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만큼 외로울 땐 전화하세요" 10분에 1000엔 말벗 서비스 인기
미혼남녀 등 젊은층 단골
'당신의 이야기를 들어 드립니다.'
최근 일본에서 '고독감'을 느끼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전화로 이야기를 들어주는 신종 사업이 속속 생기고 있다. 일본 인터넷 포털에서 '하나시아이테(話し相手·이야기 상대)'를 치면 '말벗'이 되어준다는 업체가 10여개 검색된다. 사이트에는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의 얼굴 사진과 전화번호 등이 올라 있다. 업체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대개 10분 전화통화에 1000엔을 받는다.
업계 선두주자인 '기키조즈 클럽'은 3000여명 회원이 이용하고 있다. 치유를 해 준다는 뜻에서 '테라피스트'라고 불리는 직원 25명이 교대로 24시간 전화를 받는다. 회사 대표인 기쿠모토 유조(菊本裕三·51)씨는 원래 미용사였다가 2006년 회사를 설립했다. 미용실에서 일하면서 고객의 이야기를 잘 듣는 자신에게 고정 고객이 많이 생기는 것을 보고 창업을 결심했다. 창업 첫해에는 이용 전화가 거의 없었지만 3년 전부터 숫자가 크게 늘었다고 한다. 1년여 전부터는 아사히(朝日)·요미우리(讀賣)·마이니치(每日)신문 등 주요 언론에서 인터뷰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이야기 상대가 적은 노인들이 주요 고객일 것 같지만 실제로는 미혼 남녀와 주부, 직장인 등 젊은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기쿠모토씨는 "고객 대부분은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해졌다. 고맙다'고 한다"고 일본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때로는 "지금 빌딩 옥상 위에 있다"면서 자살을 암시하는 사람도 있지만 끝까지 상대의 말을 들어주면 나중에는 목소리가 밝아진다고 한다. 기쿠모토씨는 대화 서비스를 이용한 사람 10명 중 8명이 다시 전화를 걸어오며, 고객 중에는 9시간 연속 이야기를 계속한 여성도 있었다고 했다.
-조선일보, 201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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