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즉위명을 '프란치스코'로 정한 데 대해 교황 스스로 밝힌 일화가 있다. 작년 3월 바티칸에서 새 교황 선출을 위한 콘클라베가 열렸을 때 아르헨티나 베르고글리오 추기경(현 교황) 옆자리엔 브라질의 원로 후메스 추기경이 앉아 있었다. 개표가 진행되는 동안 그는 "좋은 친구, 좋은 친구!" 하며 베르고글리오 추기경을 응원했다. 마침내 새 교황 탄생을 알리는 박수가 터져 나왔다. 후메스는 베르고글리오를 끌어안고 뺨에 입 맞추며 외쳤다. "가난한 사람을 잊지 마시오!"
▶가톨릭 2000년 역사에서 '프란치스코'를 즉위명으로 택한 교황은 한 사람도 없었다. 프란치스코는 13세기 이탈리아 아시시에서 청빈(淸貧)과 겸손 정신으로 가톨릭을 세속화 위기에서 구한 성자(聖者)다. 역대 어느 교황에게도 '프란치스코'는 머리에 얹기에 무거운 이름이었다. 교황은 후메스 추기경이 '가난한 사람'을 말할 때 너무나 강한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그리고 바로 아시시의 프란치스코를 떠올렸다고 한다.
▶가톨릭 2000년 역사에서 '프란치스코'를 즉위명으로 택한 교황은 한 사람도 없었다. 프란치스코는 13세기 이탈리아 아시시에서 청빈(淸貧)과 겸손 정신으로 가톨릭을 세속화 위기에서 구한 성자(聖者)다. 역대 어느 교황에게도 '프란치스코'는 머리에 얹기에 무거운 이름이었다. 교황은 후메스 추기경이 '가난한 사람'을 말할 때 너무나 강한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그리고 바로 아시시의 프란치스코를 떠올렸다고 한다.
▶방한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맑고 가난한 교회'에 대한 주문을 이어가고 있다. 그제 충북 음성 꽃동네에서는 수도자들에게 "청빈 서약을 하고서도 부자로 살아가는 수도자들의 위선(僞善)이 신자들의 영혼에 상처를 입히고 교회를 해친다"고 했다. 앞서 한국 천주교 주교단과 만나서는 "교회가 잘나갈 때 가난한 사람들을 잃어버리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물질과 세속의 유혹에 빠지지 말라는 당부다.
▶한국 천주교에 특별한 문제가 있어 교황이 이런 얘기들을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교황은 전에도 "수백만 명이 매일 고통을 받는데도 차(茶)를 마시며 고상하게 신학을 논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했다. 지난 몇 년 가톨릭은 권력 암투 의혹과 바티칸 은행 비리, 사제 성추행 같은 문제로 교회 안팎의 걱정을 샀다. 교황의 맑고 가난한 삶은 그 자체로 큰 가르침을 주지만 가톨릭 교회 전체의 쇄신과 연결돼 있다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가 있다. 800년 만의 '프란치스코'가 그래서 더 빛나 보인다.
-조선일보 만물상, 2014/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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