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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한국시리즈 3차전

하마사 2012. 10. 31. 16:31

독기 품은 SK, 17안타 쉼없이 휘둘렀다

[한국시리즈 2패 후 1승… 박진만·김강민 등 홈런에 삼성 '철벽 마운드' 무너져]
승부 가른 '토요일 비' - 이틀 쉬며 컨디션 살아난 SK, 박정권 첫 안타·이호준 첫 홈런

 

SK 가을 사나이들의 방망이가 되살아났다. SK는 28일 인천 문학야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3차전에서 홈런 3개를 포함해 17안타를 쏟아내 삼성에 12대8로 승리하며 원정 2패 후 1승을 거뒀다. 초반 1―6 열세를 극복하고 얻어낸 승리였기에 더욱 짜릿했다. 4차전은 29일 오후 6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선발투수는 탈보트(삼성)와 김광현(SK).

삼성 마운드 운용 무너뜨린 박진만의 한 방

3차전 MVP의 영광은 SK 중견수 김강민이 차지했다. 김강민은 8―7로 앞선 6회말 3점 홈런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는 등 5타수 3안타 4타점을 올렸다.

그에 앞서 4회 터진 SK 베테랑 유격수 박진만(36)의 홈런포 한 방이 대역전 드라마의 시발점이었다. 박진만은 4회 선두 타자로 나서 선발 배영수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삼성의 두 번째 투수 차우찬으로부터 좌월 홈런을 뽑아냈다. 현대 시절인 2000년 두산과 치른 한국시리즈 이후 12년 만에 날린 본인의 한국시리즈 두 번째 대포였다.

류중일 감독의 야심작이던 '1+1(선발투수 두 명을 내세워 상대 공격을 막아낸 뒤 경기 후반 필승 계투조를 내세우는 것)' 전술은 박진만의 한 방으로 꼬여버렸다. 차우찬은 단 네 타자만 상대하고 2사 1루에서 강판당했고, 이어 등판한 심창민도 폭투로 추가 실점했다.

SK 김강민이 28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8?7로 앞선 6회 2사 때 삼성 구원투수 안지만을 무너뜨리는 3점 홈런을 치고 나서 환호하고 있다. 1·2차전 합계 4득점에 그쳤던 SK 타선은 이날 홈런 3방을 몰아치며 12점을 뽑아냈다. /송정헌 기자

박진만은 5―7로 뒤진 6회말에도 선두 타자로 나와 삼성 네 번째 투수 권혁을 상대로 좌익 선상 2루타를 뽑아내 대량 득점의 물꼬를 텄다. 삼성은 필승 불펜조인 안지만을 무사 1·3루에서 투입했지만 한번 달궈진 SK 화력을 견뎌내긴 역부족이었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경기 후 "4회 박진만에게 홈런을 내준 게 패인이었다"고 말했다.

4타수 3안타 1타점 2득점으로 활약한 박진만은 "1―6이 되면서 선수들끼리 모여 '지더라도 SK다운 야구를 보여주자'고 했는데 그때부터 타선이 폭발했다"며 "내 홈런보다 타선의 집중력이 살아난 게 더 기쁘다"고 했다.

2007년일까, 2012년일까

이만수 SK 감독은 경기 후 "27일 비가 오는 바람에 분위기가 우리 쪽으로 넘어왔다"고 했다. SK는 플레이오프를 거치면서 지친 불펜투수들이 하루 보너스 휴식을 했다. 8일간 쉰 송은범은 2이닝 여섯 타자를 완벽하게 묶었고, 박희수정우람도 각각 7·9회에 등판해 삼성 추격을 막아냈다. 부진했던 타자들도 살아나고 있다. 박정권이 시리즈 첫 안타를 기록했고, 이호준도 첫 홈런을 터뜨렸다. 이만수 감독은 다시 한 번 2패 후 4연승한 2007년 두산 상대 한국시리즈를 떠올렸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상대가 이틀을 쉬면서 많이 연구한 것 같다"며 비가 변수가 됐음을 인정했다. 하지만 류 감독은 곧 "시리즈가 작년과 비슷하게 흘러가고 있다"는 말로 4차전 각오를 대신했다. 삼성은 지난해 SK를 상대로 홈 2연승 후 원정에서 1패했지만, 나머지 두 경기를 내리 잡으며 정상에 올랐다.

 

-조선일보, 2012/1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