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심교회/목회자 칼럼

403. 자신의 들보와 남의 티

하마사 2025. 8. 30. 14:59

섬김실에서 프린터에 잉크를 보충하다가 바닥에 쏟아 화장지와 물티슈로 닦으며 곤혹을 치렀던 경험이 있습니다. 아마도 다른 사람이 그랬으면 조심했어야지하면서 핀잔을 주었을 겁니다. 자기에게는 관대하고 타인에게는 엄격한 잣대를 가지고 대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제가 종종 그렇게 하는 못된 버릇이 있습니다.

사람 사이 갈등의 요인도 이런 태도의 문제에서 비롯됩니다. 성경에도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어찌하여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고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7:3). ‘들보는 집을 지탱하는 큰 나무, 즉 쉽게 보일 수밖에 없는 거대한 결함을 뜻합니다. 반면 는 나무 조각의 작은 가시나 먼지를 말합니다. 자신에게는 큰 잘못이 있으면서도, 다른 사람의 사소한 흠조차 참지 못하고 비난하는 모습을 책망하는 말씀입니다.

가정에서 부모가 TV나 스마트폰에 몰입하면서, 자녀에게는 공부에 집중하라며 잔소리를 퍼붓는 경우가 그렇습니다. 정치나 사회 문제 속에서도 자신은 크고 무거운 책임을 회피하면서 상대의 작은 실수만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모습들이 벌어집니다. 심리학적으로 보면, 이는 투사(projection)라는 방어기제와 연관이 있습니다. 자신의 부족함을 직시하는 것은 불편하고 두렵습니다. 그래서 무의식적으로 그 불편함을 다른 사람에게 떠넘기며, 남의 허물 속에서 자신의 문제를 외면하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태도는 결국 신뢰를 잃고, 인간관계를 악화시키며, 공동체를 파괴하고, 자신을 성찰할 기회를 놓치게 만듭니다.

더 큰 문제는 이 현상이 집단으로 나타날 때입니다. 집단 내부의 잘못은 감추거나 무시하면서, 외부 집단의 작은 흠은 크게 부풀려 공격하곤 합니다. 이는 공동체의 갈등을 심화시키고 대화의 가능성을 차단합니다.

먼저 자신의 들보를 돌아보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불평과 비난이 입 밖으로 나오려 할 때, “혹시 나에게도 비슷한 문제가 있지 않은가?”를 먼저 묻는 태도 말입니다. 또한 타인의 작은 실수에는 관대하게, 자신의 허물에는 엄격하게 대하는 균형 감각이 필요합니다. 이런 균형 감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 공동체가 행복할 수 있습니다. 주심가족들이 다른 사람의 티를 보려 하기보다 자신의 들보를 먼저 보려 하는 자세로 살아서 공동체를 행복하게 만드는 축복의 통로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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