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먹는 밥맛도 다릅니다. 어떤 날은 진밥이 되는가하면 어떤 날은 고두밥이 되기도 합니다. 주부들이 매일 하는 밥이지만 어렵다고 합니다. 이번 휴가 중에 처가식구들과 1박 2일로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처남이 밥 타박을 했습니다. 매일 하는 밥인데 왜 이렇게 질게 하느냐며 본인이 밥을 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날은 물 조절을 잘하여 밥이 잘 되어 다행이었습니다. 한 끼는 잘 할 수 있어도 매끼 잘 할 수는 없습니다.
주부들이 매일 하는 밥이 어렵듯이 목사도 매주하는 설교가 어렵습니다. 설교준비를 많이 했는데 죽을 쑤는 경우도 있고, 준비가 부족하여 어렵다 했는데 잘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주부들이 매끼 반찬을 무엇으로 할까 고민하듯이 목사는 설교본문을 어디로 정할까, 제목은 무엇으로 할까 고민합니다. 설교를 하고 기분이 좋을 때가 있지만 쥐구멍을 찾아 들어가고 싶은 날도 있습니다.
야구선수들이 3할 타율이면 훌륭한 선수이듯이 목사님들도 설교하여 3할만 은혜를 끼쳐도 훌륭한 설교자라고 위안을 삼기도 합니다. 하지만 교회에 처음 나온 VIP가 예배를 드리는 날에 설교자가 죽을 쑤면 문제가 심각합니다. 한 영혼이 실족하여 교회를 멀리하면 설교자의 책임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매주하는 설교도 늘 긴장이 되기 마련입니다.
간증을 부탁하면 떨려서 못한다는 분들이 있습니다. 강단에 서는 것이 떨린다고 합니다. 저도 매주 떨린다고 하면 믿지 않습니다. 진짜로 떨리고 긴장됩니다. 매주일에 맛있는 밥과 반찬으로 영의 양식을 공급해야지 하고 준비하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이번 주 설교도 그렇습니다. 진밥이면 소화가 잘 되겠구나 하시고, 고두밥이면 꼭꼭 씹으라는 뜻으로 알고 드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쌀밥도 있지만 때로는 보리밥, 현미밥, 잡곡밥이 섞일 때도 있듯이 영의 양식도 골고루 잘 드셔야 건강한 신앙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어떤 밥이 될지 저도 궁금합니다. 어떤 분에게는 맛있는 밥이 되겠지만 다른 분에게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데... 주심가족 모두에게 맛난 밥을 매주 해드리고 싶은 영의 양식을 준비하는 주방장의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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