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를 기르면서 웃는 일이 많다.
작은 오빠가 장난치며 괴롭혔는지, 울면서 오빠를 혼내달라고 했다.
평소에는 오빠를 혼내주었는데, 한 날은 장난기가 발동했다.
오빠 편을 들었다.
예상과 달리 자기편을 들어주지 않자 멈추려던 울음이 서러움에 더 커지고 말았다.
아빠가 밉다고도 했다.
자기편을 들어주리라 믿었던 아빠가 오빠 편을 들자 서운했던 모양이다.
딸을 달랜 후에 물었더니 왜 자기편을 들어주지 않았느냐며 되물었다.
늘 자기편이라고 믿었던 아빠에게 배신감을 느꼈던 것이다.
토라진 딸의 말과 행동이 너무나 귀여웠다.
한편으로 생각했다.
하나님은 늘 내편이라고 믿고 살아왔다.
한데, 어느 순간 자기가 잘못해놓고 하나님이 자기편이 되어주지 않았다고 토라지고 응석부린 적은 없었는지......
하나님이 왜 내편이 되어주지 않았냐며 해약을 하기도 했다.
작은 하소연에 응답하지 않았다고 하나님이 배신했다며 불평할 때도 있었다.
내가 하나님의 편에 서려고 노력하기보다 하나님이 항상 내 편에 서달라고 땡강부리며 살아왔던 부끄러운 기억도 떠올랐다.
어린 딸의 투정을 보면서 미성숙한 내 믿음과 인격의 모습을 보았다.
그런 투정조차도 사랑스럽게 여기는 아빠처럼, 하나님은 오늘도 내 투정을 받아주면서 기꺼이 내 편이 되어주시는 참 좋은 아버지이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