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노출/삶자락이야기

단속도 즐기면서 일해야지요.

하마사 2006. 12. 1. 06:34

작은 트럭을 가지고 노점상을 하시는 어떤 남자분을 심방하여

떡복이와 김밥말이, 오징어튀김과 고구마튀김, 그리고 오뎅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눈적이 있다.

함께 심방하던 여자집사님과 함께 길가 노점에서 뜨거운 오뎅국물을 먹으며

셋이서 나누는 이야기가 정감있었다.

이야기를 듣는 중에 마음에 새겨둘 내용이 있어 가슴에 담아두고 있다.

노점상을 하다보면 가장 힘든 부분이 구청단속반의 단속이라는 것이다.

흰색 타이탄 트럭을 타고와서 공익근무요원들과 함께 가스통과 집기들을

실어가기때문에 장사도 할 수 없을 뿐아니라 벌금도 내야 한다고 한다.

그래서 흰색차만 길가에 서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경험이 여러번 있었다고 했다.

처음에는 단속이 그리 심하지 않았는데 장사가 된다 싶으니까

단속의 횟수가 증가하더라는 것이다.

아마도 근처에 있는 같은 업종에 종사하는 분들끼리 경쟁이 되어

민원을 제기하기 때문으로 짐작하고 계셨다.

어쨓든 단속은 있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거기에 집착하고 신경쓰다보면 장사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마음을 달리 먹었는데 단속도 즐기면서 일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어차피 나오는 단속이라면 거기에 신경쓰며 일하기 보다 그것까지도 즐기면서

일하겠다는 마음을 먹으니 할만하다는 것이다.

어렵더라도 몇 년만 같은 장소에서 버티면 지금의 경제적 어려움도 해결할 수 있다고 한다.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맛있게 음식을 먹는 중에

길가시던 몇 분의 손님들이 찾아 음식을 드시기도 하고

사서 봉지에 담아가기도 하셨다. 

이제 주변에서 음식을 깔끔하고 맛있게 한다는 소문이 나서

단골 손님들이 많이 늘었다고 한다.

이야기를 나누며 먹고 있는 중에 

주변의 고등학교 여학생들이 점심시간을 이용해 우르르 몰려들어와 바쁘신 듯하여

짧게 인사를 나누고 노점상을 나왔다.

노점상을 하시면서도 장애물을 오히려 즐길줄 아는 여유와  

나름대로의 자기철학과 

나중에 자기 스타일에 맞는 음식점을 경영하겠다는 꿈을 가지고

일하시는 분을 만나 많은 것을 생각하였다.

음식도 맛있고, 사람도 좋고, 길목도 좋아

앞으로 잘 되리라는 확신을 가지고 기쁘게 노점상을 떠나왔다.

노점상 단속은 공무원들의 일이므로 단속하지 않을 수 없겠지만 

그것까지 즐기면서 일하시는 분은 당할 수 없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돈을 많이 벌어 그분의 꿈대로 멋진 음식점을 운영할 수 있는

그날이 올 수 있기를 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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