 예배의 기본적 구성 요소는 말씀과 성찬이며, 이를 기본으로 그 밖의 요소들이 추가되고 있는 것을 알았다. 앞에서 세 가지 예배의 신학적 원리를 규명하였으므로 이제는 실제적 예배 순서에 따라 말씀의 예배와 성찬의 예배를 살펴봐야 한다.
가. 말씀의 예배(제 10장)
말씀의 예배는 회중의 준비, 하나님의 말씀 그리고 회중의 응답이라는 세 가지 측면으로 나누어진다.
1) 회중의 준비
예배는 하나님을 공적으로 집합적으로 만나는 것이므로 초월적 특성을 지닌다. 따라서 유한한 존재를 만나주시는 하나님을 뵙기 위한 회중의 준비가 있어야 하며, 이 같은 만남을 경건하게 하기위해 많은 행동규칙과 규정이 발전되어 왔다. 가장 먼저 해야할 준비는 경건된 마음을 유지하기 위한 침묵이다. 침묵은 하나님이 찾아오심을 기다리고 성령님과 그의 메시지를 기대하는 신성한 내적 노력인 것이다. 다음은 입장행렬인데 종교 개혁 이후 폐기되어 오늘날의 교회에서는 거의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그 다음은 환영 인사로서 예배에의 부름으로 대체되기도 하나 단순한 평강의 기원일 수도 있다. 다음은 기원으로서 회중이 하나님 앞에 서고 예배의 사회를 보는 대표자가 하나님께 그들 중에 임재를 간구하는 것을 말한다. 다음은 하나님 찬양이다. 회중의 준비의 마지막은 죄의 고백과 회개로서 이를 통하지 않고서는 죄인의 신분으로는 하나님을 만날 수 없는 것이다.
2) 하나님의 말씀
하나님의 말씀의 선포 과정은 먼저 성경 봉독을 하고 이에 대한 회중의 응답이 있은 후에 설교로 이어진다. 설교는 케리그마가 기본이 되어야하나 디다케의 요소도 포함되어야 한다. 어느 쪽으로 치우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며 양자는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3) 회중의 응답
회중의 응답은 하나님께 대한 백성의 헌상으로 나타나야 한다. 이에는 음악의 헌상, 헌금의 헌상, 믿음의 헌상(신앙 고백을 통하여), 기도의 헌상(경배, 고백, 청원, 찬양, 감사의 5가지 기도)와 화평의 입맞춤(성찬식 직전에 행해지는 예가 흔하다)이 포함된다. 헌상의 진정한 뜻은 예배자가 자신의 모든 것을 드린다는 데 있다.
나. 성찬의 예배
1) 성찬의 본질
성찬(Eucharist)과 주의 만찬(Lord's Supper)이라는 용어는 신약 성경에 동시에 사용되고 있다. 성찬의 본질은 기념과 교제와 제사이다. 성찬을 제사의 개념으로 보는 데는 떡과 포도주가 그리스도의 희생의 상징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나 구약의 제사처럼 계속 속죄가 필요한 제사가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께서 단번에 이루신 희생 제사를 기념하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결국 떡과 포도주는 우리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의 능력을 선포하는 것이다. 우리가 그것을 믿음으로 받을 때 떡과 포도주가 상징하는 구원의 은혜도 신비한 방법으로 받게 됨은 예수께서 직접 말씀해 주셨다.
2) 성찬의 순서
예수님이 행하신 실제적 성찬의 모습(눅 24:30)을 살펴보면 성찬의 순서는 세분할 때 7가지 행동의 구조로 되어 있음을 알 수 있으나, 압축하면 취하기와 축사하기 그리고 떼기와 분배하기의 네 가지로 나타나고 있다. 이 네 가지 성찬의 순서를 통하여 그리스도의 사역이 극화 되고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취하기는 원래 회중 각자가 준비해온 떡과 포도주를 헌상하고 화평의 밉맞춤을 나누고 나서 집례자가 드려진 떡과 포도주를 취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성도들이 자기 자신을 하나님께 드린다고 하는 것을 상징하는 것이다.
다음의 축사하기에는 옛 문헌을 참고해 볼 때 몇 가지 의식이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서론적 대화, 서언과 상투스(거룩 3창) 그리고 감사 기도가 그것들이다. 서론적 대화에는 문안 인사와 서언(수르숨 꼬르다)이 포함되고, 서언과 상투스는 무엇 때문에 감사와 찬양을 드리는지를 선포하는 내용이며, 감사 기도는 삼위 일체 하나님께 구원의 은총과 베푸신 은혜를 감사하는 내용의 기도를 드리는 것이다.
떼기는 그리스도께서 교회 대신에 죽음을 당하시고 몸이 찢김을 당하신 사건을 상징하는 것으로 이에 해당하는 의식으로는 제정의 말씀, 아나므네시스(기념), 에피클레시스(임재의 간구) 와 중보 기도가 포함된다.
마지막 나누기는 그리스도의 몸과 피에 참예함이며 이는 그리스도와의 참다운 교제를 상징한다. 떡과 포도주의 영적 의미를 깨닫고 나서 성스럽게 그것들을 먹고 마심으로 여호와의 선하심을 맛보아 알며 육체의 모든 감각들을 성화시킬 수 있다.
이상의 네 가지의 성찬의 의식이 행하여진 후에는 마지막 축도와 퇴장 찬송으로 예배를 마치게 된다.
Ⅴ. 예배의 배경
예배는 시공의 세계에서 소리를 통하여 드려지므로 예배의 배경은 공간과 시간과 소리와 세상이 되는 것이다.
1. 예배와 공간(제 12장)
예배는 공간의 제약 없이 드려질 수 있지만 기독교는 통상적으로 예배 장소를 가지고 있다. 공간 사용에 대한 신학적 기초는 공간은 선하게 창조되었으나 인간의 타락으로 말미암아 그리스도께서 완전히 회복시키실 때까지 악한 자의 잠시적 활동 무대가 되었다는 것이다. 성육신의 사건은 공간이 더 이상 속(俗)으로만 남지 않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공간은 구속사적으로 이해하여야 할 필요가 있다.
구약은 특정 장소나 대상을 거룩한 공간으로 구별한 예가 많다. 특히 성막과 성전은 하나님께 관한 진리를 표현하는데 물질이 사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장소 성결의 원리는 구약이래 오늘날까지 유지되어 왔다. 성전이 훼파당한 이후 장소 성결의 신학적 원리는 회당으로 이어졌다. 회당은 성경이 보관된 법궤와 휘장, 메노라(7가지 등대), 베마(성경 봉독 및 설교단)와 강대상, 장로석과 회중석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회당의 구조는 기독교에서 어느 정도 그대로 받아들여 졌지만 중세부터는 아주 변질되어 교회 안에 격차와 계급이 생김으로써 사제는 예배를 드리고 회중은 예배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바라보는 역할만을 하게 되었다.
2. 예배와 시간(제13장)
창조 이전에는 시간이란 없으며 오직 영원 불변의 현재 만이 존재한다. 시간은 창조되었으므로 시작과 끝이 있으며 그 사이를 흐르고 있는 것이다. 시간은 카이로스(Time, Day) 와 크로노스(Chronicle)의 2종류가 있다. 기독교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시간관은 그리스도 중심의 카이로스적 시간관이다. 성육신, 죽음과 부활, 오순절 사건 등이 그것들이다. 한편 그리스도에 의한 창조 이후 역사의 흐름을 지나 종국에 도래할 재림과 완성이라는 연속적 시간인 크로노스 역시 중요하다.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 중심의 카이로스 시간을 크로노스 시간에 적용하여 매일 주기, 일주일 주기, 일년 주기의 시간 구분으로 하여 살아가야 하고, 예배는 세속 월력이 아닌 그리스도의 월력에 의함이 바람직하다.
3. 예배와 소리(제 14장)
예배에서의 소리에 관한 신학적 원리는 공간과 시간의 신학저 원리와 동일하다. 모든 피조물은 하나님을 찬양하도록 창조되었다. 찬양은 소리라는 물질을 통하여 바쳐지게 된다. 예배에서의 소리의 목적은 하나님의 영광과 구원 사역을 입증하는 것이며, 지상의 예배자들을 천상으로 끌어올려 천상의 예배자의 모임에 동참케 하는 것이다. 또한 찬송은 전회중의 집합적 통일성과 교제를 의미한다.
찬양 이외에 말씀의 선포 역시 소리이다. 예배시의 기도는 소리를 통해 드려지고 있다. 영창과 환호도 예배시에 사용되는 소리들이다.
소리의 사용은 교회의 역사를 거쳐 오면서 많은 변화를 겪었다. 따라서
교회에서 사용되는 음악적 소리에는 많은 다양성이 있다. 많은 음악에는 특정한 역사 시기나 특정한 민족성을 반영해 주는 특색이 있다. 따라서 교회에는 예배 갱신을 위한 음악적 자료가 풍부한 것이다.
4. 예배와 세상(제 15장)
예배는 세상 가운데 사는 그리스도인들의 개인적인 책임과 공동체로서의 책임과 연관되어야 한다. 세상이란 단어는 자연적 영역으로서의 세상과 악의 권세들로서의 세상의 두 범주로 사용된다. 따라서 예배와 세상과의 관계는 일치적 관계와 반대적 관계 그리고 예배가 세상을 변화시키는 관계의 세 가지로 나타난다. 일치적 관계는 세상을 자연적 피조 세계로 보았을 때 예배가 특정 시간과 공간에서 물질적인 방법을 통하여 이루어짐에서 본 관점이다. 예배와 세상의 반대적 개념은 세상이 악한 영들의 권세하에 있음으로 예배가 이러한 대적을 파악하고 하나님 안에서 순종으로 승리할 수 있음을 말함이다. 예배가 세상을 변화시킨다함은 예배를 통한 재창조의 염원과 그리스도의 몸으로서의 교회가 세상에 참여함으로써 피조 세계를 변화시키는 역할을 말한다. 하나님께 진정으로 예배를 드린다면 하나님의 백성은 적극적인 사회적 행동을 취하지 않을 수 없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부르신 것은 입술로만 경배하라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 전체로 하나님께 예배하도록 하기 위해서 부르신 것이다.
Ⅵ. 내일의 복음주의적 예배
이상에서 예배의 근원과 역사를 살펴보고 예배의 신학적 원리를 규명하였으므로 이제는 예배 갱신을 위한 몇 가지 제안과 모델을 제시해 본다.
1. 9가지 제안(제 16장)
예배 갱신의 핵심은 회중으로 하여금 하나님께 감사와 찬양을 드릴 수 있도록 능력을 주시는 성령의 능력을 회복하도록 하는데 있다. 참다운 예배를 드리기 위한 9가지 제안을 하고 있다. 가) 회중을 교육하라 나) 예배와 강론을 구분하라 다) 각 교파의 전통을 무시하지 말라 라) 예배의 방향을 사람이 아닌 하나님께로 향하도록 하라 마) 예배의 경외감, 존경심, 신비감, 초월 의식을 다시 회복하라 바) 공연을 통해 그리스도 중심성을 회복하라 사) 회중의 예배에의 참여를 높이라 아) 형식과 자유의 균형을 꾀하면서 자발성이 상실되지 않도록 하라 자) 예배와 삶의 모든 분야와의 관계를 회복하라
2. 세 가지 모델(제 17장)
예배 갱신의 신학적 원리와 앞의 9가지 제안을 종합하여 복음주의적 교회에 맞는 세 가지의 예배 모델을 제시하였다. 예배의 규모와 성격에 따라 자유스러운 예배, 계획된 예배, 공식적인 예배라는 이름으로 구분하였다.
자유스러운 예배는 소규모의 교회에 적합한 예배 형태라고 본다. 예배의 순서는 준비, 찬양, 중보 기도, 성경 봉독, 설교, 책임의 응답, 성찬과 축도이다.
계획된 예배는 중대형 교회에 유용하다고 보는 데 순서는 다음과 같다. 예배에의 부름(성가대의 찬양과 목사의 성경 읽음과 회중의 응답), 찬양과 찬미, 글로리아, 조명을 위한 기도, 구약의 교훈, 신약의 교훈, 설교, 응담에로의 초대, 찬송, 죄의 고백, 사유의 선언, 회중의 응답, 신앙 고백, 교회가 당면한 문제, 회중의 기도, 하나님의 신실하심에 대한 증거, 화평의 입맞춤, 헌상(헌금, 성가 혹은 특별 음악, 떡과 포도주의 바침, 송영), 주의 만찬으로의 초대, 감사, 주기도문, 성찬, 응답, 선언, 축도
공식적인 예배는 매우 세분화되고 의도적으로 구현되어 있어서 목사 뿐 아니라 회중까지도 많은 준비를 해야하는 예배이다.
예배는 교회에서 배우는 많은 것과 마찬가지로 배워야 하는 것이다. 오늘날의 예배는 축소되고 오해되어져 온 경향이 있으므로 예배를 원형으로 갱신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예배의 가치는 더 높여져야만 한다.
출처 : 부르신 님의 순종하여~블로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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