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잠실야구장, 롯데 자이언츠 포수 임수혁이 2루에 서 있다 갑자기 쓰러졌다. 다들 임수혁에게 달려갔지만 어찌할 줄을 몰랐다. 병원으로 옮기려고 들것이 들어왔다. 가운 입은 간호사가 다가갔지만 사람들은 비키라는 듯 손사래를 쳤다. 산소가 부족해 이미 파랗게 변색한 임수혁의 얼굴이 중계 화면에 잡혔다. 구급대는 전문 처치를 하는 가까운 대학병원으로 가지 않고 근처 동네 병원부터 갔다. 임수혁은 9년10개월을 식물인간으로 살다 세상을 떴다.
▶2011년 어버이날, 프로축구 선수 신영록이 경기 중에 픽 쓰러졌다. 트레이너와 의료진이 뛰어와 심폐소생술(CPR)을 했다. 앰뷸런스가 그라운드 안으로 들어와 그를 싣고 종합병원으로 달렸다. 의료진은 의식을 되살리려고 저체온(低體溫) 요법을 시행했다. 신영록은 심장마비를 일으킨 지 46일 만에 극적으로 의식을 찾았다. 매우 드문 경우다. 그가 깨어나 맨 처음 한 말은 "엄마"였다고 한다. 사람들이 허둥대다 잃은 임수혁이 신영록을 살렸다.
▶삼성 이건희 회장이 심근경색증과 일시적 심장마비로 8일째 중환자실 치료를 받고 있다. 완만한 회복세를 보여 조만간 일반 병실로 옮긴다고 한다. 심장 박동이 돌아왔는데도 2주 안에 깨어나지 못하면 통상적으로 의식이 안 돌아올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 회장은 수면 치료를 받고 있기에 상황이 좀 다르다. 수면제를 끊고 이틀쯤 지난 시점에 뇌 손상 정도가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의 심장 소생을 놓고 '보통 사람도 그 상황에서 목숨을 구할 수 있었을까' 궁금해하는 이들이 많다. 이 회장이 받은 '에크모(체외 심폐순환장치)'는 웬만한 대학병원에 다 있다. 건강보험도 된다. 저체온 요법은 39개 병원에서 한다. 대기업 회장이건 누구건 생명은 심장마비 후 4분 안에 주변 사람이 CPR을 얼마나 신속히 하느냐에 달렸다. 심폐소생술을 배우면 누구나 심장을 구하는 '하트 세이버(heart-saver)'가 될 수 있다. 서로를 위한 생명 기부다.
-조선일보 만물상, 2014/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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