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골드러시가 시작되기 전, 온 유럽은 ‘엘도라도’의 열병으로 홍역을 치렀습니다. 스페인어 ‘엘도라도’는 ‘황금가루를 칠한 사람’이란 뜻으로 콜롬비아 인디언 마을의 전설적인 통치자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그는 축제 때가 되면 온 몸에 황금 가루를 칠한 채 축제를 주관했고, 축제가 끝난 뒤에는 호수에 들어가서 황금 가루를 씻었습니다. 그때를 맞춰 신하들은 온갖 보석과 황금으로 만들어진 물건들을 호수 속으로 던졌습니다. 그래서 그 호수의 바닥에는 온통 황금으로 가득 차 있다는 것입니다. 이 전설 같은 이야기가 유럽으로 전해진 뒤, 엘도라도는 황금 마을을 지칭하게 되었습니다.
수많은 유럽인들이 엘도라도를 찾아 남아메리카로 건너갔습니다. 그들의 행렬은 미국의 골드러시가 시작되기 전까지 이어졌지만 모두 허탕을 치고 말았습니다. 누구도 엘도라도를 발견하지 못한 채, 시간과 물질만 낭비하고 말았습니다.
인간은 저마다의 엘도라도를 찾기 위해 인생을 낭비해 왔습니다. 오늘날이라고 예외는 아닙니다. 지금도 전 세계는 경제 전쟁을 벌이고 있으며, 돈이 인간의 최고 가치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엘도라도를 찾는 일에 인생을 걸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세상에서 생명보다 소중한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단 한 번 밖에 살 수 없는 생명보다 더 귀한 엘도라도가 어디 있겠습니까? 죽음 앞에서는 아무리 값비싼 보석이라도 길바닥의 돌멩이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이것을 아는 것이 지혜입니다. 그리고 지혜로 자신을 가꾸는 사람이 진정한 엘도라도입니다.
이재철 / 한국기독교선교100주년기념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