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좋은글

스티브 잡스 스탠포드 대학 졸업식 연설문(2005년)

하마사 2011. 10. 7. 10:10

스티브 잡스 스탠포드 대학 졸업식 축사

 

저는 지금 세계 최고의 명문대학교인 이곳에서 여러분들의 졸업식에 참석하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사실, 저는 대학을 졸업하지 못했습니다. 태어나서 대학교 졸업식을 이렇게 가까이에서 보는 것도 처음입니다. 오늘, 저는 제가 살아오면서 경험했던 세 가지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그것이 전부입니다. 별로 대단한 건 아닙니다. 딱 세 가지이고요.

 

첫 번째 이야기는 인생의 전환점에 관한 것입니다.

전 리드 칼리지에 입학한 지 6개월 만에 자퇴했습니다. 그래도 일 년 반 정도는 도강을 하다가 진짜로 그만뒀습니다. 그런데, 왜 제가 자퇴했을까요?

 

그 대답을 위해서는 제가 태어나기 전까지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게 됩니다. 제 생모는 대학원생인 젊은 미혼모였습니다. 그래서 그녀는 저를 입양 보내기로 결심했던 겁니다. 그녀는 제 미래를 위해 양부모가 대학 정도는 졸업한 집안에 제가 입양되기를 바랬습니다. 그래서 저는 태어나자마자 변호사 가정에 입양되기로 정해졌던 것입니다. 그들은 여자 아이를 원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대기자 명단에 있던 양부모님들은 한밤중에 걸려온 전화를 통해 "어떡하죠? 예정에 없던 사내아이가 태어났는데, 그래도 입양하실 건가요?" 라는 질문을 받게 됩니다. 양부모님들은 "물론이죠." 라고 말했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양어머니는 대졸자가 아니었고, 게다가 양아버지는 고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한 사람이어서 생모는 입양동의서 쓰기를 거부했습니다. 생모는 몇 달 뒤에 양부모님들이 저를 꼭 대학까지 보내주겠다고 약속한 후에야 마음을 누그러뜨렸습니다. 이것이 내 인생의 출발점이었습니다.

 

그리고 17년 후에 저는 대학에 입학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순진하게도 한 대학을 선택했는데, 그곳은 이곳 스탠포드만큼이나 학비가 비싼 곳이었습니다. 그래서 평범한 노동자였던 양부모님이 애써 모아뒀던 돈이 모두 제 학비로 들어갔습니다. 결국 반 년이 지났을 때 저는 대학교육에서 그만한 가치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내가 인생에서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그리고 대학교육이 내가 그것을 알아내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될지 알 수 없었습니다. 게다가 양부모님이 평생토록 모은 재산이 전부 제 학비로 들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자퇴를 결심했고, 모든 것이 다 잘 될 거라 믿었습니다. 당시에는 좀 두려웠지만, 돌이켜보니 그 일이 제 인생 최고의 결정 중 하나였습니다. 자퇴한 순간부터는 흥미 없던 필수 과목들을 듣는 것은 그만두고 훨씬 더 관심 있는 과목들만 듣기 시작했습니다.

 

그렇다고 무척 낭만적이지도 않았습니다. 더 이상 기숙사에서 지낼 수 없었기에 친구 집 마룻바닥에 자기도 했고, 하나당 5센트씩 하는 코카콜라 빈병을 팔아서 먹을 것을 사기도 했습니다. 또 매주 일요일, 단 한번이라도 제대로 된 식사를 하기 위해 7마일이나 걸어서 하레 크리슈나 사원의 예배에 참석하곤 했습니다. 그것도 괜찮았습니다. 당시에 순전히 호기심과 직감에 따라 저지른 일들이 훗날에 정말 값진 경험이 되었습니다. 예를 하나 들겠습니다.

 

그 당시 리드 칼리지는 아마도 미국 최고의 서체 교육을 제공했던 것 같습니다. 교내 곳곳에 붙어있는 포스터, 서랍마다 붙어 있는 라벨들은 모두가 아름다운 글씨로 되어 있었습니다. 어차피 자퇴한 터라서 정규 과목은 들을 필요가 없어서 저는 서체 창작을 배우기 위해 서체 수업을 듣기로 했습니다. 그 때 저는 세리프 체와 산 세리프 체에 대해 배웠고, 서로 다른 글씨의 조합에서 그 여백의 다양함에 대해 배웠고, 타이포그래피를 위대하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배웠습니다. 그것은 과학적으로 설명하기 힘든 아름답고, 유서 깊고, 예술적으로 미묘한 것이었고, 저는 거기에 매료되었습니다.

 

이런 것들 중 어느 것 하나라도 제 인생에 실질적으로 적용될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10년 후에 우리가 첫 번째 매킨토시 컴퓨터를 구상할 때, 그 모든 것들이 내게로 되살아났습니다. 우리가 설계한 매킨토시에 그 모든 것을 적용했으니까요. 그 컴퓨터는 아름다운 서체를 가진 최초의 컴퓨터였습니다. 만약 제가 그 서체 수업을 듣지 않았다면 매킨토시의 복수 서체 기능이나 자간 맞춤 기능은 없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윈도우도 맥을 흉내 낸 것이니 결국 개인용 컴퓨터에는 그런 기능이 탑재될 수 없었을 것입니다. 만약 제가 학교를 자퇴하지 않았다면 서체 수업을 듣지 못했을 것이고, 개인용 컴퓨터가 오늘날처럼 뛰어난 글씨체들을 가질 수도 없었을 겁니다. 물론 대학 시절에 저는 그 순간들을 미래와 연결 지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후에 모든 것이 분명하게 보였습니다.

 

다시 말해, 여러분은 현재의 순간들을 미래와 연결 지을 수 없습니다. 다만 과거와 연결 지을 수 있을 뿐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들은 현재의 순간들이 미래에 어떤 식으로든 연결된다는 것을 믿어야 합니다. 여러분들은 자신의 배짱, 운명, 인생, 카르마() 등 무엇이든 간에 믿음을 가져야 합니다. 왜냐하면 그 순간들이 미래와 연결된다는 믿음이 여러분 자신의 마음을 따르도록 하는 데 확신을 주기 때문입니다. 낡은 방식을 버리게 만들 때도 말입니다. 그리고 그 점이 모든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두 번째 이야기는 사랑과 상실에 관한 것입니다.

운 좋게도 저는 제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일찍 발견했습니다. 20살 때 저는 부모님의 차고에서 워즈(스티브 워즈니악)와 함께 애플을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열심히 일했고, 그 덕분에 차고에서 단 두 명으로 시작되었던 애플은 10년 후에 4천명의 종업원을 거느린 2백억 달러짜리 기업이 되었습니다. 제 나이 29살 때 우리의 최고 작품인 매킨토시를 출시했습니다. 이듬해 저는 해고당했습니다. 제가 세운 회사에서 제가 해고당했던 것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당시, 애플은 점점 성장해 나갔고, 우리는 저와 함께 회사를 경영할 유능한 경영자를 채용했습니다. 그리고, 처음 1년 정도는 그런대로 일이 잘 돌아갔습니다. 그런데 그 후부터 우리의 비전은 서로 어긋나기 시작했고, 결국 우리는 사이도 틀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러한 때, 우리 회사의 경영진들은 그의 편을 들었고, 저는 30살에 회사에서 쫓겨나야만 했습니다. 그것도 아주 공공연하게 말입니다. 저는 인생의 방향을 잃어버렸고, 말할 수 없이 참담한 심정이었습니다.

 

전 정말이지 몇 개월 동안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었답니다. 저는 선배 벤처 기업인들에게 송구스런 마음이 들었습니다. 마치 계주에서 바톤을 놓쳐버린 것처럼 말입니다. 데이비드 패커드(HP의 공동 창업자)와 밥 노이스(인텔 공동 창업자)를 만나 제가 이렇게 실패하게 된 것에 대해 사과하려고 했습니다. 저는 완전히 공공의 실패작이 되고 말았고, 그래서 실리콘 밸리에서 도망칠 생각까지도 했습니다. 그러나 제 마음 속에서 뭔가가 천천히 움트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여전히 제가 했던 일을 사랑했습니다. 애플에서 겪었던 일들조차도 그런 제 마음을 꺾지는 못했습니다. 저는 해고당했지만, 일에 대한 사랑은 여전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다시 시작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당시에는 몰랐지만, 애플에서 해고당한 것은 제 인생 최고의 사건이었습니다. 그 일로 인해 저는 성공에 따른 중압감으로부터 벗어나서 다시 모든 것이 불확실한 초심자의 마음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러자 자유로이 제 인생 최고의 창의력을 발휘하는 시기들 중 하나로 진입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5년 동안 저는 '넥스트' '픽사'를 창립했고, 그리고 지금 제 아내가 되어 준 여성과 사랑에 빠졌습니다. 픽사는 세계 최초의 3D 애니메이션 토이 스토리를 시작으로, 지금은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애니메이션 제작사가 되었습니다. 세기적인 사건으로 평가되는 애플의 넥스트 인수로 저는 애플에 복귀했으며, 우리가 넥스트 시절에 개발했던 기술들은 현재 애플 부흥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로렌과 저는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습니다.

 

제가 애플에서 해고당하지 않았다면, 이런 일은 그 어느 것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것은 실로 쓰디쓴 약이었지만, 그게 필요했던 환자가 있었던 것입니다. 때로 인생이 당신의 뒤통수를 벽돌로 갈기더라도, 결코 믿음을 잃지 마십시오. 저를 나아가게 하는 유일한 힘이 제가 했던 일을 사랑했던 것임을 확신합니다. 당신이 사랑하는 일을 당신이 찾아야 합니다. 사랑이 먼저 다가오지 않듯이, 일 또한 그런 것입니다. 일은 인생의 대부분을 차지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진정한 기쁨을 누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당신이 가치 있다고 믿는 일을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가치 있는 일을 하는 유일한 방법은 자신이 하는 일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아직 그 일을 찾지 못했더라도 계속 찾아봐야 합니다. 주저앉지 마십시오. 성심을 다하면 반드시 찾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일단 찾게 되면 다른 좋은 관계들이 그렇듯 당신과 그 일과의 관계는 시간이 갈수록 더욱 더 깊어질 것입니다. 그러니 그 일을 찾아낼 때까지 포기하지 마십시오. 주저앉지 마십시오.

 

세 번째 이야기는 죽음에 관한 것입니다.

17살 때, 이런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하루하루를 인생의 마지막 날인 것처럼 산다면, 언젠가는 틀림없이 성공할 것이다. 그 글에 감명 받은 저는 그 후 33년 동안 매일 아침 거울을 보면서 나 자신에게 묻곤 했습니다. ‘오늘이 내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면, 오늘 내가 하려고 하는 일을 할 것인가?’ 라고 말입니다. 아니라는 대답이 여러 날 계속해서 나오게 되면 다른 일을 할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곧 죽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명심하는 것이 인생의 중요한 순간마다 저에게는 커다란 도움이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거의 모든 것이, 즉 외부의 기대나 우월감, 낭패나 실패에 대한 두려움 등 거의 모든 것이 죽음을 직면해서는 모두 떨어져나가고, 오직 진실로 중요한 것만이 남기 때문입니다.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야말로 무엇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서 벗어나는 최고의 방법입니다. 여러분은 이미 벌거숭이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자신의 본심대로 따르지 않을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1년쯤 전에 저는 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아침 7시 반에 검사를 받았는데, 췌장에 악성 종양이 있는 것이 분명했습니다. 그전까지는 췌장이란 게 뭔지도 몰랐습니다. 의사들은 고칠 수 없는 종류의 암이 분명한 것 같다고 제게 말했습니다. 그리고 3개월에서 6개월 이상은 살 수 없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주치의는 제게 집으로 돌아가 신변 정리를 하라고 했습니다. 죽음을 준비하라는 뜻이었습니다. 그것은 아이들에게 앞으로 10년 동안 들려주게 될 분량의 말을 단 몇 달 안에 모두 들려줘야 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또한, 그것은 모든 것을 확실히 정리해서 나중에 가족들의 힘을 덜 들 수 있도록 하라는 뜻입니다. 또한, 작별 인사를 하라는 말이었습니다.

 

저는 하루 종일 진단을 받았습니다. 그 날 저녁 이후에 저는 조직 검사를 받았습니다. 내시경을 목구멍으로 집어넣어 위장을 지나 장까지 내려가 체장 바늘을 넣어 종양에서 암세포를 채취했습니다. 저는 마취 상태였지만 그곳에 있던 아내가 후에 말해 주었습니다. 현미경으로 세포를 분석한 결과 치료가 가능한 아주 희귀한 췌장암이었답니다. 그래서 의사들까지도 기뻐서 눈물을 글썽일 정도였다고 합니다. 저는 수술을 받았고, 그리고 지금은 다행히도 괜찮습니다.

 

그때가 제가 죽음에 가장 가까이 직면했을 때였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수 십 년간은 그와 같은 경험은 하고 싶지 않습니다. 이런 경험을 해보았기에 저는 죽음이 때로는 유용하다는 것을 머리로만 알고 있을 때보다 더 확실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

 

죽음을 원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천국에 가고  싶다는 사람들조차도 그곳에 가기위해 죽고 싶어 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죽음은 우리 모두의 숙명입니다. 누구도 피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래야만 합니다. 왜냐하면 삶이 만든 둘도 없는 발명이 죽음이니까요. 죽음은 삶을 변화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죽음은 낡은 것을 치우고 새로운 것에게 길을 열어 줍니다. 지금의 여러분들은 새로운 세대입니다. 그러나 언젠가 머지않아 여러분들도 점차 낡은 세대가 되어가며 결국에는 새로운 세대에게 그 자리를 물려줘야할 것입니다. 너무 극적으로 들렸다면 죄송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사실입니다.

 

여러분의 삶의 시간은 제한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다른 사람의 삶을 사느라고 인생을 낭비하지 마십시오. 도그마의 덫에 걸리지 마십시오. 다른 사람들의 생각에 얽매여 살아가지 마십시오. 타인의 목소리들이 여러분 내면의 진정한 목소리를 방해하지 못하도록 하십시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당신 자신의 마음과 직관을 따르는 용기를 가지는 것입니다. 이미 당신의 마음과 직관은 당신이 진정으로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있습니다. 나머지 다른 것들은 모두 부차적인 것입니다.

 

제가 어릴 때, 제 나이 또래라면 다 알만한 '지구백과'라는 굉장한 책이 있었습니다. 이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멘로 파크에 사는 스튜어트 브랜드라는 분이 쓴 책인데, 자신의 시적 감성으로 그 책에 생기를 불어넣었습니다. PC나 전자출판이 존재하기 전인 1960년대 후반이었기 때문에, 그 책은 타자기, 가위, 폴라로이드 사진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그 책은 구글이 탄생하기 35년 전에 만들어진 책으로 된 구글과 같은 것이었습니다. 그 책은 위대한 생각과 아주 간단한 도구만으로 만들어진 역작이었습니다.

 

스튜어트와 그의 동료들은 그 후 몇 번의 개정판을 내놓았고, 이윽고 그 책의 수명이 다할 때쯤엔 최종판을 내놓았습니다. 그 때가 70년대 중반, 제가 여러분 나이 때였죠. 그 최종판의 뒷 표지에는 아마 모험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히치하이킹을 하고 싶은 생각이 들 만한 이른 아침의 시골길 사진이 실려 있었습니다. 그 사진 아래에는 이런 글이 있었습니다. 배고픔과 함께, 미련함과 함께. 그것이 그들의 고별 메시지였습니다. 배고픔과 함께, 미련함과 함께. 저는 이제 새로운 시작을 앞둔 여러분들이 여러분의 분야에서 이런 방법으로 나아가길 원합니다.

 

배고픔과 함께. 미련함과 함께.

 

 

 

 

'자기계발 > 좋은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이 즐겁다  (0) 2012.01.27
시 '한해를 보내며'  (0) 2012.01.26
신도 용서 못 하는 사람  (0) 2011.10.02
잊어야 산다  (0) 2011.10.02
가는 날... 오는 날...  (0) 2011.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