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문학

바위(유치환)

하마사 2013. 2. 16. 10:01

 

바 위

                        

                                         유치환

 

 

내 죽으면 한 개 바위가 되리라.

아예 애린에 물들지 않고

희로에 움직이지 않고

비와 바람에 깎이는 대로

억년 비정의 함묵에

안으로 안으로만 채찍질하여

드디어 생명도 망각하고

흐르는 구름

머언 원뢰

꿈 꾸어도 노래하지 않고

두 쪽으로 깨뜨려져도

소리하지 않는 바위가 되리라.

-----------------------------

 

애린(愛隣) : 이웃을 사랑함

희로(喜怒) : 기쁨과 노여움

비정(非情) : 사람으로서의 따뜻한 정이 없음

함묵(緘默) : 입을 다물고 말을 하지 아니함

원뢰(遠雷) : 멀리서 울리는 우레 소리

 

* 김황식 국무총리가 평생 간직한 시라고 한다.

'자기계발 > 문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엔 이런 사람이 되고 싶다  (0) 2013.09.11
네 잎 클로버 찾기  (0) 2013.03.07
달팽이의 생각  (0) 2013.03.05
별편지  (0) 2012.12.20
시-구부정 소나무  (0) 2012.1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