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들 엘리트로 키운 강영우 전 美 차관보, 자녀 교육 책 내
한국, 상대평가 위한 사교육? 경쟁만 해선 꿈 이룰 수 없어… 지구력 같은 心力 심어줘야
"꿈을 이루려면 끊임없이 노력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가장 중요합니다. 자신감과 분명한 목적, 끈기 있게 도전하는 지구력을 교육시켜야 글로벌 리더로 키울 수 있어요."강영우(67) 전 미국 백악관 국가장애위원회 정책차관보가 우리 말로 '원동력-자녀 교육과 글로벌 리더십'이라는 책을 냈다. 워싱턴에 사는 그가 이에 맞춰 한국에 왔다.
- ▲ 강영우 전 美 차관보. /이태경 기자 ecaro@chosun.com
중학 시절 사고로 실명한 그는 연세대를 졸업하고 미국 피츠버그대에서 교육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1~2009년 부시(George W Bush) 대통령 시절 백악관 국가장애위원회 정책차관보를 지냈고, 현재는 UN 세계장애위원회 부의장 겸 루스벨트재단 고문이다. 큰아들 진석씨는 하버드대를 나온 안과 의사로, 워싱턴 지역 안과협회장을 맡고 있다. 둘째 아들 진영씨는 듀크대 법학전문대학원을 나와 오바마 대통령 특보로 일한다.
강 전 차관보는 "한국의 교육열이 오바마 대통령이 부러워할 정도로 높지만 잘못된 방향으로 나가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에 책을 썼다"고 밝혔다. 남보다 높은 점수를 받아야 성공하는 상대평가만 확산돼 사교육에 시달리고. 이 경쟁에서 처진 사람들을 위한 대책은 없다는 것이다. 그는 "점수가 일정 수준 이상이면 나머지는 꿈·창의력·소통능력 중심의 절대평가로 보완해야 모두를 인재로 길러낼 수 있다"고 했다.
"큰아들이 대학수학능력시험(SAT)에서 800점 만점에 710점밖에 못 맞았어요. 고2 때는 수학에서 C도 있었고요. 그런데 하버드대에서 전화가 왔어요. 아들을 꼭 보내달라고요. '안과의사가 돼 아버지 눈을 뜨게 해주고 더 좋은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꿈이 확고하니 차세대 지도자감으로 충분하다는 거였어요."
진석씨는 초등학교 때 공부에 흥미를 잃고 성적이 떨어지자 "아빠, 나 머리 별로 좋지 않아요. 내버려두세요. 동생이 공부 잘하니 걔한테 기대하세요"라고 했다. 그는 "그때 자신감을 심어주니 금세 성적이 올랐다"며 "지력(知力)보다 감성과 의지, 즉 심력(心力)이 중요하다"고 했다.
"한국 교육은 지력 중심일 뿐, 심력에는 관심이 없어요. 꿈의 크기와 인물의 크기는 비례한다는 게 교육의 원리 가운데 하나인데도요. 큰 꿈은 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거고, 그다음은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무엇을 하느냐, 즉 과정이 중요한 거죠. 그런데 한국 교육은 '서울대' 같은 과정을 꿈의 전부로 여기게 만들어요. 그러니까 못 들어가면 실망하고, 들어가도 갈 곳을 몰라 방황하는 겁니다. 하버드대에서도 한국 학생이 낙제를 많이 하는 이유를 알아봤더니 '장기적 목표가 없기 때문'으로 분석됐어요."
-조선일보, 2011/4/20