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심교회/목회자 칼럼

442. 초보운전 같은 인생

하마사 2026. 5. 29. 21:00

마치 정지해 버린 것만 같은 모니터 화면을 바라보며 마른침을 삼켰습니다. 최근 아버님의 낙상 사고와 이어진 수술실 앞에서의 대기는 목사인 저에게 큰 충격이자 깊은 깨달음의 시간이었습니다. '수술 시작', '수술 중', '회복 중'으로 분주히 바뀌는 다른 환자들의 상태를 보며 안도하다가도, 유독 아버님의 이름 옆에만 장시간 머물러 있는 '수술 중'이라는 세 글자 앞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마침내 화면이 '회복 중'으로 바뀐 순간, 그것이 얼마나 큰 하나님의 은혜인지 온몸으로 고백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동안 수없이 많은 병원 심방을 다녔지만, 아버님의 수술을 기다리며 마음 졸여보니 비로소 그때 성도님들이 겪으셨을 타는듯한 심정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경험하지 않고 아는 것은 참으로 피상적입니다. 신앙생활도 이와 같습니다. 하나님에 대해 지식적으로 안다거나 타인의 간증을 귀로만 듣는 것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욥이 고난의 터널을 지난 후 내가 주께 대하여 귀로 듣기만 하였사오나 이제는 눈으로 주를 뵈옵나이다(42:5)”라고 고백했던 것처럼, 우리 역시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직접 체험해야 비로소 삶을 변화시키는 능력 있는 신앙인이 될 수 있습니다.

안수를 받은 지 어느덧 26년이 흘렀지만, 저에게 목회는 늘 '초보운전' 같습니다. 처음 결혼하여 남편이 되었을 때도, 아버지가 되고, 시아버지가 되고, 손주들의 할아버지가 되었을 때도 저는 언제나 서툰 초보였습니다. 주심교회를 개척해 담임목사가 된 지금, 제법 초보 딱지를 뗐다 싶다가도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면 한 걸음도 뗄 수 없는 여전히 초보임을 깨닫습니다. 늘 곁에 계실 줄 알았던 부모님이 순식간에 떠나실뻔한 일을 겪으며, 저의 '초보 아들' 됨을 다시금 통감했습니다.

인생은 죽을 때까지 배우고 경험하는 초보운전의 연속입니다. 다행히 성경이라는 훌륭한 내비게이션 안에는 우리가 닮아야 할 신앙의 모델들과 경계해야 할 수많은 믿음의 선배들이 있어, 인생의 여러 길을 미리 경험하는 유익을 줍니다. 초보운전자는 늘 겸손히 배워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허락하시는 삶의 모든 경험은 결코 우연이 아니며, 훗날 누군가의 아픔을 진심으로 공감하고 도우라고 주시는 지혜의 도구입니다.

마침 나라와 지역의 일꾼을 뽑는 지방선거 기간입니다. 화려한 경력과 능력을 자랑하기보다, 수많은 경험 속에서도 '초보'와 같은 겸손함으로 국민을 섬길 진짜 일꾼들이 세워지기를 소망합니다. 평생 초보운전자의 마음으로, 오늘도 주님의 인도하심을 겸손히 구하며 사명의 길을 걸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