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호 높은뜻연합선교회 목사]
최근 펴낸 '마하나임:하나님…' 돈·재정 관리 관한 생각 풀어
"헌금, 교인의 피땀임을 기억해야" 올 연말 은퇴… 연금 140만원 생활
"돈은 무서운 것이다. 돈에는 장사(壯士) 없다. 훈련을 받아놓지 않으면 거의 백발백중 돈에 무너지게 된다."
현직 목사가 쓴 책인데, 온통 '돈' 이야기다. 높은뜻연합선교회 대표 김동호(65) 목사가 최근 펴낸 '마하나임:하나님의 군사'(규장)이다. '마하나임(mahanaim)'은 '하나님의 군대'라는 뜻. 하나님의 군사로 역할을 하기 위해선 먼저 재정 훈련부터 제대로 받아야 한다는 취지다.
김 목사는 또 '깨끗하고 바르게 돈을 벌고, 돈에 대해 책임지는 삶'을 강조한 것으로 유명하다. 저서 '깨끗한 부자'(규장·2001)는 개신교계에 '청부론(淸富論) 대 청빈론(淸貧論)' 논쟁을 촉발시키기도 했다.
◇목사도 절약하고 저축해야 한다
예민한 돈 이야기인 만큼 김 목사는 먼저 자신의 이야기부터 한다. 김 목사 돈 관리의 기본 철학은 '남에게 폐 끼치지 않기'이다. 절약과 저축이 기본이다. 김 목사는 부친이 '쌀 한 가마 반 값'을 월급으로 받던 학교 수위였지만 당시에도 저축을 했다고 한다. 그는 수입의 10분의 1을 하나님께 바치는 십일조(十一條)를 넘어 10분의 4~5를 헌금한다. 한때 10분의 7까지 헌금했지만 너무 힘들어서 포기했다고 한다. 그러고도 저축과 국민연금은 꼬박꼬박 붓는다. 신용카드 대신 잔고가 있어야 쓸 수 있는 현금카드를 쓰고, 할부로는 물건을 사지 않는다. 자택의 식탁과 소파는 30년 된 물건이다. 꽉 막힌 자린고비일 것 같지만 큰돈을 헌금할 때는 과감하다.
그는 올 연말 은퇴한다. 높은뜻연합선교회는 '원로목사' 제도가 없다. 그는 은퇴 후엔 연금 월 140여만원으로 생활할 계획이다. 그는 "문제없다"고 자신한다. 평소에 훈련이 됐기 때문이다.
◇돈, 훈련해야 잘 쓸 수 있다
김 목사가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공적인 돈 관리'이다. 이런 예도 소개한다. 한번은 김 목사의 선배 목회자로 NGO 활동을 하는 분이 김 목사를 초대했다. 그 선배는 특급호텔에서 식사와 사우나를 대접한 후 김 목사에게 고급 케이크를 선물하며 "더 많은 후원을 부탁한다"고 했다. 김 목사는 다음 날 그 이전부터 해오던 후원도 끊어버렸다. "기관의 돈을 그렇게 헤프게 쓰는 곳에 교인들의 헌금을 보낼 수는 없다"는 생각이었다. 공적인 돈에 관해 김 목사는 "교인들의 피와 땀을 생각하라" "정직하라"는 원칙을 강조한다.
그가 지금도 잊지 못하는 헌금은 25년 전 한 독거 할머니가 낸 '1만3000원'이다. 1990년대 초 동안교회 담임목사로 '이삭줍기 헌금 운동'을 벌이던 시절이다. 한 달에 한 번 일상생활에서 아낀 돈을 사연과 함께 헌금하는 방식이었다. 공장에서 하루하루 일당 받으며 생활하던 할머니는 1만1000원과 함께 '공장 하루 품삯'이란 사연을 적었고, 그다음 달에는 1만3000원을 내면서 '잔업을 해서 2000원을 더 받았다'고 적었다.
◇공짜 구제는 안 된다
김 목사가 구제사업을 할 때의 원칙 중 하나는 '공짜는 없다'이다. 그는 아프리카 말라위의 한 마을을 도우면서 신발 한 켤레, 티셔츠 한 장 보내지 않았다고 한다. 대신 장사 밑천을 주고 스스로 벌어서 신발과 옷을 사도록 했다. 열매나눔재단과 PPL재단 등을 통해 국내외 여러 단체·지역을 지원하지만 '원금의 80%는 갚는다'는 원칙을 지키려 애쓴다. 베트남의 한 지역에서는 노점상 100명에게 25만원씩 지원했는데 1년 후 거의 100% 회수했다고 한다.
김 목사는 지금 '마하나임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먼저 백사장 프로젝트. 탈북자, 다문화가정 등 사회적 취약 계층의 자립을 도와 100명의 사장을 만들겠다는 꿈이다. 또
SIB 프로젝트도 있다. 지적장애인들이 정상적인 사회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젝트다.
그는 책에서 돈에 관해 '당뇨병에 걸리면 안 된다'고 적었다. 당뇨병에 걸리면 혈액이 신체 구석구석까지 닿지 않듯이 돈도 세상 구석구석 흘러가야 한다는 것. "'흐름'은 생명을 만들고, '빨아들임'은 사망을 만든다." 그가 목사이면서 돈 이야기를 거듭하는 이유다.
-조선일보, 2016/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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