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에서 목사님의 설교를 듣다 보면 ‘장님’ ‘벙어리' ‘난장이' 등 장애인을 비하하는 용어들이 자주 등장한다. 국내에 번역된 개역한글이나 개역개정판 성경에도 이런 단어가 나온다. 그러나 앞으로는 이런 말들을 쓰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사단법인 한국장애인선교단체총연합회(한장선·회장, 윤형영 목사·사진)는 오는 8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 에이레네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애인을 지칭하는 비속어나 욕설 등 인권침해 소지가 큰 용어를 교회 설교나 행사 등에서 사용하지 말아 주길 촉구할 예정이다.
한장선은 “일반 사회에서의 장애인에 대한 인식과 제도가 차츰 나아지고 있는 시점에 정작 모범이 돼야 할 한국교회는 장애인을 비하하거나 부적절한 용어들을 여전히 사용하고 있다”며 기독교계의 각성을 촉구했다.
이어 “이러한 현상의 원인은 무엇보다 한글성경에서 장애인을 지칭하는 잘못된 용어가 시정되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며 “이런 부적절한 언어 사용은 장애인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되기에 성경과 설교에서의 올바른 용어사용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장선은 시각장애인을 가리키는 ‘맹인’ ‘장님’ ‘소경’ ‘봉사’ ‘애꾸’ 등을 사용하지 말고 설교에서 인용하는 것을 자제하되 부득이 사용할 때는 ‘시각장애인’으로 사용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성경에 나오는 ‘귀머거리’ ‘귀먹음'이라는 표현도 ’청각장애인'으로 바꿀 것을 요구했다(표 참조).
한편, 한장선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총무 김영주 목사)는 장애인의 날인 4월 20일이 지난 첫째 주일을 ‘장애인 주일’로 제정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국민일보, 2016/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