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승은 모를는지 고향인지라
사람은 못 잊는것 고향입니다.
생시에는 생각도 아니하던 것
잠들면 어느덧 고향입니다.
조상님 뼈 가서 묻힌 곳이라
송아지 동무들과 놀던 곳이라
그래서 그런지도 모르지마는
아 아, 꿈에서는 항상 고향입니다.
봄이면 곳곳이 산 새 소리
진달래 화초 만발하고
가을이면 골짜구니 물 드는 단풍
흐르는 샘물 위에 떠 내린다.
바라보면 하늘과 바닷물과
차 차 차 마주붙어 가는 곳에
고기잡이 배 돛 그림자
어기엇차 디엇차 소리 들리는 듯.
떠도는 몸 이거든
고향이 탓이 되어
부모님 기억, 동생들 생각
꿈에라도 항상 그 곳서 뵈옵니다.
고향이 마음 속에 있습니까.
마음 속에 고향도 있습니다.
제 넋이 고향에 있습니까.
고향에도 제 넋이 있습니다.
물결에 떠내려 간 부평( 浮萍)줄기
자리잡을 새도 없네
제 자리로 돌아갈 날 있으랴마는
괴로운 바다 이 세상의 사람 인지라 돌아가리.
고향을 잊었노라 하는 사람들
나를 버린 고향이라 하는 사람들
죽어서만은 천애일방(涯一方) 헤매지말고
넋이라도 있거들랑 고향으로 네 가거라.
'자기계발 > 문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염색 (0) | 2015.11.12 |
---|---|
고은 시인의 시 '비로소' (0) | 2014.12.11 |
노산 이은상의 시 '가고파' (0) | 2014.01.21 |
작은 목숨 하나도 (0) | 2013.09.12 |
가을엔 이런 사람이 되고 싶다 (0) | 2013.09.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