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내년부터 고등학교도 초·중학교와 마찬가지로 1학년 1학기부터 3학년 2학기까지 한 학기도 빠짐없이 체육 수업을 편성하도록 했다. 특목고나 자사고의 체육 시간도 지금의 5단위(한 학기에 주당 한 시간 운영하는 것)에서 일반고와 똑같이 10단위로 늘렸다.
2009년 교육 과정 '집중이수제'가 도입된 후 전국 고교 중 체육 수업을 고교 3년에 나눠 시키는 학교는 30%밖에 안 된다. 체육 수업은 으레 1~2학년 때 몰아서 해치웠다. 대다수 학교는 일찌감치 예·체능 과목의 진도를 마치고 고학년에선 입시 과목에 치중해왔다. 운동 부족으로 초·중·고생 비만율이 2008년 11.2%에서 2010년 14.3%, 2012년 14.7%로 쭉쭉 높아진 것이 우연이 아니다.
성장기 체육 활동은 체력 향상은 물론 뇌에 혈액과 산소 공급을 늘려 두뇌 발달과 집중력·학업 능력 증진에 큰 도움을 준다는 연구가 많다. 체육 활동에 활발히 참여하는 학생들은 이를 통해 친구들과 협동하고 배려하는 마음, 페어플레이 정신, 팀을 이끄는 리더십을 기를 수 있다. 그렇게 되면 학교 폭력, 집단 따돌림(왕따) 같은 또래들끼리의 부딪침도 줄어들게 된다.
프랑스에선 중학교 때 체육을 국어·수학과 똑같이 주 4시간씩 가르치고 독일에선 고교 졸업반도 영어는 선택이지만 체육은 필수다. 우리도 몇 시간 더 책상에 앉아 있는 것보다 하루 30분이라도 꾸준히 신체 운동을 하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체육 수업을 형식적으로 한두 시간 늘리는 데 그쳐서는 소용없다. 학교와 교사들이 어떻게 하면 체육 시간을 '즐거운 시간'으로 만들 수 있느냐를 고민하고 연구해야 학생들을 운동장에 강제로 내보내기만 하는 '괴로운 체육 시간'을 바꿀 수 있다. 학교 밖 스포츠 클럽과 교류나 스타 선수 일일교사 초빙 같은 다양한 수업 콘텐츠 개발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조선일보 사설, 2013/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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