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엄밀히 말해서 숫자가 바뀐 것에 불과하지만, 그래도 새로운 마음가짐이 생겨서 참 좋습니다. 혹시 잘못된 것이 있더라도 다시 시작할 수 있습니다. 마치 컴퓨터를 사용하다 ‘리셋(Reset)’하는 것과 같습니다. 리셋 버튼을 누르면 재설정이 되면서 새로 시작할 수 있고, 심지어 더 잘될 수도 있습니다.
인생의 리셋을 한 후 오히려 위대한 삶을 살았던 인물 가운데 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1802∼1885)가 있습니다. 그는 40세가 될 때까지 방탕한 삶을 살았던 사람입니다. 그런데 사랑하는 딸 레오폴딘이 결혼한 지 몇 달도 안 돼서 불의의 사고로 센강에 빠져 숨지는 사건이 벌어집니다. 유품을 정리하다 딸이 써놓은 편지를 보게 됩니다.
아버지의 방탕한 삶을 안타깝게 여긴 딸이 속히 회개하고 하나님의 품으로 돌아오라고 호소하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는 참회의 눈물을 흘리며 통곡합니다. 그 충격으로 작품 활동도 중지합니다. 그러나 그 사건이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고, 그 이후 거듭났습니다. 인생의 방향이 바뀌고 작품 세계도 변화됩니다. 그때 쓴 작품이 바로 ‘레미제라블’입니다.
그가 죽자 프랑스 정부는 대통령이 아닌데도 이례적으로 국장을 치릅니다. 그때 그를 애도하는 인파 200만명이 몰렸습니다. 새로운 시작이 놀라운 축복의 인생으로 바꾼 이야기입니다. 새해에 이런 일들이 우리의 삶 가운데 많이 생기면 참 좋겠습니다.
홍문수 목사 (신반포교회)
-국민일보 겨자씨, 201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