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3학년 딸과 뿌리 찾기 여행을 다녀왔다.
‘고향이 있습니까’ 라는 제목으로 주일설교를 했는데, 설교를 준비하면서 고향생각이 났다.
영주댐이 생겨 조만간에 수몰되는 내매라는 마을이 태어난 고향이다.
증조부가 신앙의 자유를 찾아 만주로 가는 길에 들렀다가 정착하게 된 마을이다.
내매교회가 있었기 때문이다.
내매교회는 내명초등학교를 세워 작은 마을이 인근지역의 신앙과 교육의 중심지가 되었다.
유명한 부흥강사 김익두 목사님이 부흥회를 인도 할 때마다 하던 말이 있었다.
"교회를 보려거든 내매교회를 보라"고 할 만큼 걸출한 기독교인을 길러낸 곳으로 유명했다.
작은 시골교회였지만 교회의 선한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를 증명하는 좋은 예라 하겠다.
선조들의 삶과 신앙의 흔적이 서려있는 마을과 내매교회를 둘러보며 감회에 젖었다.
역사 속으로 묻히게 될 교회건물과 100주년기념비 앞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어린 시절의 추억이 묻어있는 고향의 이곳저곳을 카메라에 담았다.
물속에 수몰되면 다시는 볼 수 없는 장면이기에.
태어난 집은 터만 남았고 잡초가 무성했다.
이웃집들은 헐리거나 폐허로 변해있었다.
내명초등학교도 가 보았다.
몇 년 전에는 나무들이 운동장을 가득 메웠는데.
그 나무들은 사라지고 낡은 학교건물만 외롭게 서 있었다.
고향마을의 산등성이는 도로공사가 한창이었다.
새로운 교각도 세워지고 있었다.
머지않아 물이 차면 도로 위에서 추억 속의 내매마을을 그리워하게 될 것이다.
할아버지와 할머니 산소를 찾아 딸에게 조상들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아빠와 딸의 뿌리 찾기 여행이었다.
신앙을 유산으로 물려주신 훌륭한 선조들을 만난 것이 은혜이고 복이다.
피곤도 했지만 마음은 뿌듯한 하루였다.
돌아오면서 딸에게 여행 소감을 물어 보았다.
좋았다고 했다.
특히 휴게소에 들러 오뎅과 우동을 먹은 것이 짱이었단다.
오뎅과 우동뿐만 아니라 언젠가 아빠와의 뿌리 찾기 여행을 아름답게 기억하게 될 때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