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사람

염수정 새 추기경 "소외된 사람들 위해 봉사하겠다"

하마사 2014. 1. 15. 17:55

 


	염수정 추기경이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13일 오전, 서울 명동성당 서울대교구청 주교관 앞마당에서 열린 임명축하식에서 염수정 추기경이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71세) 대주교가 새 추기경에 임명됐다. 이에 따라 한국은 1969년 김수환 추기경(1922~2009년), 2006년 정진석 추기경(82세)에 이어 세 번째 추기경을 배출했다.

바티칸 교황청은 12일(한국 시각) “프란치스코 교황이 염수정 대주교를 포함해 19명의 성직자를 새 추기경으로 정하고 다음 달 서임한다”고 밝혔다. 19명의 추기경 중 염 추기경을 비롯한 16명은 만 80세 미만으로, 콘클라베(교황 선출을 위한 추기경 비밀회의)에 참석해 교황을 선출할 권한을 갖게 된다.

염수정 추기경은 1943년 경기 안성 가톨릭 순교자 집안의 5남 1녀 가운데 셋째로 태어났다. 세례명은 안드레아다. 1970년 사제 서품에 이어 2002년 주교 서품을 받았다. 이후 2012년 5월 서울대교구장에 임명됐으며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위원장, 서소문역사문화공원·순교성지 조성위원회 위원장 등을 맡아 왔다.

염 추기경은 13일 오전 서울 명동성당 서울대교구청에서 열린 추기경 임명 축하식에서 “교황이 원하는 교회상은 가난한 사람, 소외된 사람들과 함께하는 교회다. 저도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을 위해 봉사하는 교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새 추기경 임명으로 전 세계 추기경단은 218명으로 늘었다. 교황 선거권을 가진 80세 미만 추기경은 123명, 선거인단에서 제외되는 대상은 95명이다. 새 추기경 서임식은 오는 2월 22일 로마 바티칸에서 열린다.

 

 

-조선일보, 2014/1/14

 

-------------------------

 

 

廉 추기경, 낮고 어두운 곳 밝히는 종교 참모습 보여주길

 

염수정(71)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이 12일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한국 사제(司祭)로서는 세 번째 추기경에 임명됐다. 한국 천주교는 2006년 임명된 정진석 추기경과 염 추기경 등 두 추기경을 갖게 됐다. 염 추기경은 13일 추기경 서임(敍任) 축하식에서 "뿔뿔이 흩어진 양들을 모으고 분열과 갈등을 치유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또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위한 교회를 만들겠다"고 했다.

추기경은 교황의 고문(顧問)이자 최측근 협력자로서 세계 천주교회를 이끌며 교황 선거권과 피(被)선거권을 갖는다. 한국 천주교는 500만명이 넘는 신자를 갖고 있고 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재정 분담금을 내면서도 지난 2년 동안 교황을 뽑는 콘클라베엔 참여하지 못했다. 정 추기경이 교황 선출권을 가진 추기경의 연령 상한인 80세를 넘었기 때문이다. 염 추기경 서임으로 한국 천주교는 세계 속의 위상을 인정받았다고 할 수 있다.

염 추기경은 3형제가 신부인 천주교 집안에서 태어났다. 그는 지금도 후배 신부들과 스마트폰으로 카카오톡을 주고받을 정도로 친화력이 있다. 염 추기경은 교회에서 사목을 담당하며 자살·낙태·배아복제 반대 활동을 하는 서울대교구생명위원회를 이끌었다. 고(故) 김수환 추기경의 뜻을 이어 만든 봉사 단체인 '바보의 나눔', 장학 재단 '옹기 장학회'에서도 왕성한 활동을 했다. 염 추기경의 이런 추진력과 친화력이 온 나라에 퍼져 사랑과 봉사의 메시지를 전파하는 씨앗이 되기를 기대한다.

우리 사회는 정치적으로 민주화가 진전되고 물질적으로도 풍요로워졌지만, 자살률이 OECD 국가 중 가장 높고 정치·이념 갈등에 세대 갈등, 계층 갈등까지 겹쳐 혼돈스러운 상황이다. 일상생활에서도 미움과 질투의 언어가 넘쳐나고 있다. 천주교 신자든 아니든 많은 사람이 고(故) 김수환 추기경을 그리워하는 것은 그가 가난한 사람, 아픈 사람, 박해받는 사람들 곁에서 어미 닭처럼 그들의 상처를 어루만지며 아픔을 함께했기 때문이다. 김 추기경은 정의(正義)를 말하면서도 혼자 정의를 독점한 것처럼 나서지 않았고, 불의(不義)를 나무라면서도 자신만이 양심의 사도(使徒)인 양 비치는 것을 경계하며 살았다.

한국 천주교는 200여년 전 이 땅에 발을 들여놓은 이래 박해와 시련 속에서 기적 같은 성장을 거듭했다. 초기 천주교 순교자(殉敎者) 1만여명 가운데 대다수는 양반이나 지식층이 아니라 사회 밑바닥에서 고통을 받으며 살다가 신앙을 위해 목숨을 바친 이름 없는 사람이었다. 염 추기경의 조상도 박해를 피해 충청도 산골에서 옹기를 구우며 신앙을 지키다 순교했다고 한다. 염 추기경이 우리 천주교 혈맥(血脈)에 내재한 이런 유전자를 믿음의 자산으로 삼아 우리 사회의 낮은 곳, 어두운 곳에서 지친 영혼들을 어루만지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 온기를 불어넣어 화해와 공존을 이루는 일에 앞장서기를 기대한다.

 

-조선일보 사설, 2014/1/14

'자기계발 > 사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산악사진가 안승일씨  (0) 2014.01.22
어릴적 'IQ 210'으로 유명세… 51세에 교수의 꿈 이룬 김웅용  (0) 2014.01.18
호날두 '최고 선수' 영예  (0) 2014.01.15
이어령 교수  (0) 2013.12.30
넬슨 만델라  (0) 2013.1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