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문학

작은 목숨 하나도

하마사 2013. 9. 12. 14:17

작은 목숨 하나도

방을 닦다가 본
작은 개미 한 마리

몸을 움츠리는 나를 보고
엄마는
걸레로 꾹 누르라고 하셨지만
나는 차마 그러지 못했다

어느 틈에 나를 보았는지
그 작은 발걸음 잽싸게
달아나는 개미

나는
개미가 내 앞에서 사라질 때까지
딴 곳으로 눈을 돌려
방을 닦았다

 

―권영세(1949~  )


	[가슴으로 읽는 동시] 작은 목숨 하나도
/유재일
동물이나 곤충을 좋아하는 아이들은 커서도 생명을 소중하게 여긴다고 한다. 아이들은 강아지, 토끼, 병아리, 송아지를 좋아한다. 그래서인지 순한 아이들의 눈은 어린 동물들의 눈과 닮았다. 아이들은 잠자리도 잡았다가 다시 날려 보낸다. 잠자리 날아가는 파란 하늘이 보기 좋아서. 방아깨비도 잡았다가 풀밭으로 놓아준다. 풀빛 향기만 손바닥에 남겨 두고.

개미가 사라질 때까지 딴 곳을 보며 방을 닦는 아이의 눈은 강아지의 눈을 닮았을 것이다. 방을 닦는 아이의 손에는 풀빛 향기가 묻어 있을 것이다.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서도 이런 마음의 눈과 향기를 간직했으면 좋겠다. 작은 목숨 하나도 사랑할 줄 아는 세상, 그런 세상은 사람도 하찮은 개미도 모두 함께 살 만한 행복한 세상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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