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명 교인 이름 모두 외운 목사 "선한 목자는 羊의 이름 기억해야"
내수동교회 담임목사 시절 매년初 모든 교인 집 방문하고 교인 사망하면 직접 殮 해줘
하루 4시간씩 신·구약 정독 "은행에 예금해야 찾을 돈 있듯 성경 읽어둬야 설교할 수 있어"
900명 교인과 그 자식, 손자들의 얼굴과 이름을 모두 왼 목사, 예배 결석한 교인들에게 일일이 전화하고 찾아가 안부를 챙긴 목사, 매년 1~2월엔 달동네 꼭대기까지 교인들의 집을 모두 찾아다닌 목사, 세상 떠난 교인을 자기 손으로 염(殮)한 목사, 이 모든 일에 대해 "목사라면 응당 할 일"이라고 말하는 목사…. 서울 내수동교회 박희천(90) 원로목사다.
박 목사가 최근 자서전 '내가 사랑한 성경'(국제제자훈련원)을 펴냈다. 후배, 제자들의 강권으로 펴낸 이 책을 펼치면, 가난하지만 목회의 원칙이 살아 있고 따뜻한 정(情)이 흐르는 가족적 교회의 풍경이 그려진다.
박 목사는 평안남도 대동 출신으로 평양신학교를 다니다 6·25 때 단신 월남해 갖은 고생 끝에 목사 안수받고, 미국 유학을 다녀왔다. 내수동교회에 담임목사로 부임한 것은 1975년. 주민(住民)이 거의 없는 도심 한복판에 위치한 데다 시설도 보잘것없고, 교인 가운데 유명 인사도 없는 "사람들이 찾아올 만한 조건을 단 하나도 갖추지 못한 곳"이었다. 게다가 스스로 '처세 무능력자' '둔하고 눈치 없고 말도 못한다'고 생각한 박 목사는 설교에 목숨 걸었다. "교인들의 주일을 영적, 질적으로 다른 천(千) 날보다 나은 하루로 만들어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유학 시절인 1968년부터 시작한 하루 4시간씩 성경 읽기에 더욱 열정을 쏟았다. "주일 강단에서 힘 있는 설교를 하려면 성경 본문을 최소 하루 4시간씩 읽지 않고는 안 됩니다. 은행에 예금을 해야 찾을 돈이 있듯이 성경을 예금해놓아야 말씀을 찾아 쓸 수 있지요." 방식도 철저했다. 책상에 앉을 때와 일어날 때 시간을 적었다. 취침 전 그날 책상 앞에 앉았던 시간을 계산해보고 모자라면 마저 채우고 잤다. 그 결과 설교는 성경 본문 위주로 묵직하고 짧아졌고, 감동은 더 커졌다. 성경 본문보다 예화를 늘어놓는 설교 방식은 '풍유적(諷喩的) 해석'이라며 멀리했다.
또 한 가지, 담임목사로서 비장의 무기는 '출석 체크'였다. 매주 예배가 끝난 일요일 오후 7시부터 출석부를 놓고 전화를 돌렸다. "제가 남달리 예민해서인지 몰라도 교인들이 예배에 빠지면 몸이 아픈가, 사고 났나 싶어 걱정됐어요. 그래서 전화 걸고 찾아갔죠. 박토(薄土)에 농사지으려면 김이라도 한 번 더 매야지요. 성경에도 '선한 목자는 양(羊)들의 이름을 기억한다'고 하셨잖아요." 자연히 교인들의 이름도 외게 됐다. 매주 토요일엔 교인 명부를 펴놓고 다시 암기했다.
박 목사는 평안남도 대동 출신으로 평양신학교를 다니다 6·25 때 단신 월남해 갖은 고생 끝에 목사 안수받고, 미국 유학을 다녀왔다. 내수동교회에 담임목사로 부임한 것은 1975년. 주민(住民)이 거의 없는 도심 한복판에 위치한 데다 시설도 보잘것없고, 교인 가운데 유명 인사도 없는 "사람들이 찾아올 만한 조건을 단 하나도 갖추지 못한 곳"이었다. 게다가 스스로 '처세 무능력자' '둔하고 눈치 없고 말도 못한다'고 생각한 박 목사는 설교에 목숨 걸었다. "교인들의 주일을 영적, 질적으로 다른 천(千) 날보다 나은 하루로 만들어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유학 시절인 1968년부터 시작한 하루 4시간씩 성경 읽기에 더욱 열정을 쏟았다. "주일 강단에서 힘 있는 설교를 하려면 성경 본문을 최소 하루 4시간씩 읽지 않고는 안 됩니다. 은행에 예금을 해야 찾을 돈이 있듯이 성경을 예금해놓아야 말씀을 찾아 쓸 수 있지요." 방식도 철저했다. 책상에 앉을 때와 일어날 때 시간을 적었다. 취침 전 그날 책상 앞에 앉았던 시간을 계산해보고 모자라면 마저 채우고 잤다. 그 결과 설교는 성경 본문 위주로 묵직하고 짧아졌고, 감동은 더 커졌다. 성경 본문보다 예화를 늘어놓는 설교 방식은 '풍유적(諷喩的) 해석'이라며 멀리했다.
또 한 가지, 담임목사로서 비장의 무기는 '출석 체크'였다. 매주 예배가 끝난 일요일 오후 7시부터 출석부를 놓고 전화를 돌렸다. "제가 남달리 예민해서인지 몰라도 교인들이 예배에 빠지면 몸이 아픈가, 사고 났나 싶어 걱정됐어요. 그래서 전화 걸고 찾아갔죠. 박토(薄土)에 농사지으려면 김이라도 한 번 더 매야지요. 성경에도 '선한 목자는 양(羊)들의 이름을 기억한다'고 하셨잖아요." 자연히 교인들의 이름도 외게 됐다. 매주 토요일엔 교인 명부를 펴놓고 다시 암기했다.
가정 방문(심방)은 양들의 속사정을 정확히 알기 위해서다. 부자 교인 집에서 귀한 과일을 내놓을 땐 거의 입에 안 대고, 가난한 교인이 식혜를 내놓으면 단번에 들이켜고 "한 그릇 더!"를 외쳤다. "가난한 사람들은 사회에서 상처를 받고 억울한데 교회에서까지 빈부차를 느끼면 안 되죠." 심방 원칙 중 하나는 '맞춤 설교'다. 가정 방문 전 설교 주제를 미리 정하지 않고 직접 만나서 가정사를 들어보면서 딱 맞는 성경 구절을 떠올려 설교한다는 것. 평소 성경 66권을 다 암송하는 수준의 '뇌리 성경 일람표'가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이렇게 박토에 김을 맨 덕에 1998년 그가 은퇴할 때에는 출석 교인이 875명까지 늘었다.
내수동교회는 1970~80년대 대학부의 활발한 활동으로도 유명했다. 오정현(사랑의교회) 김남준(열린교회) 박경남(수지제일교회) 박성규(부전교회) 박지웅(내수동교회) 송태근(삼일교회) 오정호(대전 새로남교회) 임계빈(성남 중앙단대교회) 화종부(남서울교회) 목사 등이 이 교회 출신 목회자. 이들은 이 책에서 박 목사와 관계된 자신들의 체험을 적고 있다.
박 목사에게 후배 목회자들을 위한 조언을 청했다. "저는 평생 금강산을 못 가봤습니다. 그래서 금강산 이야기 못 합니다. 목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성경 많이 본 사람만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목사라면 성경을 덮어놓고 많이 읽어야 합니다."
내수동교회는 1970~80년대 대학부의 활발한 활동으로도 유명했다. 오정현(사랑의교회) 김남준(열린교회) 박경남(수지제일교회) 박성규(부전교회) 박지웅(내수동교회) 송태근(삼일교회) 오정호(대전 새로남교회) 임계빈(성남 중앙단대교회) 화종부(남서울교회) 목사 등이 이 교회 출신 목회자. 이들은 이 책에서 박 목사와 관계된 자신들의 체험을 적고 있다.
박 목사에게 후배 목회자들을 위한 조언을 청했다. "저는 평생 금강산을 못 가봤습니다. 그래서 금강산 이야기 못 합니다. 목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성경 많이 본 사람만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목사라면 성경을 덮어놓고 많이 읽어야 합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1/13/2017011300012.html
-조선일보, 2017/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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