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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문제는 목사들 책임" 그 고백 쟁쟁한데…

하마사 2014. 9. 19. 23:08

[내달 개봉 다큐 '제자 옥한흠' 제작·감독 맡은 김상철 목사]

"언행일치 玉 목사 생전 말씀… 한국교회에 필요한 '쓴 약'"
감동의 98분, 23·27일 시사회

  
	다큐 '제자 옥한흠' 포스터 사진

  다큐 '제자 옥한흠' 영화의 포스터. 

 

 "바울이 엄격하게 경고하는 말씀이 나옵니다. 낮에와 같이 단정하게 행하라. 방탕하게 하지 말고, 술 취하지 말고, 음란하지 말고, 호색하지 말고, 쟁투하고 시기하지 말고, 오직 주 예수그리스도로 옷 입어라."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검은 화면에서 목소리만 쨍쨍 울려 퍼진다. 고(故) 옥한흠(1938~2010) 목사의 생전 설교다. 화면은 점차 밝아지더니 파도치는 바닷가와 휘황찬란한 네온으로 물든 서울 야경(夜景)이 펼쳐진다. 10월 말~11월 초 개봉 예정인 98분짜리 다큐 영화 '제자 옥한흠'(감독 김상철)의 도입부다.

옥 목사는 21세기 한국 개신교계에 큰 메아리를 던진 목회자. 1978년 서울 서초동에 사랑의교회를 개척한 그는 한국 교회의 무게중심을 신자들에게로 옮기려 애썼다.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제자훈련'이 바로 그랬다. 신자 모두가 예수님처럼 살자는 것이었다. 그래서 목회자의 말씀보다는 예수님의 말씀 공부를 시켰고, 신자를 동역자(同役者)로 삼으려 했다. "신자 키우다 큰일 난다"는 주변 목회자들의 충고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세 가지에 '미쳤'고, 두 가지를 포기했다. 대학생(청년), 제자훈련과 사랑의교회에 미쳤고, 가족과 건강을 포기했다. 그 결과, 요즘 기준으로는 너무도 아까운 만 72세에 세상을 떠났다.

영화를 만든 김 감독은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 소속 목회자. 김 감독은 영화를 따로 배운 적도, 생전에 옥 목사의 손 한번 잡은 적도, 먼발치에서나마 만난 적도 없다. "누군가 지금 한국 교회에 대해 이야기할 사람이 필요한데, 결국은 옥 목사님의 생전 말씀이 지금도 그대로 한국 개신교에 '입에 쓴 약'이더라"고 영화를 만들게 된 동기를 말했다. 제작비 역시 그가 대표로 있는 파이오니아21연구소가 감당했다. 작년 초부터 옥 목사의 부인 등 유가족을 비롯해 오정현 목사 등 사랑의교회 관계자 그리고 옥 목사와 가까웠던 손인웅(덕수교회 원로), 이동원(지구촌교회 원로), 이찬수(분당우리교회) 목사 등의 인터뷰를 따고, 2007년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평양대부흥 100주년 기념 예배' 설교 등 옥 목사의 대표적 설교 동영상을 재편집했다.


	10월 말 개봉 예정인 다큐 영화 ‘제자 옥한흠’의 한 장면을 설명하는 김상철 감독 사진
10월 말 개봉 예정인 다큐 영화 ‘제자 옥한흠’의 한 장면을 설명하는 김상철 감독. 그는 “영화를 만들면서 교회와 제자 훈련에 미쳐서 가족과 건강을 돌보지 못한 옥 목사님의 삶에 새삼 가슴이 아팠다”고 말했다. /이덕훈 기자

화면 속에서 옥 목사는 여전히 울부짖고 있다. "하나님의 아들이 어떻게 나를 사랑해서 돌아가셨는지, 좁고 얄팍한 내 깨달음으로는 도무지 알 수 없다." "겉으로 보기에 화려한 교회일수록 복음의 메시지가 너무나 힘을 잃어버렸다." "한국 교회의 모든 책임은 교역자가 져야 한다. 교역자가 사랑하지 않는데 교인들이 돈을 사랑하겠나? 교역자가 음란하지 않은데 교인들이 간음죄를 범하겠나? 교역자가 거짓말하지 않기 위해 벌벌 떠는데 교인들이 거짓말하겠나?" ….

그의 손녀가 '우리 집 소개'를 위해 촬영한 영상에서 옥 목사는 정말 드물게 부인과 손잡고 걸어가는 모습도 보이고, 경남 거제 출신으로 미국 유학을 다녀와 교회를 개척하는 과정 등 일반적으로 덜 알려진 옥 목사의 개인사도 조명된다. 1970~80년대 각 가정에서 마루에 상(床) 펴놓고 앉아 공부하던 제자훈련 초기 모습들도 볼 수 있다. 아찔한 속도로 내달리던 경제성장기, 욕망의 해방구인 듯 보였던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영성의 씨앗을 뿌리며 끝까지 초심(初心)을 잃지 않고 스스로에게 지나칠 정도로 엄격했던 한 목회자를 재회할 수 있는 98분이다. 개봉에 앞서 시사회가 23·27일 열린다. 김상철 감독은 "영화의 흥행 성패를 떠나 우리 곁에 이런 참다운 목회자가 계셨다는 것을 많은 분이 알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070)7886-3691

 

-조선일보, 2014/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