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소개)
- 역사의 톱니바퀴는 어떻게 굴러가는가!
- 세계사의 흐름을 다섯 가지 코드로 분석한 역사서『세계사를 움직이는 다섯 가지 힘』. 메이지 대학 문학부 교수인 사이토 다카시가 21세기 생각하는 대중을 위해 쓴 이 책은 인간의 감정이 만들어낸 다섯 가지 힘, 즉 욕망, 모더니즘, 제국주의,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그리고 파시즘으로 대변되는 몬스터와 종교를 중심으로 세계사의 흐름을 살펴본다. 인류역사의 심장부를 관통하는 근원적인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놓치고 있었거나, 혹은 외면해왔던 질문들과 그에 대한 통찰력 있는 분석을 담았다.
대부분의 역사책이 시간의 흐름을 따라 전개되는 방식과 달리 이 책은 독특한 관점으로 세계사를 읽어나간다. 예컨대 생명이 다한 것처럼 보이는 자본주의라는 녹슨 기관차는 왜 멈추지 않는지, 유럽에서 시작된 근대화는 어째서 필연적으로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는지, 역사적으로 문화 예술의 중심이었던 곳은 브랜드가 되고, 경제의 중심이었던 곳은 브랜드가 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지, 사랑의 종교인 기독교가 제국의 야망과 하나가 되고, 관용적인 이슬람교가 전 세계적인 분쟁의 불씨가 되어버린 이유는 무엇인지 등을 살펴본다.
세계사는 암기과목이 아니다. 세계사는 근원적인 이치와 작동 원리에 대한 본질적인 이해가 중요한 분야다. 만일 학창시절부터 세계사라는 과목을 유난히 힘들어했고, 성인이 된 지금도 역사책이라면 쳐다보기도 싫다면 자잘한 것들은 제쳐두고 핵심부터 살펴보자. 이 책은 역사를 읽는 재미와 함께 생활의 소소한 것들의 기원과 기능해 관해 생각해보는 계기를 마련할 뿐만 아니라, 종합 교양에 대한 흥미를 되찾아 줄 것이다.
저자 : 사이토 다카시 (Saito Takashi / 齊藤孝)
메이지대학 문학부 교수. 1960년 일본 시즈오카 현에서 태어났고, 도쿄대학교 법학부 및 동 대학원 교육학연구과 박사 과정을 거쳤다. 2001년 출간된 『신체감각을 되찾다』로 ‘신초 학예상’을 수상한 그는 지식과 실용을 결합한 새로운 스타일의 글을 선보이며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현재 그는 일본에서 가장 주목받는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획기적인 교육 방식론을 주창한 인물로 인정받고 있다. 『소리 내어 읽고 싶은 일본어』는 150만 부 이상 판매되며 밀리언셀러가 되어 마이니치 ‘출판문화상 특별상’을 수상했다. 그 후 그는 교육학, 신체론, 경제경영학, 커뮤니케이션론 등을 기초로 통합적 지식을 담은 관련 서적을 다수 집필했으며, 최근 NHK와 테레비도쿄에 정기적으로 출연하여 특정 분야의 틀에 갇히지 않은 열린 시각과 날카로운 분석으로 수많은 마니아 시청자를 확보하고 있다. 그의 관심과 노력은 여기에 머무르지 않고 인문학, 그중에서도 역사에 대한 깊이 있고 통찰력 있는 분석과 연구로 나아간다. 학창시절 누구나 배운 세계사. 하지만 세계사의 커다란 흐름을 이야기해보라고 하면 자기 나름의 분명한 관점을 바탕으로 논리정연하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의외로 많지 않다. 그것은 학창시절 역사를 공부할 때 연호나 용어 암기에만 그치고 전체적인 ‘흐름’을 이해하는 일을 게을리 했기 때문이다. 역사공부는 세세한 지식을 외우는 것이 아니다. 세계사에서 정말 필요한 것은 ‘암기력’이 아니라 흐름을 이해하는 ‘문맥력’이다. 이런 측면에서 저자는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는데, 이 책이 바로 그런 열정과 노력의 값진 열매라 할 수 있다. 지금까지 펴낸 책으로 『소리 내어 읽고 싶은 일본어』,『질문의 힘』,『절차의 힘』,『독서력』 등 다수가 있다.
역자 : 홍성민
성균관대학교를 졸업한 뒤 일본 교토 국제외국어센터에서 일본어과를 수료하고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책, 열권을 동시에 읽어라』,『천재의 시간』,『물은 답을 알고 있다』,『스타벅스에서는 그란데를 사라』,『뇌력사전』,『세계사 칵테일』,『세계지도의 비밀』,『세계명화의 수수께끼』 등이 있다.
목차
1장. 욕망의 세계사 - 물질과 동경이 역사를 움직인다
1. 세계를 양분하는 근대의 원동력 - 커피와 홍차
스타벅스와 글로벌리즘 / 발자크의 걸작을 가능케 한 ‘검은 액체’ / ‘잠들지 않는’ 근대의 원동력이 된 커피 / 커피하우스가 발전시킨 근대적인 비즈니스 / 존재하지 않는 욕구를 만들어낸 커피 상인의 술책 / 커피가 만들어낸 극심한 빈부의 격차 / 유럽에서 녹차보다 홍차가 더 사랑받은 것은 ‘설탕’ 때문이었다? / ‘차 vs. 커피’의 세계사 / 미국의 세계 지배전략의 상징이 된 ‘코카콜라’
2. 세계사를 달리게 하는 양대 바퀴 - 금과 철
인간의 물질에 대한 욕망이 식민지화로 이어졌다 / ‘신의 육체’를 손에 넣은 인간 / ‘금’의 이동은 ‘권력’의 이동 / 근대과학을 낳은 욕망의 연금술 / 아름답지 않은 금속 ‘철’이 움직이는 세계사 / 인류 역사에서의 철의 공(功)과 죄(罪)
3. 욕망이 사람을 움직인다 - 브랜드와 도시
기호를 소비하는 시대 / 브랜드가 현대사회를 지배한다 / 스스로 만들어낸 ‘열망’에 춤추는 현대인 / ‘중심의 이동’으로 보는 세계사의 거대한 흐름 / 무리 짓는 본능, 즉 ‘도시화’가 세계사를 움직이는 원동력이 되었다
Modernism
2장. 서양근대화의 힘 - 모더니즘이라는 멈추지 않는 열차
1. 근대화의 힘은 어디에서 비롯되었는가?
딜레마의 근대화 / 근대문명의 딜레마를 만들어낸 ‘가속력’ / 근대유럽의 원천이 된 민주정치 / 중세를 상징하는 ‘카노사의 굴욕’ / 근대가 미우니까 기독교까지 밉다
2. 자본주의는 기독교로부터 생겨났다
‘신의 용서’를 파는 교회 / ‘신의 언어 = 권력’의 철옹성을 무너뜨린 종교개혁 / 가톨릭의 ‘느슨함’을 잃어버린 프로테스탄트 / 베버가 꿰뚫어본 자본주의 탄생의 비밀
3. 경시된 근대의 ‘신체’
데카르트의 ‘방법적 회의(懷疑)’에 대한 회의 -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라고 주장하는 두 사람이 섹스를 할 경우 / 원근법이 근대에 발명된 이유 / ‘시선’을 지배하는 자가 세상을 지배한다 - 푸코의 『감옥의 탄생』 / 보는 자가 지배하는 세계의 공포 / 정보가 ‘지배하는 눈’을 대신하는 현대사회 / ‘신체’적인 욕구에 굶주려 있는 현대인
Imperialism
3장. 제국의 야망사 - 군주들은 왜 영토 확장에 혈안이 되는가
1. 야망이 만들어낸 ‘제국’이라는 괴물
세계사는 ‘정체성’을 둘러싼 분쟁의 기록 / 제국의 야망의 근원은 ‘내 앞에 무릎을 꿇어라!’ - 페르시아 ? 중국 / 끝을 몰라 자멸하는 제국 - ‘알렉산드로스 대왕’이라는 우상
2. 성공하는 제국 실패하는 제국
그리스 시대부터 계속되어온 ‘연설’의 전통 / 제국의 본질 - 이집트 왕국과 로마제국의 차이 / 종교만큼은 건드리지 않았던 율리우스 카이사르 / 다른 민족들과 사회적인 구조를 공유하는 시스템이 무너지면서 붕괴한 로마제국 / 가장 이질적인 제국, 이슬람 세계 / 힘만으로는 제국을 유지할 수 없다 - 진의 시황제
3. 세습은 제국 붕괴의 첫걸음
전국제패와 『삼국지』에 자극 받는 남심(男心)의 비밀 / 사후에도 살아남았던 황제들 / 현대세계를 주무르는 ‘보이지 않는 제국’ / 야망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서는 ‘세습금지안’이 필요하다?
Monsters
4장. 세계사에 나타난 몬스터들 - 자본주의, 사회주의, 파시즘이 일으킨 격진
1. 현대세계를 지배하는 자본주의
마르크스가 간파한 자본주의의 본질 / 자본주의라는 ‘녹슨 기관차’는 왜 멈추지 않을까? / 사회주의 몸체에 자본주의 바퀴를 달고 달리는 중국 / 자본주의의 적은 자신 안에 있다 / 신흥 자본주의 중국과 인도의 역습
2. 20세기 최대의 실험, 사회주의
마르크스주의가 지식인에게 ‘리트머스 시험지’였던 시대 / 스스로 붕괴한 제국 ‘소비에트 연방’ / 마르크스의 『자본』이라는 미궁에서 탄생한 사회주의라는 이름의 종교 / ‘평등’과 ‘독재’는 종이 한 장 차이 - 소련 ? 중국 ? 캄보디아의 비극 / 러시아혁명 직후, 소련 사회주의의 실패를 예견한 인물 / 국가의 노예로 전락한 ‘위대한’ 노동자들 / 평등으로 가는 길을 가로막는 ‘관료제’라는 장애물
3. 위기가 만들어낸 파시즘이라는 괴물
나치스의 파시즘을 받아들인 ‘보통’ 사람들 / 파시즘을 지탱하는 ‘무엇이든지 반대’ 정신 / 제1, 2차 세계대전의 본질 - ‘더 많이 가진 자’와 ‘덜 가진 자’의 싸움 / 역사상 전무후무한 선전선동가였던 히틀러 / ‘전부 없었던 것으로’ 하고 싶은 대중의 마음을 파고든 파시즘 / 현대세계는 과연 파시즘을 무너뜨렸는가
Religions
5장. 세계사의 중심에는 언제나 종교가 있었다 - 신들은 과연 세상을 구원했는가
1. 세계사를 움직이는 일신교 3형제 - 유대교 ? 기독교 ? 이슬람교
근대에 되살아나는 ‘신’들 / 남미 정복의 첨병 역할을 했던 기독교 / 거의 모든 전쟁의 역사는 일신교 3형제의 집안다툼이었다? / 다시 종교로 돌아서는 현대인 / 한자와 히에로글리프로 보는 고대인의 종교관 / 세계 신화에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위대한 힘’ / 종교의 시대보다 ‘신화의 시대’로 돌아가라 / 참을 수 없는 존재에 대한 불안이 종교를 소생시킨다
2. 암흑이 아니었다! - 재인식되는 중세
‘성(性)의 단속 센터’로서의 중세 가톨릭교회 / 성직자가 가장 선정적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 - ‘고해’라는 제도 / 육체를 지배함으로써 인간을 원하는 방향으로 통제했던 중세 기독교회 / 르네상스의 발단이 된 십자군전쟁 / 중세 유럽을 송두리째 뒤바꾸어놓은 연금술 / 연금술의 최종 도착점은 ‘금’이 아니라 ‘화학’이었다?
3. 이슬람에 대해 우리가 잘못 알고 있던 것들
‘이슬람 = 테러’라는 공포의 이미지가 만들어진 이유 / 세계 문화의 최첨단을 이룩했던 이슬람 세계 / ‘캐시어스 클레이’가 ‘무하마드 알리’로 개명한 이유 / 무슬림에게 이슬람교는 공동체 그 자체다 / 의외로 ‘느슨한’ 이슬람의 계율 / 전 세계로 확산되는 이슬람 세계 / 인류 역사상 최악의 형제싸움, 팔레스타인 분쟁
책속으로
“커피가 위(胃)로 미끄러져 들어가면 모든 것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이념들은 위대한 군대처럼 전쟁터에서 앞으로 나아가고 싸움이 벌어진다. 추억들은 행진의 깃발을 들어 올리고, 태풍과 같은 발걸음으로 들어선다. 경기병은 말을 속보로 몰아 전진하고, 보급부대와 탄통을 거느린 논리의 대포가 쉭쉭 소리를 내며 다가온다. 풍부한 감성으로 무장한 발상들이 저격병이 되어 전투에 끼어든다. 인물들은 옷을 차려입고, 종이는 잉크로 뒤덮이고, 전투는 점점 강해졌다가 진짜 전쟁터의 싸움이 화약연기에 뒤덮이듯 시커먼 흐름 속에서 끝난다.”
이처럼 발자크는 커피가 없으면 일을 하지 못했습니다. 한데 그 커피도 자신의 취향에 맞는 독특한 커피, “그 누구도 그렇게 검고, 그렇게 강하고, 그렇게 사람을 흥분시키는 자극성의 독물을 조합해주지는 못했다”라고 할 정도로 대단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그런 커피를 다량으로 마시면서 오랫동안 일한 결과 말년에는 극심한 위통으로 고생했다고 합니다. 발자크의 예를 보아도 알 수 있듯이 커피의 자극은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게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도를 넘을 때까지 계속한다”는 것이 서양문화, 특히 근대화의 과정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그칠 줄 모르는’ 지속성의 근간이 됩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 역시 이미 한계를 넘어선 부분이 많습니다. 밥 먹듯 계속되는 잔업과 철야는 물론이고 과로사하기 직전까지 일하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그러한 서양의 근대화로부터 시작된 과도한 업무형태를 부추기고 지탱해준 것이 바로 ‘커피’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 본문 「발자크의 걸작을 가능케 한 ‘검은 액체’」중에서(20~22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