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장벽이 세워지기 전 270만 동독인들이 자유를 찾아 서쪽으로 이동했다. 1954년 수많은 인파가 구름처럼 서쪽으로 이동하는 가운데 동쪽으로 동쪽으로 떠나가는 한 가족이 있었다. 서독 출신의 호르스트 카스너 목사 가족이었다. 카스너 목사 가족은 피난 행렬을 역행해 동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목회자가 동독에서 계속 넘어오기 때문에 서독에는 목회자가 넘쳐흐르고 있지만 오히려 동독에서는 목회자 기근이 들고 있다는 소식을 접한 것이다.
카스너 목사는 서독에서 남부럽지 않은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었다. 함부르크에서 딸을 낳았는데, 당시 겨우 6주였다. 이 신생아를 데리고 머나먼 동쪽 정한 거처도, 교회도 없는 곳을 향해 간다는 것은 누가 보기에도 무리한 일이었다. 그러나 카스너 목사는 아랑곳하지 않고 예수 그리스도처럼 낮은 곳, 더 낮은 곳을 향해 죽음까지 내려가시는 그 길, 고난의 길, 십자가의 길을 선택했다.
오늘날 한국교회 목회자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너 나 할 것 없이 서울 강남으로 이사하기 좋아한 때문인지 강남으로 간 목회자들이 많다.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 고난의 역행적 피난길에 아버지 품에 안겨 동쪽으로 갔던 목회자의 딸, 아버지의 엄격하고 철저한 신앙생활로 양육받은 딸이 지금 독일의 총리 앙겔라 메르켈이다. 한 시대의 사명자는 하나님의 특별한 경륜에 의한 양육으로 성숙된다. 당대의 가치나 풍조에 흔들리지 않고 주님의 뜻대로 살아가는 것은 시대의 역행일 수 있다, 하지만 주님을 따르면 항상 순행이 된다.
윤대영 목사<부천 처음교회>
-국민일보 겨자씨, 2013/5/24
'설교 > 예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용서(탕감)받은 사람 (0) | 2013.06.14 |
---|---|
오프라 윈프리의 말 (0) | 2013.06.01 |
잃어버린 정체성 (0) | 2013.05.27 |
지붕 위의 바이올린 (0) | 2013.05.27 |
박신애집사와 최우백교수 (0) | 2013.05.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