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예화

교수대 오른 이란 사형수에… 피해자 부모, 올가미 풀며 "용서한다"

하마사 2014. 4. 18. 19:11

["꿈에 나온 죽은 아들, 좋은 곳 갔으니 보복 말라고 해"… 뺨 한대로 용서하고 刑 멈춰]

'눈에는 눈' 이슬람法 키사스… 유족이 사형여부 결정 가능

 

15일(현지 시각) 이란 북부 마잔드란주(州) 로얀 마을. 20대 이란 청년 발랄이 검은 눈가리개를 한 채 교수대 앞에 섰다. 그는 "살려달라"고 울부짖었지만 사형 집행인들은 그의 목에 올가미를 씌웠다. 7년 전 이 청년은 시장에서 벌어진 사소한 다툼 끝에 소년 압돌라 호세인자데(당시 18세)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했다. 이날은 6년에 걸친 재판이 모두 끝나고 발랄이 공개 처형되는 순간이었다.

이때 숨진 소년 압돌라의 어머니가 교수대로 다가왔다. 이슬람 율법 '샤리아'에 따라 이 어머니에게는 발랄을 처벌할 권리가 있었다. 발랄을 지탱하고 있던 의자만 발로 차면 교수형이 집행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어머니는 조용히 발랄에게 다가가더니, 그의 따귀를 때렸다. 그 뒤 그녀는 교수대로 다가가 자신의 아들을 찔러 숨지게 한 발랄의 목에 감긴 올가미를 조용히 풀어줬다. 죄를 모두 용서한다는 뜻이었다. 압돌라의 어머니는 이 장면을 지켜보던 발랄의 어머니와 흐느끼며 서로를 끌어안았다. 영국 가디언은 이란의 관영 통신 이스나(ISNA)를 인용해 17일 이 사건을 보도했다. 통상 공개 처형으로 끝났을 사건은 피해자와 가해자 부모들의 화해로 마무리됐다.


	(위 사진)압돌라의 어머니(오른쪽)가 15일 이란 북부 마잔드란의 로얀 마을에서 7년 전 흉기로 자신의 아들을 숨지게 한 사형수 발랄(가운데)의 올가미를 직접 풀어주고 있다. (아래 사진)압돌라의 어머니(오른쪽)가 자신의 아들 압돌라를 숨지게 한 발랄을 용서한 뒤 발랄의 어머니와 서로 부둥켜안고 흐느끼고 있다.
(위 사진)압돌라의 어머니(오른쪽)가 15일 이란 북부 마잔드란의 로얀 마을에서 7년 전 흉기로 자신의 아들을 숨지게 한 사형수 발랄(가운데)의 올가미를 직접 풀어주고 있다. (아래 사진)압돌라의 어머니(오른쪽)가 자신의 아들 압돌라를 숨지게 한 발랄을 용서한 뒤 발랄의 어머니와 서로 부둥켜안고 흐느끼고 있다. /ISNA 통신
이슬람 율법 '샤리아'에는 '눈에는 눈'이라는 의미의 징벌인 '키사스(Qisas)'가 있다. 말 그대로 '받은 만큼 돌려준다'는 의미다. 이 '키사스' 때문에 이란의 한 해 사형 집행 건수는 300건에 이른다. 비공식적인 사형 집행까지 포함하면 700차례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사형 집행 세계 1위다. 국제앰네스티(국제사면위원회)와 유엔은 이란에 사형 집행을 자제하라는 권고를 하고 있다. 이날 압돌라의 어머니가 교수대에 온 것도 '키사스'에 따라 보복을 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이 어머니는 보복보다는 용서를 택했다. 이 어머니는 "죽은 아들이 사흘 전 꿈에 나타나 '저는 좋은 곳에 갔으니 보복하실 필요 없어요'라는 말을 건넸다. 그 뒤 고민 끝에 발랄을 용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압돌라 부모의 용서로 발랄은 생명을 구했다. 하지만 피해자 가족의 용서를 받았다고 해서 발랄이 곧바로 자유의 몸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이슬람 율법은 피해자 가족에게 사형을 집행할 수 있는 권리만 부여할 뿐, 사면권을 주지는 않는다. 가디언은 "발랄은 일단 이란 교도소에 다시 수감됐지만, 압돌라 부모의 용서로 장차 사면을 받고 풀려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전했다.

 

-조선일보, 2014/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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