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목사님이 장수풍뎅이 한 쌍을 선물하셨다.
민물고기, 장수풍뎅이, 햄스터 등을 전문가 수준으로 사육하는 분이다.
장수풍뎅이와 함께 톱밥과 약간의 먹이도 주셨다.
취미생활의 기쁨을 함께 나누려는 목사님의 성의를 생각해서 받았다.
어두운 곳에 두어야 한다기에 침대 밑에 밀어 넣었다.
그날 밤 아내가 잠에서 깨어 이상한 소리가 난다고 했다.
잠에 취해 나는 아무 생각이 없었다.
불을 켜고 아내가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 때 생각이 스쳤다.
침대 밑에 넣어둔 장수풍뎅이 한 쌍.
놈들이 사각사각 소리를 내는 것이었다.
부랴부랴 침대 밑에 있는 놈들을 베란다에 옮기고 다시 잠을 청했다.
며칠이 지났다.
베란다에 있는 장수풍뎅이 부부를 보았는데 그만 수놈이 죽었다.
먹이를 깨끗이 비운 것을 보아 굶어죽은 듯 했다.
베란다로 이사를 간 후 관심에서 멀어진 것이 원인이었다.
애꿎게 수놈을 굶겨 죽이다니!
놈에게 너무 끔찍한 형벌을 내린 듯 했다.
선물한 목사님께 사실을 보고 드렸더니 웃으며 또 다른 수컷을 분양해주셨다.
인간세계에도 사람 잘 만나는 것이 복이듯이
장수풍뎅이도 주인을 잘 만나야 복이다.
정성껏 보살펴 주는 주인이 있는가 하면 굶겨서 죽이는 주인도 있으니.
무관심이 빚은 결과다.
소리가 나더라도 침대 밑에 있었으면 굶겨 죽이지는 않았을 것이다.
무관심이 가장 무섭다는 말이 있다.
미워하면 생각이라도 하지만 무관심은 아예 생각에서 지워버리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생각 속에서 지워지는 인생이 가장 불행하다.
자기 멋대로 살아도 하나님의 신호가 없다면 긴장해야 한다.
하나님의 관심에서 멀어진 것은 아닌지?
잘못하고 야단맞으면 감사해야 한다.
주인을 잘못 만나 굶어죽은 장수풍뎅이는 중요한 교훈을 던져주고 갔다.
무관심의 결과가 죽음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