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문학

간송문화전 6부를 다녀온 후

하마사 2016. 6. 30. 18:03

카록으로 보내주시는 엄영주 님의 글을 올린다.

일상의 이야기를 재미있고 해박하게 기록하는 은사가 있으신 듯.

 

안녕하세요? 엄영주 더위 피한 얘기 하나 올림니다. 심심풀이로 읽어주세요. 정말 시원한 곳이예요

 

날씨가 덥죠. 사실 여름은 더운 것이 당연한데 우리가 호들갑 떠는 것은 아닌지요?

그제 동대문 DDP(Dream Design Play) 에서 기획전으로

열리는 간송문화전 6부 풍속 인물화-일상, 꿈 그리고 풍류전을 갔었어요.

김홍도, 신윤복 그리고 장승업을 비롯한 조선시대 화가들의 작품입니다. 참 겸재 정선이 빠졌네요. 풍속화 속에는 자연과 교감하고 술과 놀이를 곁들이며 인간 고유의 본능을 풀어나가는 선조들의 모습이 있었습니다.

2시간여 머문 후 냉면과 곁들인 우리술로 흥을 찾고 맥주까지 같이했지만 내가 좋아하는 춤은 추지 못했으니 이땅의 선조들의 삶을 따라하기도 어렵네요.

 

사실 간송 전형필은 나의 고등학교 선배라 남달리 친근감을 느껴 성북동을 3번이나 찾았지만 줄만 서다 오고 짝사랑으로 끝났는 데 이렇게 쉽게 보다니 이를 기획한 서울시에 대한 나의 미움이 사라짐니다. 애증은 같은데서 나오나봄니다.

 

한 30여년 전 화랑도가 뭐냐! 하는 의문이 들어 겁도없이 찾아보니 '세속오계' 운운! 이해되지 않았는 데 한마디로 뭐냐고 따지니 누군가 '풍류'라고 얘기해줘 이해하게 되었는데..

그러고 보니 화랑들이 자연 속에 노래하고 춤추며 사랑까지 하다 임금에게 충성하고 나라까지 구한다니 이보다 멋진 삶이 있을까 하는 생각을 가진 적이 있습니다.

 

이 풍류가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1번출구 DDP에 왔다니 그리고 얼마 더 머물지 않고 성북동으로 간다니 8월28일 전에 한번 더 봐야겠습니다. 사실 나는 명작이라 해도 2번이상 읽은 적이 없지만 음악과 그림은 감상도 하고 보기도하고 맘대로 합니다.

 

사실 나는 이곳을 땅 속으로만 다니며 전철을 갈아탔습니다. 역 이름이 너무 길어 곤혹스러워 하며 천장을 뚫고 나가면 어딜까하는 생각을 했는데 오늘 나와보니 아니 내가 중.고등학교 다닐 때 신당동에서 원서동까지 걸어다니던 경로가 아닙니까. 그리고 야구 응원하러 전차표, 버스표를 꿔(빌려)서 오던 곳이 었습니다. 당시 시간 맞쳐 가려면 친구 힘을 빌려야 했습니다. 계림극장은 안보였습니다.

 

DDP 건물 자체만 봐도 밑지지 않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상하다 흉물스럽다고 언론에서 떠들었는데 와서 보니 대단합니다. 더구나 이것을 설계한 사람이 페르시아 출신 여성이라니 인류문명 발상지가 담겨있을 것입니다. 뭐가 안타까워 흉물스럽게 설계했을까요? 안타까운 것은 이 사람이 얼마전 죽었다는 것입니다. 훌륭한 사람은 오래사는 법이라도 제정했으면 합니다. 꼭 필요한 법은 꼭 폐기되니 괜한 생각을 합니다.

 

그러고 보니 나를 포함한 오늘의 사람들은 불평불만, 비판이라는 중병에 걸린 것 같습니다. 냉철한 이성으로 비판하라고 가르칩니다. 떠도는 SNS상의 유머가 생각납니다. 니체가 신이 죽었다 하자 사람들이 신이 죽도록 정부는 뭐했느냐고 따졌다는 우스개 소리입니다.

풍류 속에 분노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옛 그림 풍속화에서 풍류와 힐링을 보았다면 과장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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